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들에게 편지한통을☏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세대 간의 대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을 살고 있다는 생각에서 내 자식들에게
현 시국과 관련된
내 생각을 몇 자 적어서 보낸 바 있다.
이 아이들은 나와 생각이 다름은 물론이다.
보잘 것 없는 상식적인 내용이지만
나와 같은 경우를 겪고 있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외람되게 올리는 바이다.
그리고
나와는 생각이 다른 분들께는 해량을 구하는 바이다. 그분들의
생각을 깊이 존중하기 때문이다.
※아들들에게
요즘 우리나라의 시국이
너무나
걱정스러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 아버지는 정치에 문외한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 모두의 이성적인
사고와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만은 힘주어 말하고 싶다.
대통령도
잘못한 일이 있으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고
그것이
탄핵의 대상이라면 탄핵도 해야 되고
나아가서 하야의 분명한
사유가 된다면
하야를 촉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일에는 절차와 순서가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고 민주주의는
절차를 그 원리로 하여 운영되는
정치철학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국가
운영의 철칙이기도 하다.
작금의 언론과 이른바
민투가
보여주고 있는 행태는 이 민주주의의
절차를 사그리 무시하고 떼법, 좋게 말해서
민중이라는 이름을 등에 업고 그 함성으로
국가를 전복하려는 지극히 비이성적이며 반국가적, 반민주적인
모습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것은 마땅히 존중되어야 하지만
그 생각의 객관성과 현실적인 시비와 타당성
여부는
늘 점검되어야 한다.
오늘
우리가 당면한 현실은 누구(대통령)의 잘못을 들춰내고
그것을 끊임없이 과장,
확대 재생산해내는 낭비적인 언행으로
시간을 보내기에는
너무나
엄중한 국면에 놓여 있다.
이런 현실 앞에서 별다른 대안도 없이
내 생각만 가지고 시위로 목청이나
높이는 행위는 자칫 적대세력들에게
어부지리를 제공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니 사실이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생각의 다름이 나쁜 것이 아니라
다른 생각들을 조합하고 융합하여
바람직한 방안을 이끌어내려는 건전한
사고를 부정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생각의 다름은 시비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다름을 변증법적으로 극복하고 보다
나은 차원으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이
되어야 하고 그 계기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오늘
비상계엄 사건으로 촉발된 이 국정의 난맥상도
오히려 세대 간의 인식의 차이와 좌우의
가치관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대화의
호기로 삼는 지혜를 찾아나서야 할,
지금은 그런 때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위기가 바로 기회라는
진부한 금언이
오늘처럼 생생하게 살아나는 때도 없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차이를 넘어서서 나라를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놓기 위해,
다시 말해서 기울어진 국가의 복원력을
회복하고 본래의 목표 지점으로 반듯하게
나아갈 수 있도록 중지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언론은 거의 폭력이나 다름없는,
삼류 주간지라도 그렇게 못할, 과장 왜곡
편향으로 얼룩진,
그야말로 국정을 농단하다시피 하는
사디즘적인 보도를 자제하고 팩트에
충실하고 대중의 지혜를 모을 수 있는 공론의 장,
목탁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언론이 이성을 상실하고
선정,
선동적인 보도를 일삼고 있다면 그런 언론은
바로 사망을 선고받아야 할 것이다.
'언론'이라 써 놓고
'마귀'라고 읽어야 하는 불행한 일은 없어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대중은
오늘의 사태를 정치적인 반전의
호기로 알고 대중을 선동하는 일부 불순한
정치 세력들에게 그 우국충정을
이용당하는 우를 범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사랑하는 아들들아,
많은 인생 처세훈이 있지만 그 기본은
균형 감각이 살아있는 세계관과 가치관을 정립하고 그 바탕 위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말하는 윤리 도덕의 기본이기도 한 것이다.
이 아비나
너희들이나 숙고되지 않은 생각,
편향된 사고, 고민을 거치지 않은 판단을 마치
무슨 신념이나 되는 것처럼 받들고 거기에
함몰되어 부화뇌동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도록 하자꾸나.
이 어지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너희들이 안쓰럽구나.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이,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허구 한 날
이전투구를 일삼아 온 이 아비와 같은
우매한 구세대에게 있음을 생각하면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구나.
그러나
우리가 자괴감에 빠져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지 않느냐.
이 난국을 타개하는 일에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우리 부자간에 머리를 맞대고
진정 국익에 도움이 되는 길은 어디에 있는지
함께 고민하고 찾아보도록 하자.
늘
건강하고 가족이 화목하고 가정이
평안하기를 이 아비가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