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찬이슬이 내린다는 '백로'입니다.
제22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시작부터 '계엄령'운운'으로 ‘야단법석’이 났습니다.
이 말은 본디 “야외에서 크게 베푸는 설법의 자리”라는 뜻을 지닌 불교 용어라고 소개드렸습니다.
‘야단’은 ‘야외 강단’의 준말이고 ‘법석’은 ‘설법의 자리’라는 뜻이지요.
이 말이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서,
“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떠들썩하고 부산스럽게 구는 것”을 나타내는 말로 쓰이고 있는 것이지요.
민생을 최우선으로 대화하고 협치해야 할 국회의사당이 정권획득의 겨룸으로만 사용되기에
이렇게 '야단법석'의 본보기로 잔락했나 봅니다.
‘야단법석’이 널리 쓰이다 보니까 ‘난리 법석’이라든지 ‘요란 법석’이란 말들이 생겨났습니다.
야외 강단인 ‘야단’ 자리에
“소란하고 질서가 없는 상태”를 나타내는 ‘난리’를 바꿔 넣어서 ‘난리 법석’이라 하고,
“시끄럽고 떠들썩하다”는 우리말 ‘요란’을 넣어서 ‘요란 법석’이라 쓰고 있습니다.
이 말들은 모두 “떠들썩하고 부산스럽게 구는 모양”을 표현하는 말들이긴 합니다.
다만, ‘야단법석’은 사전 올림말인 데 비해,
‘난리 법석’과 ‘요란 법석’은 아직 한 낱말로 굳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난리’와 ‘법석’, ‘요란’과 ‘법석’을 모두 띄어 써야 한다는 것이 다릅니다.
‘야단법석’처럼 ‘아귀다툼’이라든지 ‘아비규환’ 같은 말들도
모두 불교 용어에서 비롯된 말들입니다.
불교에서는 “계율을 어기거나 탐욕을 부려 아귀도에 떨어진 귀신”을 ‘아귀’라고 하는데,
굶주린 아귀들이 먹을 것을 두고 다투는 모습을 빗대어 ‘아귀다툼’이라 표현합니다.
그래서 불교에서 ‘아비지옥’과 ‘규환지옥’을 합하여 ‘아비규환’이라고 하면
“여러 사람이 비참한 지경에 빠져 울부짖는 참상”을 비유하는 말로 쓰입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매일 야단법석이라 해도
'아비규환' 상태로 심음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