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교수의 특강을 거부(1급정교사 자격연수참가 역사교육과 교사일동)
어느 시대이든 그 시대에 편승하는 지식인이 있다.그 시대에 편승하여 소위, 한목소리하고 한자리하는 것이다.그러나 어느 시대이든 역사는 '한목소리, 한자리'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된다.
지금은 어떤 시대인가? 특강을 거부당한 교수에게서 현재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특강을 거부한 1급 정교사 역사교육과 자격연수생들에게서 우리역사의 미래를 읽을 수는 없을까? 다음은 그들의 성명서이다. 마음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일제의 식민사관을 바르게 비판할 수 있는 사관이 여기로부터, 이들로부터 그리고 그들의 교육을 받은 학생들로부터 소리없이 서서히 시작되리라는 믿음이 솟는다. "
자격미달 교수 역사강의, 들을 수 없다"현직교사들, 뉴라이트 교수와 한판 설전 1급정교사 자격 연수생들, 서울대 이영훈 교수 특강 거부한 사연 7월 30일, 국립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교육연수원 1급 정교사 자격 연수 과정에서 교사들이 집단적으로 한 교수의 강의를 거부한 사태가 발생했다.
7월 16일부터 전국에서 모인 732명의 교사(역사·과학·한문·지리·음악·특수교육 분야 등)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 연수의 이날 프로그램은 뉴라이트 계열인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이영훈 교수의 특강. 그러나 '한국 근현대사의 올바른 이해를 위한 제언'이라는 제목으로 이영훈 교수의 특강이 진행된다는 소식을 접한 교사들은 자격 미달 교수의 강의는 들을 수 없다며 집단 성명서를 발표하고 강의실 밖으로 나감으로써 이 교수의 특강을 거부했다
우리는 왜곡된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이영훈 교수의 1급 정교사 자격연수 특강을 거부한다
우리는 연수원의 교양강의 내용과 강사 선정의 적절성에 심각한 우려를 가진다.
이영훈 교수는 지난 2004년 9월, MBC 100분 토론에 나와 '일본군 위안부'가 상업적 목적에 따라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주장해 물의를 일으킨 장본인이다.
이후 그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찾아 공개 사과를 했으나 반역사적인 발언과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진정한 사과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 교수는 '교과서 포럼'에서 편찬한 '대안 교과서 한국근현대사' 작업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주지하듯이 이 책은 '대안'을 표방하면서도 낡은 식민지 근대화론을 재탕하고 있다. 그의 사관과 신념에 간섭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그것이 '교과서'라는 형식으로 편찬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역사학계에서 검증도 되지 않은, 시민사회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관적인 역사해석을 실어놓고 이것을 '대안'이라고 강변한다면 이는 나만 옳다는 오만함의 극치이며 대안 교과서를 쓸 기본적인 자세도 갖추지 못했다 할 것이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일제 식민지 시기는 새로운 근대 문명에 관한 학습기이며 근대 문명의 제도적 확립기가 된다. 구한말 민중들의 자주적 근대화를 위한 투쟁과 대한 제국의 성립으로부터 한말 의병활동, 임시정부 수립 및 처절한 항일투쟁의 역사는 시대착오적인 것이 되고 만다.
일본이 식민지 근대화를 통해 한국 사회를 문명화시켜 준 것이라면 친일파는 바로 그것을 예견하고 식민지화에 앞장선 민족의 영웅이 아니고 무엇인가?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어 대대적으로 기념하자는 주장은 또 무엇인가? (그)는 미국 하버드대에 들렀던 경험을 어느 잡지에서 고백했다.
미국 보스턴의 찰스 강가에서 그들이 벌이는 환상적인 건국절 행사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요트와 장엄한 오케스트라 연주와 화려한 폭죽에 압도되어 우리도 건국절이 필요함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기념할 것인가?
식민지 수탈에서 벗어난 광복절의 의미는 애써 외면하고, '분단'과 '독재'로 얼룩진 현대사를 찬미할 것인가? 한강변에 뛰어나가 국부 이승만과 산업화의 주역인 박정희를 추억하며 '아! 대한민국'을 외쳐야 한다는 말인가? '건국절'이라는 그럴듯한 포장 뒤에는 이승만과 박정희를 건국과 근대화의 영웅으로 부활시키려는 정치적 목적과 이념적 편향이 숨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했다는 헌법 전문은 '대한민국은 단독정부 수립 투쟁에서 승리한 국부 이승만과 한민당의 법통과 5·16산업화이념을 계승'했다고 바뀔지 모를 일이다.
우리는 '교육'이라는 어렵고도 중요한 과제를 부여받은 현직 교사들이다.
수많은 교육적 고민들로 절치부심하기에도 모자란 연수 기간에 이런 황당한 주장과 궤변을 들을 시간은 우리에게 없다. 또한 '교육'을 통해서 정치적 의도를 확대 재생산하려는 불순한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반대한다.
우리의 주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이영훈 교수의 역사관과 교육관은 매우 편협하고 정치적 의도가 불순하다고 판단한다.
2. 이러한 이영훈 교수의 '한국 근현대사의 올바른 이해를 위한 제언'이라는 교양과목이 1급 정교사 자격연수의 취지에 부합하지 못하므로 강의를 거부한다.
3. 연수원측은 부적절한 연수 과목과 강사 선정에 대해서 연수에 참가한 전체 교사들에게 사과하고 차후 개선책을 제시할 것을 요구한다.
2008년 7월 30일 1급 정교사 자격 연수에 참가한 역사교육과 교사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