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의장이 1억원 고급차 타야 하나"…의전차량 교체 논란
대구 서구청 [대구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대구=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대구 기초지방자치단체와 기초의회가 의전차량을 1억원에 달하는 고급 전기차로 바꾸려고 해 논란이다.
8일 서구청과 북구의회에 따르면 각 기관은 서구청장과 북구의회 의장이 탈 의전차량을 제네시스 G80 전기차(EV)로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예산은 각각 9천100만원, 9천500만원이다.
서구의회도 의전차량을 교체하기 위해 지난달 정례회를 열어 9천100만원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다만 서구의회 관계자는 "어떤 차를 살지 확정하지 않았다. G80 전기차는 여러 선택지 중 하나로 검토 중이다"고 해명했다.
이들은 최근 바뀐 법으로 인해 전기차만 구매할 수 있고 따라서 전기차 세단은 선택지가 G80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개정된 친환경자동차법 시행령에 따르면 공공기관 업무용 차량은 전기차 또는 수소전기차로 구매해야 한다.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현대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일각에서는 세단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채장식 북구의원은 "1억이나 되는 G80을 타야 할 이유가 뭐가 있나"라며 "(세단이 아니라면) 얼마든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차들도 많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이 1억이나 되는 차를 타는 건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구매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서구 공용차량 관리 규칙은 의전차량용 내연기관차를 배기량 3천㏄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전기차는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선례가 되면 다른 데서도 비싼 고급 차를 살 것 같다"며 "적정한 기준을 만들어서 시민 세금을 아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