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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쪽파 가격 일제 상승…무·소금은 하락하며 상승폭 일부 상쇄
정부, 배추·무 공급 확대·할인지원 500억 투입…“2주 늦추면 더 유리”
올해 4인 가족 김장 비용이 전통시장에서 33만8,000원, 대형마트에서는 40만4,000원으로 조사돼 소비자의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정보는 16일 “배추 가격이 크게 상승했지만 일부 주요 양념류 가격 하락으로 전체 김장 비용 상승폭은 전년 대비 약 2% 수준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올해 김장철 재료 시장은 품목별로 명암이 뚜렷했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배추다. 배추 20포기 가격은 전통시장 기준 12만원(대형마트 13만7,000원)으로 1년 새 각각 20.00%, 18.31% 올랐다. 재배면적은 늘었지만 가을 장마 장기화, 병해 발생, 상품성 저하가 겹쳐 출하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총각무(+11.11%), 쪽파(+20.00%), 생강(+14.29%) 등 김장 양념 재료도 대부분 상승해 소비자 부담을 키웠다.
반대로 무(-33.33%), 대파(-16.67%), 소금(-40.00%), 새우젓(-25.00%)은 가격이 크게 내려 김장 비용을 일정 부분 상쇄했다. 특히 지난해 소금 수급 불안으로 인한 가격 급등이 해소되면서 올해는 40% 가까이 하락해 부담을 줄였다.
정부는 올 김장 비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 4일 ‘김장재료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배추 3만6,500t, 무 1만1,000t의 계약재배 물량을 집중 공급하고 비축 물량도 시기별로 탄력적 공급을 확대한다.
또한 역대 최대 규모인 농수산물 할인예산 500억원(농산물 300억·수산물 200억)을 투입해 배추·무·생강 등 김장 재료 구입 시 최대 50%까지 할인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모두 활용해 소비자 체감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한국물가정보는 앞으로 기온·작황에 따라 김장 비용이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팀장은 “현재 상품성 좋은 배추 출하가 늦어져 가격이 강세지만, 물량이 본격 확보되면 가격이 완화될 것”이라며 “올해는 평균 기온이 높아 배추 품질이 더 올라오는 만큼 평소보다 2주 늦게 김장을 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체감 물가가 높다고 호소한다. 울산 중구의 한 전통시장을 찾은 한 시민은 “김장은 꼭 해야 하는 행사라 비용을 줄이기 어려운데 배추값이 올라 걱정”이라며 “할인행사와 물량 공급이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김장의 핵심은 배추와 무인데 배추 가격이 안정되느냐가 관건”이라며 “정부 공급 물량이 시장에 본격 반영되는 11월 하순부터 가격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물가정보는 “전반적으로 김장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면서도 “다만 배추 가격 향방에 따라 소비자 체감 부담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