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석강[採石江]
정의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에 있는 전북 서해안권 국가 지질 공원 명소.
명칭 유래
채석강(採石江)은 지형적 강(江)으로 오해하지만 중국의 특정 지역과 관련되어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을 채석강으로 부르게 된 것은 중국의 당나라 시인 이태백(李太白)[701~762]이 배를 타고 술을 마시며 물에 뜬 달을 잡다가 숨진 중국의 채석강을 닮아서이다.
자연환경
채석강은 변산반도 격포항과 격포 해수욕장 사이에 형성된 길이 1.5㎞의 해식 절벽을 말한다. 이 해식 절벽은 마치 책을 쌓아 놓은 것처럼 퇴적층이 잘 발달되어 있고 당시 퇴적 환경과 지각 변동의 역사를 간직하여 지질학적으로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일몰 경관이 일품이어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채석강을 이루고 있는 암석은 주로 역암, 역질사암, 사암, 셰일[암회색 이암]이고 이를 관입한 암맥이 분포한다. 채석강의 퇴적암들은 하위에 놓여 있는 화강암과 상위의 유문암의 절대 연대 측정을 통해 중생대 백악기(白堊紀) 시대에 생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격포리층으로 이름 붙여진 이 퇴적층이 쌓인 이곳을 격포 분지라 하며, 백악기 초기에 형성되기 시작해 백악기 후기에 퇴적이 중단되었다. 이 퇴적층 내에는 소규모의 역단층, 정단층, 퇴적 동시성 습곡 구조[연질 변형 구조], 불꽃 구조 및 관입 구조 등이 관찰된다. 연구자들은 이들이 호수 환경에서 발달한 슬럼프와 미끄럼 사태[slump and slide], 무점착성 쇄설류[cohesionless debris flow], 암설 낙하[debris fall], 저밀도에서 고밀도 저탁류[low-and high-concentrated turbidity currents] 등에 의해 퇴적된 것으로 해석하였다.
채석강을 이루는 이 퇴적암을 형성한 퇴적물들은 호수[담수] 환경에서 쌓이고 열과 압력을 받고 고결되어 단단하게 된 후 지표에 노출된 것인데 공교롭게도 지금은 바다 환경과 접하고 있어서 이 퇴적층이 해성(海成) 환경이었을 것으로 잘못 생각할 수 있다. 채석강은 암반 조간대(潮間帶)에 해당하고 격포 해빈(海濱)은 모래 조간대에 해당하는데 탐사와 관찰을 위해서는 밀물과 썰물 시간[물 때, 만조와 간조]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격포 해수욕장 쪽에서 출발할 경우, 왼쪽으로 펼쳐진 절벽의 퇴적층과 바닥을 관찰하게 되는데 초입에서 세립의 미고결 퇴적물이 하중에 의해 눌리면서 형성된 불꽃 구조를 볼 수 있고 중생대 백악기 셰일 속에 형성된 연흔 구조[물결 자국]와 현재 모래사장에서 만들어지는 연흔을 한 곳에서 함께 관찰할 수 있어서 1억 년의 시간 여행을 하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조금 더 나아가면 특정 퇴적층에서 퇴적 동시성 습곡 구조인 연질 변형 구조를 발견할 수 있으며 이는 퇴적 당시 아직 고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진이나 퇴적물 속에 함유된 물의 유동 등에 의해 지층이 교란되어 만들어진다. 그 주변에 이들 퇴적층을 뚫고 지나가는 관입체를 볼 수 있으며 그 주변 퇴적층보다 풍화에 강해 돌출되어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두께가 5~6m 정도이고 유문암질 내지 안산암질의 관입암으로 이는 산을 가로질러 격포항 쪽까지 연결되어 있다. 그 주변 퇴적층에는 식물 줄기 화석이 분포하는데 따개비의 서식으로 쉽게 찾기 어렵다. 조금 더 격포항 쪽으로 가면서 역암, 사암, 셰일 등의 암석과 퇴적 구조 및 해파 등의 침식으로 인한 해식 동굴, 해식 대지 등의 지형을 관찰할 수 있어서 전국에서 유명한 지질 명소로 과학 교과서에 소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지구 과학 야외 학습장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현황
변산 팔경(邊山八景) 중 채석범주(彩石帆舟)에 해당하는 채석강은 2004년 11월 17일에 부안 채석강·적벽강 일원이 명승 제13호로 지정되었고, 2017년 9월 13일에 인증된 전북 서해안권 국가 지질 공원의 부안군 지질 명소 6개소[직소 폭포, 적벽강, 채석강, 솔섬, 모항, 위도] 중 한 곳이다. 채석강 절벽의 정상인 닭이봉에서는 격포항과 격포 해수욕장과 칠산(七山) 앞바다를 볼 수 있으며, 채석강에서 격포 해수욕장을 지나 북쪽으로 올라가면 붉은색을 띤 바위와 절벽으로 해안이 이루어진 적벽강이 나온다. 이곳은 변산 마실길 3코스[성천 포구~하섬 전망대~반월마을~작은당 사구~적벽강~채석강~격포항]에 해당하며, 국내 최고의 낙조를 조망할 수 있는 장소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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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2025-03-10 작성자 명사십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