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봉산악회 제1800차 금원산 현성산 유안청계곡 안내산행
2012년 7월22일. 장마가 끝났다고는 하지만 깔끔한 날씨는 아니다. 오늘 아침 부산의 높은 산이나 햇살은 모두 구름 속에 가렸다. 햇볕 쏟아지는 아침이면 더욱 좋으려만.
아침7시55분 영광도서 앞에서 출발하는 석봉 산행에는 57명 회원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버스한대로는 인원이 넘쳐 25인승 버스를 한 대 더 빌렸다. 부부 동반, 젊은 후배들 대거 참석, 아주 오랜만에 보는 얼굴 얼굴들이 너무 반갑다.
인사를 나누고 악수하고 안부를 묻고 그간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로 버스 속은 온통 말잔치요 웃음 밭이다. 석봉산악회 버스 두 대는 산꾼 만원, 즐거움 만원으로 부산을 떠났다.
인터넷일기예보에서 거창군 위천면은 맑은 날씨에 12시에서 3시까지 3시간 정도 비가 조금 내린다는 예보. 부산은 구름으로 우중충 하지만 이곳은 밝을 것으로 여겼다.
10시50분 금원산 자연휴양림 입구에 도착. 매표소 들어가기 직전 미폭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휴양림에서 입장료를 받기 때문에 이를 아끼기 위해서다. 날이 맑을 것이란 예보는 빗나갔다. 여기도 구름이 덮었고 실비가 내린다.
미폭에서 현성산을 오르는 길은 주로 바윗길이고 계속 산줄기를 오른다. 위험한 바윗길에는 나무계단을 만들어 놓았고 또 바위를 잡고 올라야 할 곳은 밧줄을 매 놓아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 내리던 비는 그쳤지만 구름과 안개가 바위를 감싼 탓에 많이 젖어 있다. 또 바위 길 곳곳에 아찔한 절벽이 적잖이 나타나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안개가 덮이지 않았다면 높이 치솟은 바위와 비스듬하면서도 작은 운동장 크기의 번번한 바위가 곳곳에 버티고 있어 감탄을 부르고 또 불렀을 것인데.
바위에 쭈그리고 앉아 발아래를 하얀 세상으로 만든 안개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여성. 그 바로 뒤에 남편은 선채로 아내와 안개를 사진 찍듯 응시한다.
습기가 높아 땀이 비오듯 흐른지 이미 오래고 바지도 윗도리도 온통 물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땀이 뚝 뚝 떨어진다. 등산 스틱 손잡이 끈에도 물방울이 뚝 뚝 떨어진다.
오늘 산행은 3개팀으로 나누어 졌다. 금원산-현성산 종주팀, 현성산 팀, 계곡 팀. 종주팀은 눈썹이 휘날리게 앞서 갔다. 오늘 산행에 주류를 이룬 현성산 팀은 안개를 머금고, 솔숲에 얼굴을 묻고, 바위길에 안간힘을 쏟으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는다. 오늘은 바람조차 전혀 불지않고 구름이 사방을 차단했으니 습도가 장난이 아니다.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있을 계곡 팀이 문득 부럽다.
안개 바위 솔숲 땀방울이 오늘 산행의 4대보물인가. 모두들 땀으로 범벅인채 약간 상기된 얼굴로 현성산에 올랐다. 더 가야 할 곳도 올라온 곳도 안개가 덮었고 조금 먼 곳도 안개가 도배를 해 세상은 온통 안개다.
싱싱한 생선 풍기는 비릿한 냄새가 구름에 묻어오고 바위에는 파란 이끼가 물방울을 매달아 반짝 거린다. 나무에도 풀에도 심지어는 손 때묻은 밧줄에서도 가장 자연스러운 솔향기가 우리를 감싼다.
바위산인 현성산은 남북에 친구 바위산을 거느린다. 그래서 현성산은 향일봉(965m 해바라기봉)이고 친구봉의 하나인 서문가바위봉인 연화봉(960m)이 북쪽에 있다.
향일봉에서 식사를 한 뒤 서문가바위를 넘어서서 왼편 하산 길로 내려선다. 장마 탓에 산꾼이 오르내리지 않아 낙엽에 발이 빠지고 또 산길 곳곳이 작은 개울 같은 물길이다. 그러나 하산 길은 즐겁다. 크게 힘들지 않아 이야기 나누고 웃고 떠들며 내려온다. 깊은 숲 계곡을 이룬 이곳이 두문골이다.
숲이 끝나고 풀이 무성하게 자란 제법 넓은 곳. 산길 삼거리다. 금원산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난다. 이곳에는 집이 풀숲에 있고 개가 짖는다. 지재미골이란 낡은 나무 간판이 반가움을 더한다.
지재미골 계곡물소리가 요란스럽게 메아리를 토한다. 그동안 장맛비로 수량이 늘어났는지 힘차게 쏟아지는 물이 하늘에 물보라를 뿌린다. 계곡이 검푸르고 힘차게 살아있다.
가섭사지 마애삼존불은 보물이다. 바위와 바위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바위벽에 새긴 부처는 세월이 많이 지났건만 부드러운 선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삼존불에게 절을 하면서 바위 밖 세상과 바위 안 세상이 막힘없이 뒤섞여 역사의 창을 닦고 있다. 삼존불 있는 곳에서 바라보는 바깥세상은 쏟아지는 햇볕이 작열하고 활기찬 여름이 활짝 열렸다.
이렇게 큰 바위가 이렇게 잘 생길 수 있을까. 지재미골 물소리가 하늘에 부딪쳐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다 문바위에 부딪쳐 작은 파도 같은 메아리로 다시 번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바위라는 문바위는 크기 보단 그 멋진 생김새가 아침에 떠오르는 해보다 더욱 의젓하다.
금원산 자연휴양림 삼거리 매점 앞에서 산행을 마감한다. 한시간 쯤 있었을까 현성산-금원산을 종주한 동료들이 물에 빠진 듯 흠신 젖은채 나타난다. 발걸음이 무척이나 당당하다.
오늘은 58명중 금원산-현성산 종주 8명 현성산-금원산 바로 아래-지재밀골 15명, 현성산-서문가바위 20명 계곡과 폭포탐방15명이다. 오늘은 석봉산악회 1800차 기념산행이라 기념품을 주었다.
부산으로 오는 도중 산청군 신등면 면사모소 소재지에 있는 신등중고등학교 옆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고 난 뒤 식당 뒤편 벌판으로 나갔더니 연꽃 밭이 대단했다.이곳이 신등면 장승배기 생태공원. 큰 운동장 3-4개 정도 크기인 연꽃 밭은 나무 길을 만들어놓아 연꽃을 바로 옆에서 관찰 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연꽃이 만발하지 않았지만 연밥 연꽃 연꽃봉오리 연잎이 무질서 속 질서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주었다.
마침 서쪽 하늘엔 해가 하루를 마감하는 황홀한 주황색 꽃그림을 그린다. 눈 앞에는 황홀한 연꽃세상, 서쪽 하늘에 주황색 환희. 오늘 하루 산행을 여기서 진짜 마감을 한다.
산행 회수 석봉 제1800차 산행
대상산 금원산1352.5m거창군 위천면 북상면 함양군 안의면
현성산965m거창군 위천면
날짜 2012년 7월22일(일요일) 당일 산행
산행 거리 산행 시간 금원산 12km 6시간05분 현성산6km 4시간30분
출발 일시 장소 22일 08시 영광도서
산행 시작 시각 장소 11시 금원산 자연휴양림
산행 매듭 시각 장소 17시05분 금원산 자연휴양림
부산 도착 시각 장소 21시 서면 롯데백화점
참가인원 57명
산행 코스 :가나다 3개코스로 나눔
가코스) 거리12km 산행시간 6시간05분 10명 마폭-현성산965m-연화봉(서문가바위)-976봉-삼거리쉼터-996봉-금원산1352.5m-동봉-안부삼거리-유안청폭포-자영휴양림 삼거리 매점
나코스) 거리6km 산행시간 4시간30분 33명 마폭-현성산965m-연화봉(서문가바위)-왼편 갈림길 하산-지재미골-문바위-자연휴양림 매점 ※일부회원은 금원산 바로 아래서 화산
다코스) 8명 금원산 자연유양림 일대 문바위 마애불 유안청폭포 등 산책
나코스 산행시간 11:00 휴양림 입구 미폭 산행 시작--12:40 현성산965m-13:30 현성산 바로 아래서 식사 후 출발--14:10 용서문가바위 조금 지나서 왼편 하산--14:50 지재미골 금원산 길 합침--15:30 바휴양림앞 삼거리 상점
회비 30,000원
교통편 관광버스 45인 25인승 2대
기타 식사 산청군 신등면 면소재지
산행 대장 박병갑 010-9318-8382
석봉산악회 051-895-0732
다음카페 석봉 산악회(pssukb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