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정원을 얹은 DIY 하우스
명달리 태리하우스
다른 이들에게 전원의 꿈을 안겨주던 부부.
가족의 꿈을 심어 손수 가꾼 집을 이제 스스로에게 선물한다.
태리하우스와 ODM 빌리지의 모습.
자연이 수려하고 물과 공기가 맑기로는 양평에서도 손꼽힌다는 명달리 계곡. 계곡을 따라 길게 자리한 15세대 규모의 작은 이동식 주택 마을 ‘ODM 빌리지’에 이시영·한아름 씨 부부와 하나뿐인 아이 태리의 집이 자리한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대지면적 ≫ 865.00㎡(261.66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거주인원 ≫ 3명(부부, 자녀1)
건축면적 ≫ 131.34㎡(39.73평)
연면적 ≫ 196.11㎡(59.32평)
건폐율 ≫ 15.18%
용적률 ≫ 20.55%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7.94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벽 : 경량목구조 2×6 구조목, 지붕 : 2×10 구조목
단열재 ≫ 그라스울 24K
외부마감재 ≫ 외벽 - 치장벽돌쌓기 / 지붕 – 천연슬레이트
창호재 ≫ 이플러스 알루미늄 시스템창호(에너지등급 2등급)
철물하드웨어 ≫ 심슨 스트롱타이
에너지원 ≫ LPG
조경 ≫ 한아름
구조설계 ≫ 도야구조기술사사무소
시공 ≫ 메릴리컴퍼니
설계·감리 ≫ ㈜씨엘건축사사무소 김길영
부지 가장 안쪽에 자리한 끝마당 테라스에는 넓은 데크와 파고라를 설치해 외부활동에 편의를 더했다.
매스가 꺾이며 생긴 사선이 창문의 배치와 함께 측면에 독특한 표정을 만든다.
부부는 오랫동안 양평을 기반으로 ‘메릴리컴퍼니’라는 이름으로 다른 이들을 위해 마을을 만들고 짓는 일을 해왔다. 거친 땅을 정리하고, 마을에 이야기를 심고, 안식과 힐링을 위한 정원을 가꿨다. ODM 빌리지와 집이 자리한 대지는 부부가 처음 일을 시작할 때부터 언젠가의 집터로 생각하며 애정을 갖던 땅이었고, 마을도 무척 심혈을 기울였다. 마을 프로젝트가 본격화되고 코로나19가 점차 확산하던 때. 부부는 마을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을 겸해 가족의 집을 짓고자 결심했다.
씨엘건축사사무소 김길영 소장은 건축주로부터 이 땅의 의미와 상황, 원하는 것을 전달받았고 건축가로서의 제안들을 도면에 담아냈다. 아이가 안전하게 즐길 집 안팎의 공간과 북미처럼 큰 스케일을 가진 공간 속 식당과 거실, 그에 연결된 넓은 테라스가 도출됐다. 이와 함께 요청한 차고는 차고-다용도실-주방으로 이어지는 편리한 동선으로 그려졌다. 적잖은 시간 후 완성된 도면에는 아이의 이름을 딴 ‘태리하우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얼마 뒤 부부의 손으로 집이 완성되었고, 가족의 새 보금자리가 되었다.
레벨이 달라지면서 형성된 거실과 식당의 두 단은 그 자체로 아늑함을 더하면서 그 외 공간과의 적당한 구분감을 만든다.
현관에서는 실내가 곧바로 보이지 않는다.
ODM 빌리지의 시작이면서 끝, 가장 바깥 부지에 자리한 주택은 마을에 함께 자리하는 만큼 다른 집들과의 조화와 배려가 필요했다. 다른 집들의 시선과 경치를 막아서지 않도록 매스는 빗겨 앉혔고, 이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장재도 마을과 주변 풍경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땅과 이웃에 가까운 재료와 색을 사용했다. 옆으로 계곡이 흐르는 부지는 입구에서 멀어질수록 레벨이 낮아지고 시야가 트인다. 건축주와 건축가는 처음에는 성토도 생각했으나, 오히려 이를 활용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마당을 앞마당, 큰나무마당, 끝마당 셋으로 나눠 각각 역할에 맞춰 주변 환경과 관계성을 부여하고 다양한 정원 경험을 마련했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벤자민무어 친환경 도장 / 바닥 –tekka 원목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대제타일, 윤현상재
수전 등 욕실기기 ≫ 한스그로헤,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 나무젠(싱크대 상하부장), 시스톤(세라믹 타일 아일랜드)
조명 ≫ 루이스폴센, MK라이팅
계단재·난간 ≫ tekka 원목마루, 금속 제작난간
현관문 ≫ 리치도어
방문 ≫ 예가 도장도어
붙박이장 ≫ 나무젠
데크재 ≫ 구조목, 규화제 도포(KD우드테크)
인테리어상 구조체 노출을 최소화해 지붕면을 살리면서도 깔끔한 조형미를 느낄 수 있다.
남북 양측 복도에 출입구를 둬 순환동선의 일부를 만드는 2층의 메인 욕실.
차고와 옆에 위치한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긴 복도가 오는 이를 맞이한다. 긴 복도는 현관에서 가장 내밀한 곳이 한눈에 닿지 않도록 꺾여 있는데, 안으로 들어설수록 공간은 점차 커지고 깊어진다. 복도의 끝에서는 거실과 식당, 그리고 주방이 거대한 한 공간 안에 통합되어 극대화된 공간감을 선사한다. 다만, 식당과 거실은 조금 레벨을 낮춰 구성했는데, 경사진 대지에 순응하면서 큰 공간 안에서의 구분감을 준다.
HOUSE POINT
사선으로 꺾인 벽체를 따라 계단이 형성되어, 계단을 오르는 과정에서도 공간을 바라보는 시선의 다채로운 변화를 즐긴다.
사선으로 꺾인 벽을 따라 형성된 계단을 오르면 가족들의 침실과 놀이방, 욕실 등 사적 공간들이 자리한 2층에 닿게 된다. 2층은 남측 복도-아이방 앞-북측 복도-드레스룸/욕실로 순환 동선을 만들었다. 동선의 효율성과 함께 아이가 공간을 자유롭게 즐기며 오가는 경험을 주고자 했다. 남측 복도에서는 천장에서부터 내려와 보이드 공간을 지나 벽까지 긴 장선이 지나며 웅장함을 연출한다. 이곳을 포함해 북측 복도의 가로로 긴 와이드 창 등 목구조에서는 쉽지 않은 요소들을 위해 공학목재 등 소재적인 측면과 함께 디테일한 구조 설계들이 고려되었다.
집이 땅 위에 앉혀지는 형태도 마을의 다른 집들과의 관계를 고려해 계획되었다.
입주한 지 이제 2년. 주말주택으로 지낸 기간까지 더하면 3년이 되어 가지만 아직도 가족에게는 궁금하고 새로운 것들이 잔뜩이다.
아름 씨는 “그간 업무나 취미 차원에서 많은 정원을 가꿔봤지만, 몇 개월, 길어야 1년 정도 보고 마는 일이 빈번해 못내 아쉬웠었다”며, “이제는 제법 자리 잡고 원숙해지는 3년 차 정원을 즐길 수 있게 돼 즐겁다”고 감상을 전했다. 쑥쑥 자라는 아이처럼, 아이의 이름을 딴 집과 정원도 매년 가족 곁에서 자라고 있다.
건축가 김길영 _ 씨엘건축사사무소
서울시립대학교 건축도시조경학부를 졸업하고 무회건축연구소와 201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쌓았다. 2013년 씨엘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해 2019년 월산리 주택으로 경기도건축상을 수상했다. 주요작업으로 춘천뚝방집, 포천어울림센터 등이 있으며 종로구 마을건축가로 활동 중이다. 건축의 공공성, 감각과 경험, 주거형식에 특히 관심을 갖고 섬세하고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02-737-8605, 031-775-8605│www.clarchitects.kr
취재_ 신기영 | 사진_ 노경
출처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