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암학당 5월 교양강좌의 주제는
<레스 푸블리카와 레스 프리바타: 키케로의 공화국과 박근혜의 가족국가에 대하여>입니다.
이번 강좌를 맡아주신 선생님은 전남대학교 철학과에 재직하고 계신 김상봉 선생님입니다.
김상봉 선생님은 칸트로 박사학위를 하셨으며,
이 연구의 연장으로는 《자기 의식과 존재사유》를 내셨습니다.
또한 그리스고전에 대한 깊은 관심과 해박한 지식으로 《그리스비극에 대한 편지》을 내셨고,
《나르시스의 꿈》, 《서로주체성의 이념》, 《철학의 헌정》으로 서양정신을 넘어서고자 하는
자신의 사상을 펼치고자 하셨으며,
이론의 영역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철학을 현실에 실천하는
《학벌사회》, 《도덕교육의 파시즘》,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를 내놓으셨습니다.
이번 강좌는 김상봉 선생님의 이와 같은 학문적 여정이 농충되어 있는 주제로서
섣부르게 대신 소개를 드리기보다는 김상봉 선생님이 직접 보내주신 강의소개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짧게 잡아도 4.19 이래의 역사가 하나의 시점으로 모이는 것으로 보이는 2017년의 봄에
문명사적인 시각에서 현재의 한국사회의 정치와 경제를 조망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맞아,
촛불의 정신을 사유의 힘으로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1. 주 제 : 레스 푸블리카와 레스 프리바타: 키케로의 공화국과 박근혜의 가족국가에 대하여
2. 강 사 : 김상봉(전남대 철학과 교수)
3. 일 시 : 2017년 5월 20일(토) 오후 3시~5시
4. 장 소 : 정암학당 서울 연구실 대강의실(서초구 동광로 65 방배빌딩 401호)
* 아래에 김상봉 선생님의 강의소개를 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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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제목: 레스 푸블리카와 레스 프리바타: 키케로의 공화국과 박근혜의 가족국가에 대하여
강사: 김상봉(전남대 철학과)
강의 개요:
이 강좌에서 저는 국가와 경제의 문제를 다소 포괄적인 관점에서 고찰하려고 합니다.
오이코노미아라는 말의 뜻이 가정관리였던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원래 고대 사회에서 경제는 집안일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폴리테이아는 오이코노미아와는 구별되는 정치적 삶의 지평이었습니다.
이 구분은 로마시대에도 res privata와 res publica의 구분 속에서 이어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근대에 이르면 oikonomia가 polis 곧 국가의 일이 되어,
political economy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근대성을 말할 때, 우리는 정치적 지평에서 시민혁명이나 근대적 공화국의 이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친숙하게 잘 알고 있는 편이지만,
경제가 가정일에서 나랏일로 바뀐 사정과 의미는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 강좌에서 저는 이 변화를 간단히 되돌아보고 그 의미를 같이 생각해 보려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역사적 호기심 때문이라기보다는
오늘날 한국의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을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경제가 나랏일이 되었다는 것은 경제가 공공적인 일, 즉 말 그대로
res publica(public affair)가 되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하지만 경제의 공공성의 개념은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성찰된 적이 없습니다.
한국 경제는 외형적으로는 첨단의 산업 국가처럼 보이지만, 내면적 작동원리를 보면
가족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국민 경제(political economy)의 시대에
가정관리술(oikonomia)로서의 경제에 머물러 있는 것이 한국 경제의 실상인 것입니다.
생각하면 박근혜의 탄핵이나 이재용의 구속 사태 같은 것이
모두 이 불일치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새로운 정부의 출범과 함께 한국인들이 새로운 사회를 향한 출발점에 선 지금
경제의 공공성의 의미를 돌이켜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려 합니다.

참고 서적:
만약 가능하다면 제가 2012년에 출판한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꾸리에)라는 책을 참고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정암학당 홈페이지 공지 원문 보기 http://www.jungam.or.kr/blog/69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