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식을 잃은 부모 마음은 어떠한 말로도 나타내기 힘들지요.
작년 여름 수해현장에서 압타깝게 목숨을 잃은 채상병특검이 아직도 오리무중입니다.
죽음의 책임을 가리자고 하니 문제가 꼬일대로 꼬여버렸지요.
많은 이들이 “슬픔으로 가슴이 메어진다.”라고 표현하는데,
이 말은 “슬픔으로 가슴이 미어진다.”라고 해야 올바릅니다.
‘뭔가가 가득 차서 터질 듯하다’는 뜻의 말은 ‘메어지다’가 아니라 ‘미어지다’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슬픔이나 고통이 가득 차서 가슴이 터질 것 같을 때에는
“가슴이 미어진다.”와 같이 ‘미어지다’를 써야 함을 알 수 있지요.
그렇다면 ‘메어지다’는 어떤 뜻으로 쓰일까요?
이 말은 ‘메다’에 ‘-어지다’가 붙은 말로 분석할 수 있는데,
‘메다’는 “목이 메다”처럼 “어떤 감정이 북받쳐 목소리가 잘 나지 않다.”는 뜻으로 쓰는 말입니다.
따라서 ‘메어지다’라고 하면 ‘감정이 북받쳐 목소리가 잘 나지 않게 된다’는 뜻임을 알 수 있지요.
그렇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경우에도 “목이 메어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와 같이
‘메어지다’보다는 ‘메다’를 쓰는 것이 일반적이거든요.
‘메어지다’와 ‘미어지다’처럼 작은 발음 차이로 쓰임이 달라지는 말들 가운데
‘엇갈리다’와 ‘엇걸리다’가 있습니다.
가령, “팔을 엇갈리게 마주 잡으세요.”라는 말에서는
‘엇갈리게’가 아니라, ‘엇걸리게’라고 표현해야 합니다.
‘팔, 다리 따위가 이리저리 서로 겹쳐 놓이거나 걸리다’를 뜻하는 말은
‘엇갈리다’가 아닌 ‘엇걸리다’이기 때문이지요.
“훈련병들의 총이 길가에 엇걸려 놓여 있다.”에서도 ‘엇걸리다’를 써야 합니다.
이에 비해 ‘엇갈리다’는
‘서로 어긋나서 만나지 못하다’라든지, “그와 의견이 엇갈렸다.”처럼
‘생각이나 주장 따위가 일치하지 않다’는 뜻으로 쓰는 말입니다.
채상병특겁법도 여당 야당간 의견이 엇갈려서 이처럼 지지부진한 겁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