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의 설경
이원근
덕유산, 이곳은 매년 겨울마다 수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이끄는 명소다. 나 역시 자주 이 산을 찾는다. 눈 때문이다. 눈이 수북이 쌓인 겨울의 덕유산은 마치 동화 속 세상처럼 아름답고 신비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매서운 겨울바람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이곳의 고요함과 눈꽃, 상고대는 여전히 많은 사람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남긴다.
곤돌라를 타고 한 걸음 한 걸음 정상으로 오른다. 입구부터 이미 거대한 눈 덮인 나무들이 보이고 곤돌라 창 너머로 펼쳐진 구상나무숲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하얗게 변한 나무들은 차가운 바람에 흩날리는 눈가루와 함께 한 편의 그림처럼 보였다. 특히, 나무의 가지마다 작은 상고대가 얼어붙어 은은한 빛을 발산하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곤돌라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풍경은 더욱더 장관이었다. 향적봉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며, 눈 덮인 산봉우리와 나뭇가지마다 햇빛에 반짝이는 상고대가 나를 매료시켰다. 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눈 속에서 반짝이며, 미풍에도 바람에 흩날리는 상고대의 눈보라가 마치 은빛 조각처럼 날렸다. 이런 풍경을 보면서, 예전처럼 산을 오르던 젊은 시절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제는 그때와 달리 힘겨운 산행보다 곤돌라가 더 편하게 나를 정상으로 데려다주고 있었다. 전에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설천봉에 도착하자, 사람들이 눈밭에서 펄쩍펄쩍 뛰며 즐거운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곳의 사람들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눈이 온 세상을 덮은 듯한 그 아름다운 풍경에 행복해하며 사진을 찍고, 휴대폰으로 그 순간을 기록했다. 강아지처럼 기쁨에 찬 모습으로 뛰어다니며, 그들의 모습도 그 순간만큼은 마치 눈 속에서 자유롭게 춤추는 듯했다. 눈밭에서 웃고 떠드는 사람들, 그들이 보이는 행복한 모습은 덕유산의 겨울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
덕유산 실시간 cctv 앞에서 자신들을 영상으로 담으며 좋아하는 모습은 동심 그 자체였다. 우리 역시 그 앞에서 손을 흔들며 인터넷으로 실시간 중계되는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았다.
예전에 덕유산을 찾았을 때, 상고대가 어떤 소녀의 머리카락에 하얗게 맺혀 있던 장면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지금도 아름다운 그 소녀의 모습이 뇌리에 박혀 있어 덕유산은 나에게 더욱 특별한 산이 되었다. 덕유산은 겨울마다 이렇게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물한다. 산과 하늘, 눈과 바람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그 아름다움을 마주하면서, 그곳에서의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덕유산의 겨울은 매번 새로운 감동을 준다.
첫댓글 ㅡ 이시휘
덕우산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ㅡ 권수문
역시
겨울산은
상고대가
장관이지요
곤도라타고
설천봉ㅡ향적봉 ㅡ 동엽령을
경유하던
코스가
눈에 선합니다
오늘도 실감나는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아이고
우리
왕초형님
선그라스 하나 장만해
드려야 겠어요. ㅎㅎ
ㅡ 박종웅
봄맞이
눈산행 제대로 하셨네요^^
감축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