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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문숭리와 함께하는 행복한 세상 원문보기 글쓴이: 문숭리
황혼의 길 --------------------------------------------
어느 농부
늙은이가 되면 설치지도 말고 우는 소리 헐뜯는 소리 그리고 군소리랑 하지도 말고 조심조심 일러주고 알고도 모르는 척 어수룩하소. 그렇게 사는 것이 편안하다오. 이기려 하지 말고 져주시구려 한걸음 물러나 더 양보하는 것이 지혜롭고 살아가는 비결이라오 돈돈 욕심을 버리시구려. 아무리 많은 돈을 남겨서 자식들 싸움하게 만들지 말고 사는 동안 뿌려서 산더미 같은 덕을 쌓으시고 언제나 감사함을 잊지 말고 언제나 어디서나 감사드려요. 그렇지만 최소한 돈은 정말로 놓치지 말고 죽을 때까지 꼭 잡아야 하오.
옛 친구 만나거든 술 한 잔 사주고 귀여운 손 주 보면 용돈 한푼 줄돈 있어야 늙은 막에 내 몸 받들어 준 다나 우리끼리 말이지만 사실이라오. 옛날 일들일랑 모두가 잊고 잘 난체 자랑이랑 하지를 마소 우리들에 시대는 다 지나갔으니 아무리 버티려고 애를 써 봐도 이 몸이 마음대로 되지를 않소. 그대는 뜨는 해 나는 지는 해 그런 마음으로 지내시구려. 나의 자녀 나의 손자 그리고 이웃과 주변에 누구에게든지 좋게 보이는 늙은이로 살으시구려. 멍청하면 안 되오. 아프면 안 되오. 안 보이면 안경끼고 책도 읽으시고 기체조도 하시구려. 아무쪼록 오래 오래 살으시구려.
(2009.3.26. 경남 밀양 무안면 어느 농가에서)
덧 붙이는 말 :
인간은 누구나 세월이 가면 나이가 많아지면 늙은이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젊은 날에 그가 무슨 일을 했고 어떻게 살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나이를 들면 젊어서의 일들은 다 추억이 되고 좀더 인생을 멋있게 살아볼걸 하고 자기가 살아온 것에 대한 회한에 빠져 들기 싶다. 여기 경남 밀양 무안면 어느 비닐하우스에 농막에 매직으로 적어놓고 아침 저녁으로 이 시를 음미하면서 여생을 충실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어느 농부의 시가 있어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서 옮겨 본다.
여든 살 가까이 된 노인 부부였다. 할아버지은 할머니가 일을 당차게 못한다고 잔소를 하시는 것이었다. 필자는 웃으면서 할아버지에게 ..
"할아버지, 이렇게 멋진 시를 지어 놓으시고 할머니를 구박하시네요?"
"그러게 말일쎄 "
그러지 말아야 한다면서 젊은이가 이 늙은이가 지은 시를 읽어주니 참 기분이 좋은 날이라고 하신다.
"젊은이도 절대 아프지 말고 건강관리 잘 하면서 오래 오래 열심히 살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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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다 맞는 말씀~~ 매일 외워야겠어요^*^
말이나 글로는 쉬분디, 다 암서도 맙대로 안 되는 거시 인생사랑깨... 9988123이라는 말이 기냥 나온 거는 아니제 이~! ^^
이 시는 어느 분이 일러 주시는데 법정 스님의 시라고 하네요. 하지만 팔순 농부가 이시를 자신의 농막에 적어놓고 오고 가며 읽는다는 그 자체가 멋진 농부라는 생각이 듭니다. 9988123 이게 무슨 뜻인지 영 감이 안 오네요... 농부님이 한 수 더 뜨시네. ㅎㅎㅎ
정말 말 끝마다 맞는 글귀네요. 그런데 9988123 정말 무슨 뜻이나요? 궁금한데요
엔간헌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약인디... 99살까지 88허니 살다가 하리나 이틀만 앓코 사흘만에 죽기를 바란다는 노인네들 이약이그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