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 평 가까이 되는
마치 벌판같이 넓은 마당
마사토를 깔아놓아
바닷가 모래 사장 같은데
어느곳에는 초록의 풀이 자라고 있다
그 끝 한쪽에
검은 비닐을 덮은체 나란히 나란히 줄서 있는것이
엄마가 시작하는 농사 밭이다
아침 식탁에서
너는 꽃을 심어라
나는 깨씨를 넣어야 겠다
라고 엄마가 말씀 하셨다
절대로 절대로 농사일 그만하라고
말리지 않기로 했다
엄마는
작은 비닐 하우스를 만들어
땅콩 옥수수 완두콩...몇가지 곡식 씨앗과
내가 여기저기 배달해온 꽃씨를
사이좋게 작은 폿에 알알이 씨를뿌려
보기좋게 잎이 나오고 있다
비닐깔아진 곳은 땅콩 밭이다
엄니는
참깨 들깨 땅콩은 마치 종교처럼
천하가 뒤집어 지지 않는한
사먹는것은 허락지 않는다
이유는
엄니가 직접 농사지은것만 토종이라 믿기 때문이다
땅콩은 일반 시장땅콩과 우도땅콩의 중간쯤 크기가 토종이라고 하신다
일반 땅콩보다 수확양이 적으니
전문 판매자들은 토종을 심을 이유가 없다
엄마는 입이 짧아서
여차 감기라도 들었다 싶으면
아무것도 못드시는데
오직 땅콩죽은 드신다
땅콩은 없어서는 안될 엄마의 주식과 다름이 없다
땅콩알을 전자렌지로 살짝 돌려 식히면
속껍질이 까진다
하얗게 껍질까진 땅콩은 물섞어 믹셔기로 갈아서
쌀을 불려 같이 넣고 죽을 끓이는데
입맛이 까다로운 엄마는
시중에 나오는 알굵은 땅콩은 절대로 그맛이 안난다는 것이다
그 땅콩죽을 몇일 드시면
왠만한 고기반찬 보다 더 든든하신듯 하다
이웃 마을은 참깨농사로 유명하다
그런데 밭 몇평에 참깨가 얼마나 나왔다고
자랑하는 말을 들은이후
그 참깨는 토종이 아니라고 믿어 버린다
하늘이 두쪽이 나도
절대로 그만큼 수확을 못하는것을 오랜경험으로 너무나 잘 아신다
참깨를 털면서 수입참깨를 섞는다고
어디서 들은바 있으셔서
자식들에게 들기름 참기름 만큼은
무슨일이 있어도 직접 씨앗 구해서
발아를 하고 모종을 만들어 직접 심으신다
나는 평생 엄마가 주신 들기름 참기름만 먹어와서
다른 맛은 모른체 살고 있다
가끔 단체에 김밥을 만들어 가서
유난히 내가 만든 김밥이 고소하고 맛있다는
사람들의 말을 들을때면
내 솜씨가 아니라 엄마표 참기름 때문일거라 생각을 한다
자식들 입에 들어가기 위해
땅콩 모종을 심고 참깨 씨앗을 넣는 엄마 옆에서
나는 부모님을 위해
아버지가 다니시는 길옆에 홍댑싸리 모종과 낮달맞이 꽃 모종을 심고
엄마를 위해 마당 장자리에 만든 넓은 화단에는
테리베어 해바라기와 줄맨드라미.장미 봉숭아.등등을 심었다
오후에는
엄니와 같이
부모님이 평생 농사짖던 과수원과 붙은 산에 고사리 꺽으러 갔다
수십년을
새벽에 일어나 소들에게 아침 먹거리 주고나서
아침 운동겸 산에 올라 고사리도 꺽어오던 부모님은
2022년과 2023년에는
산 입구도 못가실 정도로 기운이 없으셔서
다시는 그 산에 고사리 꺽으러 못가실줄 알았는데
오늘 함께 가보니
그 가파른 오르막을
한번 쉬지도 않고 오르시며
고사리는 나보다 더 많이 꺽으셨다
이렇게
각자 하고싶은일 하면서
가자의 즐거운것에 힘쓰면서
함께 살아가는 게 인생이다
어머니
참깨도 하시고 들깨도 하시고
옥수수도 심으세요
저는 그냥 꽃만 가꿀께요
날마다 그 꽃에 호수로 물뿌려주는 아버지
그곳에 꽃이 피면 누구보다 예뻐하실 어머니
그 옆에서 춤추며 그림그리는 딸
함께 마주보며 삽시다
첫댓글 토종 땅콩이랑 참깨를 고집하시는 어머니 마음에는
가족 사랑이라는 열매를 키우고 계시리라..
가정의 달에
함께하며 사랑을 꽃피워가는 흐뭇한 모습을 보며
대리 만족합니다..
역시 맛은
엄마표 땅콩 참깨와 들기름 이네요
우리집도 중국산 땅콩 사 먹기가 께름칙해서
천안 병천(아우내)읍의 처형(아내 바로 위 언니)이 집앞 텃밭에다 농사지은 땅콩을 1년 내내 견과류로 먹습니다.
물론 땅콩 농사 지어준 처형에겐 땅콩값 20만 원을 꼭 드립니다.
어머니가 손수 농사 지은 참깨와 들깨로 참기름, 들기름을 짜서
자식들에게 주는 그것이 진짜 사랑이지요.
어머니나 이젤 님이나 꽃을 여러 종류 심고, 또 그 꽃이 피고 질 때까지 정성스레 가꿀 테니
그 아름다운 마음을 읽게 되네요.
요즘은 종자자체가 토종찾기가 쉽지 않더군요
수확량이 차이가 많으니까..
역시 신토불이가 최고지요
어느 날 문뜩~
이게 뭐하는 짓인가?
라는 생각에 과감하게 무화과
농사를 접고 정원 꾸미기에 도전한지
이제 4년차 입니다.
지내 보니 밭농사라는 것이
끝 없는 육체 노동의 연속이라
나와 짝이 꿈꾸는 삶이 아니라서요~
1정원에는 동백 분재정원으로~
2정원에는 배롱나무와 애기단풍과
소사나무로~
3정원에는 100여종의 꽃밭으로~
4정원에는 12종의 과수나무로~
5정원에는 소나무 분재로~
6정원에는 소나무 정원수로~
7정원에는 사스레피와 진달래로~
8정원에는 나머지 잡동사니 꽃과 나무로~
그리고 하우스에는 친환경 먹거리를
재배합니다.
힘듭니다.
그래서 일을 나누죠~
나무와 돌 관리는 내가하고
꽃 가꾸기는 짝이 하는 걸로~
그래도 힘듬보다 꿈이 거기에 있기에
보람으로 행복으로 합니다.
우리같이 늦게 만나 살아가는
사람들은 추억이 없어
공통된 일을 만들어 지내는 것도
소중하기에 오늘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투어 나갑니다.
믿음으로 소망하고 섬기고 사랑하면서~!!!
토말촌장님 오랫만에 댓글로 뵙는군요
3정원이 제일 눈에 가네요
남아서 나눌만한 모종있을때 연락주세요
흙과함께
하는 삶은 늘 건강하지요
네
저도 점점 빠져듭니다
할매들이 병원에서 병고치고 난뒤
딸이 여럿있는 할매는 함안 농가주택을 마련한
딸들이 모시고 가고
아들 여럿있는 할매는 요양병원으로 갔습니다
물론 인간극장보면 살짝 치매 엄마를 모시기 위해서 명퇴하고 고향섬으로 혼자 간 해양경찰 고위간부도 있었어요
보편적으로 딸이 부모에게 진심으로 잘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만약에 지금 사위가 있다면 사위도 내려와서 같이 꽃밭을 가꾸며 처가집에서 살까?
나같음 절대 안간다에 한표 던집니다
그런 일 너무 싫어하고 성질이 다정다감하지 못해 장인장모랑 같은집에서 살 자신이 1도없어서
그냥 너나 가서 모시고 같이 사세요
우리 오래 같이 살아다아이가? 하고
도시 아파트에서 혼자 삽니다
얼굴 단디 오다싸매고 밭일하세요 굿락!!
돌아가신 남편은
시골에서 태어나서 그런지
시골와서 적당히 즐기며 살자 하긴 했었어요
몸부림님이야 부산 영도의 멋진 도시남이니 당연 시골삶 거부이겠지만
적응하면 나름 의미가 있으니
즐기며 삽니다
단디 싸매고 합니다
고마워요
멋집니다.
참깨.들깨.땅콩을 보면..
이젤님이 생각 날 것 같습니다.
농사가 힘들다고 오랜 습관을 막을 수는 없겠죠.
똑똑한 딸 보다는 착한 딸이십니다.
그 옆에 심은 꽃..
물을 건네는 아버지의 손길..
그 모습이 상상이 가네요.
어제는 댑싸리 심었더니
얘야 댑싸리 색이 왜 파랗노 하시네요
아버지 가을에 단풍이 들어야 빨개진다고 설명했지요
꽃밭에서
행복할 이젤님
상상해봅니다.
잘 지내시니
참 좋아요^^♡
매주 꽃 안부 묻고
무슨꽃 심을까 고민하는일이 즐겁네요
어느 곳에서나
머무는 그 모습이
이젤입니다..
그림그릴때의 이젤
춤추는 이젤
농부 이젤..ㅎ
모두가
참지고 예쁘기만
합니다.
부모님들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바래봅니다.
요석님 댓글
언제나 가슴깊이 파고 드네요
오늘도 도시로 오자말자 7시 반까지 댄스하고 왔네요
이젤님 부모님께서는 참깨 들깨 농사와 자식 농사 다 성공이십니다. ^^
저도 시어머니 생전엔 토종 참기름 들기름 풍족히 얻어먹었는데
이젠 주실 분이 없으니, 알음 알음 사먹는 사제품이 오히려 못 미더워서 마트에서 파는 것을 사 먹어요.
맛은 덜해도 그게 속 편하니까요.
저는 엄마가 늘 다니시는 기름짜는 집에서 사먹어야 할거 같아요
꿀이장이 생산한 꿀만
진짜라 믿는 저로서는
이젤님의 맘이 이해가 가요.
토종이라고 하시는 건
어머니가 그만큼 정성을 들여 농사지으신다는 뜻이겠지요.
모녀의 텃밭이 풍성하길 빌어요.
이심전심 이지요
그 꿀은 제가 먹어만 봐도 인정 입니다
항상 이젤님의 글을 읽다가
처음으로 댓글 답니다,'
부모님을 위하는 마음에 참으로 읽으면서
감동 입니다,
저의 부모님에 대한 많은 생각으로 저의 불효에 마음이 답답 합니다,
이잴님의 글에서
부모님을 즐겁게 해드리는 모습을 봅니다,
참으로 잘 하시는것 입니다,
부모님에게 효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돈보다 맞있는 음식보다
자주 찾아 뵙고 대화의 상대가 되어 드리는것 입니다,
부모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드리는것 입니다,
말이 쉽지 쉽지 않은 행동 입니다,
이젤님은 이것을 실천 하시는 좋은분 이시군요
칭찬 드립니다,
쉽지는 않지만
이것도 나의 삶이려니 인정하며
가능한 서로 다가가며 같이 행복해지길 원하며 즐깁니다
아~~~~너무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제는 다들 돌아가시고 안계시지만 저의 고향
형수님들은 80 중반의 나이에도 슬슬 논밭에서
일을 하시길래, 그만 하시라고 했더니 쉬며는
몸이 더 아프시다고 하시던 생각이 납니다.
아무쪼록 어머니께서 건강 잘 지키시면서
별탈없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이젤님도 건강하게 잘 지내시고요. 화이팅~!!
저도 운동쉬면 아픈곳이 생기니
그렇게 이해를 하고
적당히 돕고 있어요
도농을 아우르는 이젤님의 삶에 경의를 표합니다.
저도 은퇴후 한 때 낙향을 꿈꾸었으나 허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하루하루 도시라는 감옥의 무기수로 살아갑니다.
오가는 길이 혼자 운행이라 힘들긴 하지만
도농 아우르는 생활은 정말 즐겁네요
텃밭에 푸성귀가 제일 맛있는 나이가 되어서요
마사토에 심는 건 옥토제 뭐든 잘자라더라 계분 뿌리고 뭐 하면 두 모녀 올 농사 풍년이지 말할게 있능가 어머니 대단하신 분이셔
땅콩은 마사토래야 잘돼요
참깨 들깨는 집뒤 100평 밭이 있구요
이젤님의 행복한 일기에 환한 미소가 지어집니다
앞 마당 텃밭이라 엄마는 수시로 농작물 돌보실터이고 가을 풍작은 벌써 따놓으셨네예
효녀이젤님도 엄마를 닮아서 손재주 솜씨가 좋으신듯예
점점 꽃자리가 많아지니
부모님도 이제그만 하시더니
점점 저의 뜻에 녹아드시네요
오랜만에 이젤님의 근황을 보네요
어머니계신곳으로 가셨나요?
난
멋진 화가
이젤님만 그려지네요
늘 건강하세요~^^♡
아니요
반반 생활합니다
작업실은 시골
댄스하는 제 삶은 대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