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나 전 단계가 필요한 작업이라면 머뭇거리는 사이 3분은 흘러가버리고, 다시 주 업무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 시간에 창고 정리나 재고 파악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저질러놓고 수습 못할 것 같으면 아예 시작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 결국 자투리 시간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는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아는가, 모르는가에 달렸다.
차분히 점포를 둘러보자. ‘짬나면 해야지’했던 일들이 구석구석 얼마나 쌓여 있는가? 대부분 단시간에 처리할 수 있는 일이라 여겨 별도의 작업시간도 할당해놓지 않았다. 애초에 몇 분이면 해결할 수 있었던 일도 차곡차곡 쌓이면 또 다른 업무 부담이 되기 마련이다. 3분 혹은 5분 안에 매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의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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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계산대 주변을 둘러보자. 고객이 구매하려고 집었다가 계산할 때 내키지 않아, 혹은 금액이 부족해 두고 간 상품들이 쌓여 있을 것이다. 이런 물건을 제자리에 갖다놓는 일부터 해보자. 간혹 소비자가 두고 간 물건이 청과·생선·정육 등 1차 상품일 경우 이런 조치는 더욱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적정 온도에 보관하지 않은 상태로 오래 둘수록 점포 입장에서는 손해다. 계산을 마친 고객이 두고 가는 쇼핑카트나 바구니도 마찬가지다. 이렇듯 부피가 큰 물건이 계산대 주변 여기저기에 쌓이다 보면 고객 동선에 지장을 줄 수 있음은 물론이다.
계산대는 고객이 마지막으로 들르는 쇼핑 공간인 만큼 기분 좋게 점포 문을 나설 수 있도록 항상 청결하고 단정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계산대에서 체크할 것이 또 있다. 바로 거스름돈이다. 개점 전에 이미 충분한 거스름돈은 준비해 두었겠지만, 이를 레지스터기 안에 넣어두는 일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야 한다. 미처 체크하지 못하고 피크타임을 맞았을 경우 줄서 있는 고객들 눈에 황급히 잔돈을 찾는 당신 모습은 짜증스럽게 비칠지 모른다.
롯데마트 성정점 직원이 고객이 없는 틈을 이용해 진열을 가다듬고 있다. |
POP로 고지한 가격과 계산된 가격이 다를 경우 대부분 고객이 불쾌감을 느낀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POP가 해당 상품에 정확히 위치해 있는지, 변동된 가격을 제대로 고지하고 있는지, 혹시 기간이 지난 행사의 쇼카드가 여전히 부착되어 있지는 않은지 틈나는 대로 살펴봐야 한다.
셋째, 진열 점검이다. 상품이 팔려나간 자리가 휑하게 그대로 방치되는 것은 고객의 구매 의욕을 저하하는 데 단단히 한몫한다. 상품이 풍부하게 진열되어 있어야 사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법이다. 그러나 전담 직원이 별도로 있지 않은 한 상품이 빠져나갈 때마다 보충 진열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은 데다 시간도 오래 걸린다. 이럴 땐 선반 안쪽에 있는 상품을 앞으로 위치시키는 전진 진열만으로도 매대에 상품이 꽉 차 있는 느낌을 줄 수가 있다.
넷째, 유통기한 점검이다. 단순히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았다고 해서 안심할 문제가 아니다. 식품에 대한 고객의 검열 기준이 높아졌다. 유통기한이 하루나 이틀 남은 상품은 아예 거들떠보지 않는 고객이 대부분이다. 우유나 요구르트·두부 등 유통기한이 짧은 일배식품의 경우 잔여 유통기한을 수시로 체크해 선입선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진열 상태를 정비해야 한다. 이 외에도 선반 밑이나 거울 등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의 청결을 유지하는 것도 자투리 시간을 알차게 활용하는 방법이다.
온라인 활용하면 시간 한계 극복
인터넷 접근이 용이하다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범위는 더욱 무궁무진하다. 가장 간단한 것이 관련 기사 검색이다. 시장 동향이나 신상품 정보, 그 외 고객 니즈를 읽을 수 있는 기사, 혹은 개인적 관심 분야의 기사도 상관없다. 모든 정보가 자산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용한 동호회 활동은 어떨까.
마트사랑(cafe.daum.net/martlove) 이나
마트피아(cafe.daum.net/martpia) 등 포털 사이트에 개설된 관련 동호회 사이트를 방문하면 기대 이상의 수확을 얻을 수도 있다.
이들 커뮤니티에서는 회원간 활발한 정보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점포를 운영하면서 겪는 애로 사항이나 궁금한 점 등을 서로 의논하기도 하고, 공동구매를 통해 구매 원가를 낮추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상호 이익을 도모하고 있다. 대부분 관련 업계 정보도 함께 제공하고 있어 따로 기사 검색에 들이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하루에 3분 정도는 고객 서비스를 위해 투자하는 것은 어떤가. 매장 내 비치된 고객 불만 카드에 적힌 내용을 확인하고, 그 개선 방향을 메일이나 전화를 통해 고객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이때 메일보다는 전화 통화가 효과적이며, 점장이 직접 하는 것이 좋다.
일대일 설문을 해보는 것도 좋은 시도다. 전단지를 만들거나 새로운 상품군을 확대할 때 무엇보다 타깃 고객층의 니즈에 부합해야 하며, 이를 가장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이 직접 고객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다. 수량이 많지 않아도 좋다. 매장 내 설문지를 비치해두고 시간이 날 때 한두 명의 고객에게 부탁해보자. 이런 데이터가 쌓이면 점포 개선안 마련에 큰 힘이 되며, 이것이 곧 마케팅의 시작이 된다.
롯데마트 금천점 직원이 상품이 빠진 자리를 메우기 위해 뒤에 진열된 상품을 앞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
보다 학술적인 시간 활용을 원하는 사람은 ‘매주 아이템 하나씩 공부하기’를 실천해보면 어떨까. 예를 들어 이 주의 목표를 사과라고 정하고, 산지·재배 과정·종류 등 제품 속성부터 관리 방안까지 틈틈이 공부하는 것이다. 직접 먹어보며 맛을 평가해 보기도 한다. 이렇게 한 주 한 가지씩 목표 아이템을 갖고 익힌다면 일 년 후 상품 전문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
보다 분석적인 작업을 원한다면 매장 레이아웃을 그려보도록 하자. 인근 경쟁점이나 우수 점포의 레이아웃과 비교해 그리다 보면 자사 점포의 문제점과 개선안을 반영한 새로운 매장 레이아웃 도면이 나올 수도 있다.
자투리 시간을 반드시 매장 운영과 관련한 일에 활용할 필요는 없다. 간단한 맨손 체조나 커피타임 등의 기분 전환으로 더욱 의욕적인 매장 근무에 임할 수 있다면 말이다.
이렇듯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다 보면 자투리 시간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업의 리스트가 쌓이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나만의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예상 소요 시간과 실제 작업 시간을 기록하면서 습관화하는 연습을 해보자. 수첩에 적어두거나 포스트잇을 활용해 잘 보이는 곳에 부착해두고 단 몇 분의 여유라도 생기면 하나씩 실천해보는 것이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24시간.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이 매장 운영도 앞서가게 되어 있다.
■ 자투리 시간 활용팁 10선
1. 고객이 계산대 주변에 두고 간 물건(상품·쇼핑카트·바구니) 제자리에 놓기
2. 거스름돈 비치하기
3. POP·쇼카드 체크하기
4. 상품이 빠진 자리 전진진열하기
5. 일배식품 유통기한 확인하기
6. 아이템 공부하기
7. 불만 고객에게 전화하기
8. 방문 고객에게 설문조사하기
9. 온라인 커뮤니티 활용해 인적 네트워크 구축하기
10. 맨손체조나 커피타임으로 기분 전환하기
비즈넷타임즈 2005년 05월 16일 129호 / 2005.05.23 10:38 입력 / 2005.05.23 10:38 수정
첫댓글 이제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공부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