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호 대청소하는 날, 이민철 씨는 꼼꼼히 먼지가 쌓인 선반과 장판을 쓸고 닦아냈다.
청소가 끝나고 깨끗해진 모습에 매일 이렇게 청소하자 말씀드리고 싶었다.
기록과 지원 회의를 통해 알게 된 이민철 씨는 때와 장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청소를 마치고 좋은 곳에서 티타임 가지자 말씀드렸다.
“이민철 씨, 여쭤볼 게 있는데 오늘 저랑 드라이브하고 좋은 곳에서 티타임 가지지 않으실래요?”
“코로나 때문에 밖에 나가면 안 되는데요. 그리고 그런 거 잘 안 먹어요.”
“제가 쏘겠습니다.”
“그럼 어디로 갈 건데요?”
“저는 아는 곳이 없는데 혹시 이민철 씨 아는 곳 있으세요?”
“전에 채영 선생님하고 갔던 곳이 있는데 거기 블루베리 맛있던데.”
“그럼 블루베리 사서 어디서 먹으면 좋을까요?”
“창포원이 안 좋겠습니까. 저번에 보니까 다른 애들도 갔던데.”
“좋습니다. 그럼 음료 사서 창포원에서 마시고 이야기도 나눌까요?”
“네”
오후가 되어 이민철 씨가 알려주는 데로 카페를 찾아갔다.
이민철 씨가 좋아하는 투썸플레이스의 블루베리 스무디를 포장해 창포원으로 향했다.
창포원에 도착해 정자에 자리를 잡고 앉아 이민철 씨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오늘 대청소했는데 집이 정말 깨끗해졌더라고요.”
“그렇죠.”
“이민철 씨는 청소하고 어떠셨어요?”
“좋죠. 깨끗하니. 근데 어르신이 청소를 안 해서 나도 안 해요.”
“어르신은 허리가 아프셔서 그런가 봐요. 어르신이 안 하시면 저랑 청소해보는 건 어떠세요?”
“선생님이랑요? 언제요?”
“자주 하면 좋죠. 매일 하면 더 좋고요.”
“그럼 그래봅시다.”
“저는 청소할 때 뭐를 하면 될까요?”
“선생님이 밀대 하세요. 민철이가 청소기 돌릴 테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아침부터 하는 거 어떨까요?”
“네. 그렇게 합시다.”
이민철 씨는 드라이브하는 차 안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 보고 싶은 가족, 친구 이야기,
그동안 복도를 오가며 이민철 씨께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오늘 이야기는 대부분 처음 듣는 이야기가 많았다.
이민철 씨에게 드라이브하는 차 안도 직원과 오롯이 대화하기 좋은 장소였나 보다.
“효진 선생님하고 나오니까 좋네요. 다음에 또 같이 나오죠.”
“저도 좋습니다. 다음은 언제 나올까요?”
“아무때나 나오면 되죠.”
“내일은 어떠세요?”
“내일? 좋죠. 내일은 마리 갈까요?”
“좋습니다.”
이야기를 마칠 즈음 내일 티타임 장소를 정했다.
2021년 8월 4일 수요일, 박효진
이민철 씨 마음에 이웃들이 어디 다녀온 이야기들이 남아있었나 봅니다. 블루베리와 창포원에서 물어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민철 씨의 직장을 처음 동행하던 날, 이민철 씨께 어떻게 청소해야 하는지 여쭈니 오늘처럼 말씀하셨었어요. 자기 일이라는 게 분명했었습니다.
이민철 씨께서 박효진 선생님과 드라이브하면 앞자리에 앉는다 하시더라고요.
앞자리... 이민철 씨께는 중요해 보였습니다. 최희정
이민철 씨가 이렇게 의지를 갖고 선뜻 무엇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처음 봅니다. 이민철 씨 말씀마다 제 귀를 의심하며 놀라고, 박효진 선생님 말씀마다 제 무릎을 치며 감탄합니다. 저 깊은 곳에 봉인했던 자기 이야기를 이렇게 일찍 꺼내시다니, 한편 놀랍고 또 죄송했습니다. 요즘 민철 씨를 보면 ‘물 만난 물고기’ 같습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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