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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기침에 전 세계가 독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 최악의 에너지 위기로 세계 경제가 매우 중대한 위협에 놓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상승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지불해야 할 아주 작은 대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대가는 절대 작지 않으며 매우 심각한 수준의 고통임이 점점 밝혀지고 있다.
유가 급등은 특히 아시아 여러 나라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원유 약 80%가 아시아 지역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스리랑카의 공공기관은 주 4일제를 실시하고, 파키스탄은 전국 일시 휴교령을 내렸다. 베트남에서는 항공유값을 감당하지 못해 비행편이 줄줄이 취소되었고 필리핀은 코로나19 이후 약 6년 만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4%에 달하고, 원유 수급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의 충격은 특히 크다.
미 전략 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 전쟁의 비 전투국 가운데 한국이 최대 피해국이라고 지목했다. 중동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기름값, 환율, 물가가 한꺼번에 치솟는 경제 위기 이른바 `퍼펙트 스톰`이 눈앞에 다가왔다. 정부는 고유가 피해 지원 민생위기 대응 방안으로 민생 추경 26조 원을 발의했고, 국회가 이를 통과시켰다. 산업 경쟁력 타격을 막고, 물류비 급등에 대비하고, 원자재 가격 인상에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위기는 이제 겨우 시작 단계이다. 에너지 위기는 오래전부터 예고됐고, 이번 전쟁의 여파로 그 위기가 구체적으로 나타났을 뿐이다. 이런 해외 의존형 에너지 체질을 자립형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은 에너지 전환론의 핵심 요지이다. 재생 에너지 등 친환경 구조로 바뀌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고,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그러나 그 일이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필요한 것은 정교한 에너지 전략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다. 소비ㆍ생산ㆍ설비 등에서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덜 쓸까, 어떻게 하면 탄소 에너지에 덜 의존할까, 그런 쪽으로 토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더 심각한 것은 30년 전과 비교해도 전혀 달라지지 않은 `에너지 체질`이다. 호르무즈가 보여주는 교훈의 핵심은 에너지 자립이고, 한국의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와 석유의 의존도를 낮추어야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이 그동안 반복되어 온 지정학적 위험의 연장이라는 점에서 에너지 전환과 원료 조달 다변화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은 에너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냉담한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계기 교육 자료이다. 교육 내용은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재구성해야 하지만 교육 목표는 분명하다. `어떻게 해야 에너지 자립의 길을 걸을 수 있는가` 이다.
서구 문명이 이룩해 온 석유를 기반으로 하는 공업 중심의 물질적 번영은 혜택 범위가 극히 제한적이다. 또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자연 자원을 끊임없이 착취, 억압해야했다. 우리가 꿈꾸고 이상향으로 삼는 선진사회의 풍요로움은 전 인류의 고통과 지구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더불어 이번 전쟁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무기의 정밀성이 높아져 사람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인명 경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살상을 너무 쉽게 받아들이고 피해 상황을 숫자로 나열하는 오락게임쯤으로 여기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를 반성하기는커녕 이웃이야 죽든 말든 방산 산업의 주가가 오르면 환호하는 모습을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인간의 삶이 경쟁, 폭력, 전쟁 등으로 얼룩져 어디에서부터 손을 써야 치유할 수 있을지 모를 정도다. 한 가지 방법은 교육을 통해 이런 폐해의 근간을 파헤치고 자라는 세대에 이를 알리는 것이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선진사회란 어떤 곳이며, 에너지 자립이 어떤 모습일지 교육을 통해 학생들과 진솔하게 의견을 교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