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추석이 낼모레인데 열대야로 고생하는 나날이 이어집니다.
여름이라서 그랬던 것은 이해가 되는데, 가을에도 이러면 좀 이상한 게 맞지요?^^*
어젯밤에 고등학교 동창 모임에서 오랜만에 곡차를 좀 마셨습니다.
오랜만에 알코올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쓰는 말을 우리말로 적는 방법을 외래어표기법이라고 합니다.
우리말에서는 외래어를 적을 때 긴소리(장음)를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오사카'라고 쓰지 않고 '오사카'라고 씁니다.
team도 '티임'이라고 적지 않고 '팀'이라고 적습니다.
사실, 긴소리를 써서 외래어를 적어 주는 것이 그 말을 쓰는 외국 발음에 더 가까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외래어표기법은 외국인을 위한 게 아니라, 우리말을 쓰는 우리를 위한 겁니다.
외국 현지 실정에 맞게 긴소리를 다 받아서 적어주려면 너무 복잡하고, 일일이 기억하기도 힘들 겁니다.
외래어를 우리말로 적을 때 긴소리를 쓰지 않으면, 이런 걱정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 우리말도 긴소리를 적지는 않습니다.
잠자는 밤과 먹는 밤은 긴소리와 짧은소리로 발음은 다르지만 적기는 같이 적습니다.
입에서 나오는 말과 타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알'이나 '바암'으로 적지 않습니다.
우리말도 이렇게 긴소리를 따로 적지 않는데, 외래어를 적으면서 굳이 긴소리를 적을 까닭이 없잖아요.
그런데 세상에는 늘 예외가 있습니다. ^^*
alcohol을 우리말로 적으면 '알코올'입니다. 긴소리를 인정하지 않으므로 '알콜'이 맞을 것 같은데...
이건, 같은 유형의 화합물인 에탄올, 메탄올 등과의 관련성을 밝혀주기 위해
'알콜'이 아니라 '알코올'로 씁니다.
그런 게
셀룰로오스, 말토오스, 리보오스, 락타아제, 말타아제 따위가 있습니다.
더 재밌는 것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기존 표기와 대한화학회 표기법을 모두 허용합니다.
따라서, 프럭토오스, 클루코오스, 말토오스, 스크로스, 락토오스, 펜토오스, 헥소오스,
갈락토오스, 셀룰로오스, 마노오스, 카르복시산처럼 긴소리로 적어도 됩니다.
어지럽지요. ^^*
정리하면,
셀룰로스/셀룰로오스, 말토스/말토오스, 리보스/리보오스 모두 맞지만,
자주 쓰는 알코올은 알콜로 쓰지 않습니다.
정말 어지럽지만 사용하는 언중이 앞장서서 사용하면 언젠가 제자리를 잡을 것입니다.
저는 쉬운 우리말이 더 좋습니다.
'알콜'이나 '알코올'보다 그냥 '곡차'라고 하는 게 더 좋더라구요.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