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KBL최고의 수비팀 TG vs 수비농구의 SBS
게임 자체는 점수가 안 나는 교착상태가 너무 심해 솔직히 어지간한 양팀의 열성 팬이 아니면 재미없었을 겁니다. 특히 시원한 골 터지는 재미에 농구를 보시는 많은 농구팬들에게는 더욱 그렇겠습니다.
TG와 SBS의 오늘 경기 화두는 수비였습니다. TG는 기록이 보여주듯 KBL최소 실점팀으로 막강 수비력을 자랑하고 있고, SBS 역시 팀색깔을 수비농구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수비를 표방해도 방식이 좀 틀린데 TG는 팀 장점인 장신선수를 이용한 3-2지역방어(앞선에 3명이 서고 뒷선에 장신자 두 명이 서는)가 일품이고 SBS는 찰거머리 같이 붙어 상대공격수가 볼을 못 잡게 하고 공격수가 로우포스트 들어가려고 하면 협력수비로 애초에 공격 시도 자체를 못하게 만드는 압박수비를 주로 합니다.
KBL에서 가장 지역방어를 잘 사용하는 팀은 TG와 오리온스 인 것 같은데 TG는 3-2지역방어를 쓰고 오리온스는 취약한 골밑을 강화하기 위한 변형 2-3지역방어를 쓰고 있습니다.(수비자 3초룰이 있으므로 KBL에서 2-3은 원칙적으로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인사이드는 압도적인 장신 둘이 막아주고 쉽사리 외곽슛이 터지지 않게 3명이 앞선을 막아주는 TG의 수비는 상대하는 팀이 어떻게 공격을 풀어나가야 할 지 피곤하게 합니다. 요새는 홀마저 잘 해주고 있으므로 수비의 짜임새가 더욱 단단해졌다는 느낌입니다.
SBS의 수비형식은 사실 용병에 의존도가 높은 KBL에서는 제대로 효과가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수비란 팀원들간의 협조와 상호간의 믿음 가운데 점점 업그레이드되는 건데 매년 용병을 바꾸고 또 그 용병에게 팀득점의 절반 이상을 기대는 KBL시스템에서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구나 SBS는 첫 패스를 해주고 앞선 수비를 해줄 포인트가드도 없죠. 하지만 SBS팀원 모두가 성실한 편이고 들어온 용병조차 팀플레이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성격들이라 생각보다는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방패와 방패의 만남으로 1쿼터와 2쿼터 모두 2분이 넘어갈 때까지 점수가 나오지 않는 극심한 교착상태에 들어갔다. 결국 TG에서는 2쿼터에 허재를 출격시켜서 안정적인 포스트와 홀을 중심으로 공격의 실마리를 마련해 풀어나갔습니다.
이날 2쿼터 중반과 마무리 타임 두 번의 허재 투입이 있었는데 두 번 모두 성공적이었습니다. TG의 경우 1가드 시스템이다 보니 하프코트 넘어와서 첫패스가 원활하지 못하면 공격이 풀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허재의 경우 상대팀 1번이 수비하기엔 언제나 신장차가 너무 납니다. 결국 이날도 안철호 선수가 막다가 안되니까 신동한이 막았는데 상대팀 2번이 허재를 막아버리면 다른 포지션에서 구멍이 생기게 됩니다. 이 문제는 사실 좋은 1.5군 가드가 있는 LG나 KCC 또는 동양 같은 2가드 체제를 돌릴 수 있는 팀이 아닌 한 어느 팀이나 비슷하게 풀어야할 과제이긴 합니다. 뭐 그래도 허코치가 뛰는 시간이 대부분 1쿼터 정도에 불과하지만요.
TG는 일단 첫패스만 가고 나면 그 다음엔 다른 선수들도 다들 패싱능력을 가지고 있으니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습니다.
SBS선수들 한번 균형이 무너지고 나니 압박수비로 인한 피로도가 가중되어서 거의 자멸했다는 느낌입니다. 공격을 풀어 나가 줄 김희선과 양희승이 수비에 너무 집중해서 자기 공격타이밍을 못 잡았던 점과 마지막에 신동한을 제대로 살려주지 못했던 점이 아쉬운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상 SBS에서 가장 수비센스를 갖추고 있는 선수가 김희선과 양희승이니 할 수 없는지도 모르지만...
실은 SBS의 패착은 홀을 막기 윤호진을 기용하는 등 처음부터 선수기용에서 너무 수세적으로 나갔던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말이 있죠.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라고...
그나저나 신동한 참 슛 깨끗하더군요. 대부분 림도 안 건드리는 크린샷. 사실 SBS도 선수들 전반적으로 슛팅능력은 어느 만큼 갖추고 있습니다.
용병제에 대해 어느 정도 비중을 줄였으면 싶은 심정은 여러 차례 토로했었지만 윤영필이나 LG의 송영진 선수를 보면 좀더 간절하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윤영필 선수 수비자 앞에 두고 피봇해서 턴어라운드 슛 놀랄 만큼 부드럽고 예쁩니다. 국내에 들어오는 용병 선수들보다 힘이 뒤질 뿐 세기에 있어서는 별로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물론 몇몇 특급용병들은 빼고요.^^)
SBS 김태완은 어째 작년보다도 더 굳어져 있다는 느낌이... ㅠ_ㅜ
2. 안양 써포터즈는 어디에?
많지는 않아도 언제나 써포복 챙겨서 원정응원 다니시는 10여명 남짓의 안양 팬들이 계셨는데 이번엔 그분들이 안 보이더군요.
크리스마스를 케익 먹는 날(--;;)쯤으로 생각하는 나 같지야 않겠지만 안양팬들이 전혀 보이지 않고 전부 원주팬만 있으니 역시 아쉽더군요. 일방적으로 TG팬만 있다보니 평소라면 홈 색깔 짙은 TG팬들인데도 불구하고 SBS선수들 파인플레이에도 박수를 보내주는 너그러움을 보여줬지만 그래도 역시 선수들에게 홈팬들의 응원이나 박수만큼 기운나지 않겠죠.
더구나 시합 시작 전 SBS선수들을 보니 좀 마음 아팠습니다. 그동안 일로 주눅 든 건지 연습을 할 때도 코트를 1/3만 쓰고 있고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도 군인을 방불할 정도로 일사불란한 모습으로 일렬로 서있는데(용병까지) SBS선수들이 심적 부담이 크다는 게 새삼 느껴집니다. 애꿎은 선수들이 가운데서 희생양이 됐다는 느낌이... -_-
3. 홀ly day
홀에 대해 한마디 안 한다면 안되겠죠. 벌써 2번째 경기 역시 완벽한 팀플레이를 보여줬군요. 제가 홀에게 바란 것보다 훨씬 좋은 모습이라 예뻐 죽겠습니다. 1쿼터에 데릭스에게서 왔던 환상적인 어시스트에 보답이라도 하듯 4쿼터에 다시 돌아온 홀의 환상적인 패스. 김주성의 덩크찬스를 만들어준 패스 등등
그저 팀플레이를 잘하게 된 정도가 아니라 완벽하게 이타적인 플레이어가 되어버렸습니다. 도대체 TG에 뭐가 있는 건지??? 도대체 전/허/험 등은 무슨 마법을 부렸기에 저렇게 자신감과잉의 나홀로 플레이어를 한순간에 바꿔 버릴 수 있는 건지?
아무래도 제 생각엔 마법 같습니다. 플레이 스타일이란 아니 사람이란 그렇게 쉽게 바뀌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홀 선수 1쿼터에 윤호진의 거친 마크를 당한 다음 김희선과 양희승 같이 깐깐한 수비수와 매치업 되고는 상당히 마인드에서 흔들렸습니다. 거의 화난 정도였는데 벤치에 돌아와서 정훈이 등을 다독여주었더니 잠시후 정확히 45초만에 데릭스와 김주성의 파인플레이 보며 헤헤헤 웃더군요.-_-;; 그리고 나서 허코치랑 잠시 면담... 그동안 TG는 1쿼터 3분 정도 용병 없이 뛰고...(사기팀이라니까;)
아무튼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허코치와 사이가 무지무지 부드러워졌습니다. 이젠 팀원들에게도 고루고루 인정받는 것 같고... TG를 보면 특이한 게 용병이 용병끼리 얘기하는 것보다 다른 팀원들과 같이 있고 얘기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팀원들간 화기애애한 것이 중요한 만큼 어느 정도는 서로 경쟁하고 긴장감 있는 부분도 있어야 팀이 잘 돌아가는 법인데 TG는 화기애애한 친목만으로도 충분히 파이팅을 얻고 있습니다. 참 특이한 팀입니다. TG의 환상적인 패스웍은 저 팀웍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사실 패스를 돌리다 던지는 이지슛은 안들어가는 게 이상할 정도로 안정적입니다.
아무튼 저로서는 "홀의 날"들이 앞으로도 쭈욱 계속 됐으면 좋겠습니다.
4. 동네농구의 진수를 보여주마!
오늘 심판들 솔직히 좀 황당했습니다. 말나오겠다 싶은 파울은 어떤 것도 불지 않더군요. 그냥 심판 개성에 따라 어느 정도 원활한 경기 운영을 위해 휘슬을 자제한다는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가벼운 홀딩이나 차징 하킹 등 어지간하면 못 본 체 해버리더군요.-_-;; 심판들 위치가 조금만 안 좋으면 트레블링이나 3초룰도 아예 안 불더군요. 일단 양팀 다 공평하게 안 불긴 했습니다만 동네농구 같았습니다. 뭐 판정에 대해 말하기에 워낙 위축된 상태였고 또 TG나 SBS나 특별히 눈에 띄게 나쁜 버릇 있는 선수는 없는 팀이다 보니 다행이었지만 직무유기란 느낌이었습니다.
심판들이 많이 위축되었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나왔던 심판이 황순팔과 조영기인데 그 정도 배태랑들이 설마 그 일로 위축되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뭐 모르겠습니다.
어째든 이런 일이 있을수록 원칙을 세워 제대로 판결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군요. 자칫하면 젊은 지도자 한명과 심판 셋만 매장되었을 뿐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결과로 끝나는 게 아닌가 싶어 걱정됩니다.
5. 정훈 파이팅!!
이날 경기의 흐름을 돌려놓은 키 식스맨은 정훈이었습니다. 순간순간 스틸, 공격리바운드, 어시스트까지 팀에 톡톡히 도움되는 선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날 던진 슛은 전부 제 슛타임에 던졌던 것도 보기 좋았고요. 자칫 정체되기 쉬운 TG의 공격라인에 숨통을 터주었습니다.
사실 처음 TG에 왔을 때만 해도 트레이드 된 충격이었는지 안정감도 못 찾고 팀원들과 따로 도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자신감도 많이 찾고 움직임도 현저히 좋아졌습니다. 앞으로의 발전도 많이 기대해봅니다.
6. 뻘소리
솔직히 TG구단페이지에 몇번 건의도 했는데도 전혀 시정되지 않아 포기하고 있지만 원주홈의 마핑걸을 보면 걱정도 되고 짜증도 납니다. 농구장에 있는 모든 스탭들 중 중요하지 않은 스탭은 하나도 없겠지만 코트에 떨어진 이물질이나 땀을 닦아주는 마핑보이는 선수들 안전과 직결된 스탭입니다. 여자가 됐든 남자가 됐든 힘 좋고 센스 있게 열심히만 해주면 어째든 상관없는데 원주홈은 볼 때마다 불안불안 합니다.
특히 다른 한 명은 이제 어느 정도 일에 손이 익은 것 같은데 TG선수들이 앉은 쪽 사이드의 마핑걸은 도무지 아직까지 요령부득으로 보이는군요. 그분을 직접 보면 한마디 심한 말이라도 해주고 싶은 생각이 울컥울컥 듭니다.
“너한테는 그게 겨울 한철 알바에 불과하겠지만 재들은 비록 연봉3천짜리 벤치멤버라 해도 한국의 학원스포츠 시스템의 치열한 경쟁을 겨우겨우 통과한 애들이야. 네가 코트에 떨어진 땀 제대로 못 닦아서 발목이라도 돌아가면 어떻게 책임질 건데...”
뭐 이곳에 투덜투덜 푸념 써봤자 없는 곳에서 원님 욕하기죠. (소심한 인간 -_-)
ps. 연말연시에 술 너무 많이 드시지 말고 농구 재미있게 보십시오.(망년회에 술먹고 감기든 인간이...;;)
두둥.. 무뭉님의 글 등장했네요.. 아주 잘봤습니다.. 저도 정훈의 모습은 좋았습니다.. 골밑에서 패스봤고 페이더웨이 인상적이었죠..(바램은 훼이크로 속인다음에 오른손 레이업이었는데... ^^;;) 정말 원주는 강팀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가지 의문점은 원주 선수들이 과연 홀, 데릭스와 대화가 통할까? 하는
심판이 문제되는 것은 그런 주관이 계속 바뀐다는 거죠..(-.-;;) 이정도 체킹을 파울 안 불었으면.. 자기 주관대로 경기를 진행해 나가면 이정도의 비난은 받지 않겠지요.. 역시 경험부족, 인력부족, 관심부족인거 같습니다.. 축구처럼 NBA에서 경력있는 심판을 초빙해서(?) 실제 경기에 투입하는것도 좋을듯한데요..--;
저도 솔직히 영어가 통하는가 궁금해집니다. 특히 허코치가 용병들에게 한참 뭔가 얘기하거나 또 용병들 말 듣고 웃을때.(<-알아 듣고 웃는겁니까 하고 묻고 싶다는^^) 그래도 어째든 서로 친하게 지내는 모습은 보기 좋습니다. 홀의 경우는 정훈, 지형근등과 자주 얘기하는 모습볼 수 있습니다. 데릭스는 김주성^^
심판들 뭐 평소에도 3초나 기타 바이얼레이션을 제깍제깍 봐주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날은 좀 심한 느낌이...-.- 아무튼 아마시절부터 꾸준히 내려온 심판들에 대한 불신이 큰 문제죠. 사실상 몇몇 경기의 경우는 별달리 음모론 같은 거 생각 못하는 인간이 보기에도 참 이상했고...
첫댓글 황심판은 3sec이나 기타 바이얼레이션등을 보는 능력이 부족하고 조심판은 대놓고 편들기..시나리오세우기등에 능하시죠..-.-..베테랑이긴하지만 기량발전이 엄한곳으로 발달하신분들..-.-
두둥.. 무뭉님의 글 등장했네요.. 아주 잘봤습니다.. 저도 정훈의 모습은 좋았습니다.. 골밑에서 패스봤고 페이더웨이 인상적이었죠..(바램은 훼이크로 속인다음에 오른손 레이업이었는데... ^^;;) 정말 원주는 강팀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가지 의문점은 원주 선수들이 과연 홀, 데릭스와 대화가 통할까? 하는
니다... (-.-;;) .. 심판이 3초인데 안분다 .. 이걸로 우리들이 뭐라 할수 없을거 같습니다.. 그건 심판의 고유 권한이죠.. 어느정도 유연성있게 보는 심판이 있는가 하면 빡빡하게 보는 심판도 있죠.. 축구에서도 그렇지 않습니까..야구에서도 스트라잌 판정부분은 절대적으로 심판마음이죠.. 그것보다도 우리나라
심판이 문제되는 것은 그런 주관이 계속 바뀐다는 거죠..(-.-;;) 이정도 체킹을 파울 안 불었으면.. 자기 주관대로 경기를 진행해 나가면 이정도의 비난은 받지 않겠지요.. 역시 경험부족, 인력부족, 관심부족인거 같습니다.. 축구처럼 NBA에서 경력있는 심판을 초빙해서(?) 실제 경기에 투입하는것도 좋을듯한데요..--;
저도 솔직히 영어가 통하는가 궁금해집니다. 특히 허코치가 용병들에게 한참 뭔가 얘기하거나 또 용병들 말 듣고 웃을때.(<-알아 듣고 웃는겁니까 하고 묻고 싶다는^^) 그래도 어째든 서로 친하게 지내는 모습은 보기 좋습니다. 홀의 경우는 정훈, 지형근등과 자주 얘기하는 모습볼 수 있습니다. 데릭스는 김주성^^
심판들 뭐 평소에도 3초나 기타 바이얼레이션을 제깍제깍 봐주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날은 좀 심한 느낌이...-.- 아무튼 아마시절부터 꾸준히 내려온 심판들에 대한 불신이 큰 문제죠. 사실상 몇몇 경기의 경우는 별달리 음모론 같은 거 생각 못하는 인간이 보기에도 참 이상했고...
우리나라 심판들 저는 가장 불만인 것이 보상판정입니다.ㅡㅡ;;
저도 보상판정은 딱 질색입니다. 오심만 잔뜩 늘어난다는 느낌이... 게다가 KBL쪽은 오히려 심판들에 문제가 없다는 관점이라 개선되어질 가능성이 적어 보여 걱정입니다.
보상판정..최악이죠..-.-.자신의 판정에 자신이 없다보니 생기는것이고 그러다보니 계속 악순환이...그리고 제발 콜한다음에 감독이나 설명을 요구하면 어떤상황인지 말좀해줬으면 하는바램이 있네요..NBA에 비교하는게 안좋을수도있지만 그쪽은 선수가 격한 항의를 하는경우가 아닐때는 차근차근 설명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