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리에타(Julieta)
감독 : 페드로 알모도바르 / 주연 : 엠마 수아레즈, 로시 드 팔마

나를 파괴한 나의 전부, 어쩌다 넌, 내게 왔을까?
12년 전,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딸 ‘안티아’ 그녀를 이해하지도 포기하지도 못한 채 살아온 ‘줄리에타’는 뜨겁게 사랑했고 벅차게 행복했던 추억부터 아프게 이별했고 한없이 무너졌던 기억까지 숨겨왔던 자신의 이야기를 모두 고백한다.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1999년작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이 아들을 저세상으로 떠나보낸 한 어머니의 넓디넓은 사랑을 그린 영화였다면 <줄리에타>는 가출한 딸을 찾는 과정에서 딸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어머니의 회한을 담아낸 영화다.
줄리에타(엠마 수아레스)는 어린 딸 아니타 (아드리아나 우가르테)와 단둘이 살고 있다. 남편이자 아버지인 수안은 세상을 떠났고, 두 모녀의 삶은 적막하다. 18살이 된 아니타는 갑자기 가출한다. 줄리에타는 아니타를 찾아 나서지만, 어디에서도 딸을 찾을 수 없다. 긴 시간 동안 딸을 키우면서 딸에 대해 잘 몰랐다는 사실을 깨달을 뿐이다.
<줄리에타>는 자신을 버리고 떠난 딸을 12년 동안 그리워하면서 딸에게 미처 꺼내지 못한 과거 이야기를 들려주는 줄리에타의 독백이다. 줄리에타는 남편을 언제, 어떻게 만났고, 그와 얼마나 사랑에 빠졌으며, 결혼 생활은 어땠는지 플래시백을 통해 회상한다. 함께 있을 때 딸에게 신경을 많이 쓰지 못한 죄책감, 어디서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모르는 딸에 대한 그리움, 한번도 자신에게 편지 한통 보내지 못한 딸에 대한 원망감 등 줄리에타의 복합적인 감정은 무척 애절하다.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상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