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아름다워><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그들이 사는 세상><괜찮아 사랑이야> 등 삶을 위로하는 명작들로 우리 시대 최고의 감성 작가로 사랑받는 노희경의 대표작 ‘엄마의 치자꽃’
12년전 가족을 버리고 떠난 남편을 원망은커녕 모두 자신의 잘못이라는 엄마, 윤자. 매일 같이 언제 걸려올지 모를 전화를 기다리며 전화기를 닦고, 1인분의 밥을 남겨두고, 대문을 잠그지 않은 체 남편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희수와 지수, 두 딸을 키우며 살아왔다.
똑똑하고 능력 있는 기자로 인정받는 첫째 딸 희수, 냉정하고 자기중심적이어서일까? 집 나간 아빠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엄마가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 자신은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큰소리 치지만 남편 은우와 이혼 하게 되고, 겉으로는 아닌 척하지만 남편 은우를 기다린다.
프로 댄서를 꿈꾸는 막내딸 지수, 집 나간 아빠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아빠를 미워하지 말라는 엄마와 자신을 무시하고 구박하며 잘난 척하는 언니 희수가 이혼한 남편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우습기도 하고 화가 난다. 자신은 절대로 두 여자처럼 남자에게 휘둘리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반항한다.
그렇게 세 모녀는 서로의 아픔과 현실을 외면하며 살던 중 엄마의 위암 소식을 듣게 되는데... “죽는 게 뭔지 알아? 평생 보지도 만지지도 목소리도 듣지 못 하는거... 엄마가 죽는 건 괜찮은데... 정말 괜찮은데... 보고 싶을 땐 어떡하지? 문득 자다가 손이라도 만지고 싶을 땐 어떡하지? 그걸 어떻게 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