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연세 높아지시다보니 [올해 85세]
이젠 어딘가 길 나서시기에 조금 버거워하신다.
작년겨울...
아이고... 죽기전에 니그 외갓집 선산에 한번 다녀오고 싶은데...
라고 지나가듯 말씀하시던 것이 못내 맘에 걸려서 날 잡았다가
폭설이 쏟아지는 바람에 봄으로 훌쩍 미루다 미루다... 어쨋든 가기로 결정!!!
외갓집 선산이 쩌어기~ 남도 끝자락 사천시!!!.. 멀다~ 끙...ㅎㅎ
혼자 운전하며 당일치기는 솔직히... 조금 버거워도 어찌 해보겠는데
내가 엄마를 부축해서 산을 오르는일은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라...ㅎㅎ
울 언냐랑 함께 가려고 날 잡자니... 에효~
새털같이 많은 날들 같지만... 뭔가 서로 맞추려면 어찌나 복잡하든지...^^;;
더구나 어느날 갑자기 띠리링... 고모~ 언제 선산한번 안 가실라우??
우째 올핸 꼭~ 한번 다녀오고 싶은데 말이죠...하고 걸려온 외사촌 언냐의 전화..^^
그렇게 언냐, 나, 외사촌 언냐... 셋이 일정을 겨우 맞춘게 5월 1일!!!
랄라룰루.........ㅎㅎ
날씨조코~ 분우구 조코~... 성묘가 아니라 봄소풍 떠나는 맘~^^

사천시 곤명면에 위치한 어느 산자락 밑...
저기 올라가다 어느지점쯤에 있다하셔서 길 바른곳에 주차하고
언냐둘이 엄마 뫼시고 올라갔고 나는 차에서 여기저기 사진 찍기 시작~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살랑거리고...
슬~슬~ 떠가는 흰구름은......... 기냥냥냥 내맘처럼 둥실~ 떠 있꼬~ㅎㅎ


그러다 갑자기 눈에 들어 온 땅바닥...
갠적으로 난... 시골길에서 매번 느끼는 소소한 감정이 경이로움이다.
인간들 편할라꼬 길을 만들고...
울퉁불퉁이 싫다고~ 비나 눈이라도 오면 질컥거리는 지저분함이 싫다고~
샥~ 다 시멘 포장해버린... 그런 좁은 길바닥에도
조금씩 세월이 지나다보면 그 사이라도 기어히 뚫고 기어나오는 잡초라니...^^;;
첨엔 아주 연약한 풀 몇포기였지만
한해 한해 갈수록... 꾸준히 자리를 넓혀가는 그 강인함... 머쪄브러~~ㅎㅎ


어어??.......... 내 그림자가 왜? 원통인겨??...........@@
ㅎㅎㅎㅎ
다 벗겨져가는 시멘바닥 색깔과 내 그림자, 그리고 풀숲의 색감이 좋아서
막 핸펀 들이대고 찍는 순간 지나가는 바람이
나으 살랑거리는 옷자락을 갑자기 확~ 부풀렸다능......... 믿거나 말거나~ㅋㅋ


이 새끼손톱만한 잡초의 이름이 먼지는 몰라도... 이뿌다~
야야... 니 이름이 모냐??....................^^

이 길 타고 운전함서 들어왔다능...
행여라도 나 들어올 때
맞은편에서 차라도 한대 나오면... 대략 난감일 그런 좁은 길............ㅎㅎ

튼실한 나무둥치에 이제 막 여린가지 뻗어내는 순한 연둣빛이
둥실 구름 떠가는 하늘색과 잘 어울린다...ㅎㅎ



올라오던 찻길따라 슬슬 산책(?)하는데 철쭉(?) 한무더기 피어있다.
......... 도시촌년이다보니 꽃을 확실히 모르는데...
진달래보다는 뭔가 억시게 보이는 게... 철쭉인듯~...... 아님말고...ㅎㅎ

나름 햇볕 드는곳과 안 들어오는 곳을 적절히 배치함서...ㅎㅎ
핸펀으로도 접사가 잘 되길 빌면서 확~ 끌어당겨 찍은 사진...
핸펀이 이 정도면... 쓸만한겨~ 라고 혼자 위로...ㅋㅋ

아~ 근데... 고 순간에 운 좋게 벌 한마리가 윙~ 함서
내 귓등을 살짝 건들며 지나가더니 바로 위 사진찍던 꽃에 착~ 앉드란 마리쥐~~
잉??......... 무슨 이런 횡재?? 함서... 재빨리 다시 한컷~ 건졌당........ ㅎㅎ


기분좋게~ 꽃을 찍고 돌아서는데...
꽃이 무리지어 피어있던 위치가 살짝 굽이져 돌아가는 곳이여서인지
볕의 들고 안들고의 차이가 묘하게 색감의 차이를 보여준다.

선산쪽으로 올라가는 길목........... 그 아래에서~^^;;
내는... 경사가 좀 심한곳만 봐도 속이 울렁거려~~ㅋㅋㅋㅋ
이리저리 휘적휘적 평지만 골라서..ㅎㅎ 돌아댕기는데 핸펀이 울린다.
선산 있는 곳에서 내려오다 어딜 잘 못 들어선건지
내 차 있는 곳이 아닌... 마을 입구쪽으로 나가버렸단다... 잉??..........@@
길가에 앉아 있을테니까 어여 나와라~는 말에 부랴부랴
차로 돌아와서 운전하고 나가는 길...

들어올 때는 보지 못하였던 예쁜 나무 두그루...ㅎㅎ
요거~ 운전하다 딱... 멈춘채 차 안에서 찍응거...
근데... 좀 쓸만하게 나온거 맞쥬??...............ㅋㅋ
오랜만에 가족의 흔적을 찾아 떠난... 의미있는 여행.
남자형제 다 떼버리고...ㅎㅎ
달랑 둘뿐인 여자형제인 언냐랑 나랑 엄마모시고 다녀온 길...^^
난 비록 봉분을 직접 눈으로 보지는 못하였지만
적어도 어떻게 생긴 산세에 누워 계신지 감이라도 잡을 수 있었던...
그리고 울 엄마는 혹여 다시는 못가보시더라도
빛 밝은 봄날에 한번 다녀가셨다는 기억만으로도 회한이 남지 않을 그런 여행.
2013년 5월 첫날... 수요일은 내 기억속에 행복으로 남을것 같다...^^
요런게 힐링인겨~^^;;
들풀에 깃든 사랑... Arnold W. Shim
첫댓글 다이쁩니다..
글도 이쁘고,,하늘도 이쁘고 길에 잡초도 이쁘고,,
근데..
제일 이쁜건 해바라기님 마음입니다..
어머니 잘해드리시는것이 여간 이쁘지않습니다..,이 또한 축북입니다..^^
누구에게나 어미는 특별함이겠지만...
저에게 엄마는... 특별함 그 이상이신데...ㅎㅎ
아죄님의 마음을 미루어 짐작한다 말하기 좀 그렇지만
그래도 제가 가끔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저려지곤 해서인지
정말... 한 200%쯤 공감하는 심정이라 위로를 보태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리 애닳아하시는 맘이 있으므로 다시 일어나지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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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림자가 펭귄 같어요...ㅎㅎ
좋은 햇살 행복한 시간 되었구랴...ㅎ
알음성 댓글보고 다시 올라가서 바라보니...
쩝~ 펭귄... 맞잖아여~~ 치이...ㅎㅎ
당일치기로 다녀왔는데도 피곤치 않을만큼 햇살이 좋았어용..^^
그린색이 유난히 아름다운 봄의 정서...
자연의 운치가 있는 길목이랑..음악이 너무나 잘 조화롭군요...
걍 취해삐린다는.......
역쉬~ 한 여름의 진한 초록보다는
여린 봄의 연둣빛이 더 예뻐요~ 그쵸??.......^^*
주말인데 언냐도 편한 휴일 되세요~^^
그려요
부모님 살아계실때 한번이라도 더 뵙고 맛잇는거 사드리고...
며칠전 아그들이 잘 간다는 식당에 갔는데
우린 엄마한테 한식을 권햇다
그랬드니 엄마왈 야 나도 니들 먹느것 좀 갖다주라해서
이름도 잘모르겠는 먹물무슨 파스타 등등 이것저것 엄마한테 드시게 햇드니만 맛잇다
하더라구여...
수고했쓰요~~~
~^^
울 어매도 피자랑 파스타 좋아하시는데...ㅎㅎ
엄마랑 만드는 추억을 채곡채곡 저축하는 중입니다...^^;;
통 이믄 어떻고, 사각이믄 어떻습니꽈~~~이쁘기만 하시구먼유.........^^
눈 길 두는 곳마다 초록과 생명이라 좋습니다 ~ㅎ
요즘은 어디를 찍으나 다다다 초록이라서 참~ 좋아용..^^
팝콘님하고는 은제나 함께 할 수 있을끄나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