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들이 말하는 장타의 비결은 백스윙은 천천히 하지만 임팩트 전까지는 템포를 최대한 빠르게
" 임펙트 순간 체중을 완전히 왼발에 "
골프는 공을 멀리 보내는 싸움은 아니다. 그러나 장타를 칠 수 있다면 코스 공략이 한결 쉬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시원하게 뻗어 나가는 호쾌한 드라이브 샷은 주말 골퍼들의 꿈이기도 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 '넵스 마스터피스 2009' 개막 이틀 전인 19일 제주 더클래식 골프장. 미국 LPGA에서 활약 중인 김송희와 비키 허스트, 올해 국내 무대 신인왕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는 양수진이 연습 라운드를 마치고 다시 드라이빙 레인지에 모였다.
여자 골프에서 이름난 장타자인 세 선수를 통해 장타의 조건과 비결을 살펴보았다.
■헤드 스피드 160㎞, 250야드 훌쩍
공을 세게 치면 멀리 날아가는 게 당연한 이치다. 장타는 한마디로 임팩트 순간에 얼마나 많은 힘을 전달하느냐에 달려 있다. 강한 임팩트를 얻으려면 빠른 헤드 스피드가 필수. 먼저 세 선수의 헤드 스피드를 측정해보니 허스트가 시속 160㎞로 가장 빨랐다.
허스트는 올 시즌 드라이브 샷 평균 비거리(268야드)가 미 LPGA 전체 3위다. 평균 250야드 이상을 날리는 김송희와 양수진의 헤드 스피드도 시속 150㎞대 후반으로 여자 선수로는 수준급이었다. 헤드 스피드를 측정한 캘러웨이골프에 따르면 280야드 이상을 보내는 남자 프로선수들은 헤드 스피드가 170㎞가 넘고, 50대 아마추어 남성은 보통 140㎞대 초반 정도다.
세 선수가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캐리(carry·공이 떠서 날아가는 것)로만 250야드 이상을 보내자 주변에서 감탄이 터졌다. 장타자들이어서 그런지 공통적으로 런(run·공이 굴러가는 것)이 많은 드로 구질을 구사했다.
장타의 비결을 묻자 이들은 한목소리로 중심 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허스트는 "임팩트 순간 체중을 완전히 왼발에 싣는 것을 가장 신경 쓴다"고 했고, 김송희 역시 "아마추어들은 왼발 쪽으로 무게만 잘 옮겨도 거리가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팩트에서 제대로 힘쓰려면
세 선수는 정확하고 강한 임팩트를 위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었다. 허스트는 "거리 욕심을 낼 때면 티를 조금 높게 꼽고, 자세를 세운다(stand taller)"고 말했다. 임팩트 때 더 큰 힘을 내기 위해 스윙 궤도를 크게 만든다는 설명이었다. 허스트는 "임팩트 순간 왼쪽 손등이 정확하게 목표지점으로 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송희는 "다운스윙 때의 템포가 특히 중요한 것 같다"면서 "백스윙은 최대한 천천히 하지만 클럽을 떨어뜨려 임팩트 전까지는 템포를 최대한 빠르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추어 골퍼들을 향해 백스윙 때 어깨나 몸통을 과도하게 돌리는 것에 집착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힘을 많이 주려고 백스윙에 신경을 쓰지만 정작 임팩트도 하기 전에 힘을 다 써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이지만 쟁쟁한 언니들을 제치고 KLPGA 드라이브 샷 비거리 4위에 올라 있는 양수진은 "팔로스루의 스피드가 비거리를 결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왼발을 단단히 고정하고, 임팩트 이후에도 헤드 스피드를 빠르게 유지하는 것을 가장 신경 쓴다"고 말했다.
■유소연 사상 첫 4연승 달성할까
세 선수는 21일부터 사흘간 '넵스 마스터피스 2009'에서 장타 대결을 선보일 예정이다. 총상금 5억원이 걸린 이번 대회는 허스트와 김송희를 포함해 오지영·박인비·배경은 등 미 LPGA에서 뛰고 있는 '해외파'들이 대거 출전한다. KLPGA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유소연이 사상 처음으로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할지도 관심이다. ▣8/21일자 조선일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