제가 나이가 많아 그런지 중요한 것을
빼놓고
섰는데 그것을 다시 올립니다.
우리가 영동군의 금강옆에서멈추었는데 거기에 피난민들이 가득히 모였습니다.
군인들이 영동의 다리를 끊어 놨다고 피난민들이 불평을 합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군인들은 민간인의 존재따위는 잊어버립니다.
그래서 금강의 폭이 좁은 곳에 피난민들이 많이 모여 강을 건너갈 준비를 하지만
물쌀이 세어 강이 깊어서 쩔쩔매자
동네사람들이 집에서 굵은 밧줄을 새끼꼽니다.
그것을 가지고 와서 그 밧줄을 가지고 강을 건너가 그쪽에 잡아 맵니다.
그러자 피난민들이 한 사람씩
줄을 잡고 강을 건너갑니다.
우리 어머니는 겁이나서 맨 뒤에 섭니다.
이제 사람들이 거이 다 지나가고 우리만 남았는데 어머니는 나를 허리에 꽁꽁 묶으며
"세근아 , 우리 죽어도 같이 죽자"
라고 하십니다.
나는 병이 깊어 청주에서부터 영동까지 계속 엽혀옵니다.
이제 사람들은 다 건너가고 우리만 남았습니다.
우리 형들은 먼저 가고 맨 나중에 어머니는 나를 허리에 꽁꽁 묶습니다.
어머니가 강물로 들어가자 금방 강물은 어머니의 허리를 지나 가슴과 목으로 올라오고
목 위의 입술에서 찰랑 거립니다.
나는 속으로
`저러다 입술이 물에 잠기면 어쩌나 !`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행히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가 점점 강 가운데로 가는데 물쌀이 세서 밧줄이 활처럼 휘입니다.
어머니가 밧줄을 놓칠까봐 아주 조심스러워 하는데
발밑이 미끄러운지 갑자기 삐꺼덕 거리며 넘어지지 않으려고 사력을 다합니다.
어머니가 간신히 중심을 잡고 한동안 가만이 서서 숨을 고릅니다.
그리고 천천히 갑니다.
가운데를 지나자 물이 어머니의 목에서 가슴으로 내려오고
가슴에서 허리로 허리에서 무릅까지 내려가 그제서야 안심하고 걷다가
거의 밖으로 까지 나오다가 그만 물에서 무릎을 끓고 숨을 고릅니다.
나는 어머니 등에서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나 때문에 고생하시능 것을 보며 내 자신이 미워집니다.
어마니가 뭍으로 나와서 풀밭에 나를 내려 놓고 길게 눕습니다.
얼마나 힘드셨을까? 하마터면 돌아가실 뻔 했잖은가?
나는 어머에게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