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화전문지 제작 보도 잇따라 감독 "3D로 관객 빠져들게 할 것" 정부 "촬영지 등 최대한 지원"
6·25 전쟁을 소재로 한국에서 촬영할 할리우드 3D 대작이 서서히 그 얼개를 구체화하고 있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의 에릭 브레빅(53) 감독이 1950년 장진호 전투를 소재로 찍을 이 영화엔 '혹한의 17일(17days of Winter)'이란 제목이 붙었으며, 한국 정부와 관련 단체의 지원 약속을 받았다고 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를 비롯한 영화 관련 주요 외신들이 최근 잇따라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 이 영화는 총 제작비 1억3000만달러(약 1500억원) 가운데 8000만달러를 이미 확보했다. 현재 브레빅 감독과 제작사인 '매드미디어(대표 제이슨 원)'가 올 연말 크랭크인을 목표로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개봉은 2012년으로 잡고 있다.
▲ 장진호 전투에서 중공군의 포위를 뚫고 흥남으로 철수하던 미 해병대원들이 1950년 12월 눈밭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AP 자료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민국재향군인회도 이 영화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외신들은 문화부 담당자를 인용,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한국 관련 영화를 찍는 것은 근래 들어 처음이므로 영화의 한국 로케이션을 최대한 지원키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또 박세환 대한민국재향군인회 회장은 "각종 장비와 무기, 촬영지 제공과 군의 협조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하겠다"며 "모든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영예로운 희생과 숭고한 업적을 알리는 데 기여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영화에는 한국과 미국, 중국 배우들이 참여하고, 촬영은 물론 3D 작업 일부도 한국서 완성될 전망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브레빅 감독은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특수효과 위주의 스펙터클을 염두에 두는 건 아니지만, 3D는 이 영화에서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사적 배경 속에서 인물 이야기를 전달하려면 관객이 캐릭터에 감정이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려면 3D를 이용해 관객이 영상에 완전히 빠져들게끔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혹한의 17일'의 배경이 된 장진호 전투는 1950년 겨울 미군 제1해병사단이 함경북도 장진호 근처에서 중공군 7개 사단에 포위되면서 벌인 싸움으로, 극심한 추위와 험준한 지형 속에 6500명 넘는 미군 사망자를 낸 격전이었다. 미국 전사에서 '사상 최악의 고전(苦戰)'으로 일컬어지고 있으며, '잊힌 전쟁(Forgotten War)'으로도 불린다. 브레빅 감독은 "이 잊힌 전쟁을 알릴 필요가 있으며 이제 우리는 그토록 비인간적인 환경에서 피어난 인간애를 강렬한 스토리로 엮을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브레빅 감독은 '토탈 리콜(1990)'로 아카데미 특수효과상을 받은 특수효과 감독 출신 연출자로, 현재 뉴질랜드에서 새 영화 '요기 베어(Yogi Bear)' 마무리 작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