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에게 새 학기가 시작되는 9월은 정말 바쁜 달이다. 2학기 학부모 상담이 몰려 있는 데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현장‧체험학습 시즌이기 때문이다. 방학 동안 가정에서 활력을 충전한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요즘엔 느닷없는 ‘미세먼지’ 공격에 교실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재를 활용해 가을의 불청객 ‘미세먼지’로부터 우리 아이들과 교사의 건강을 지켜낼 수는 없을까?
미세먼지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물질로 대기 중에 오랫동안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직경 10μm 이하의 입자상 물질’을 말한다. 대기오염과 호흡기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황사와 유사하지만 자연현상에 속하는 황사와 달리 화석연료 사용 등으로 발생하는 인공물질이다. 정의상 입자 크기가 10μm 이하인 경우를 미세먼지(PM10), 이 중 크기가 2.5μm이하인 경우를 초미세먼지(PM2.5)라고 부른다.
염증‧조직손상 일으키는 미세먼지
미세먼지가 해로운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폐를 비롯한 호흡기관 자체에 산화작용(Oxidation)을 일으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호흡기관을 통과해 몸 안에 들어가 혈관을 따라 전신을 순환하면서 조직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유해 작용으로 특히 천식, 기관지염, 심혈관질환 또는 뇌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악화되거나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세먼지의 유해 작용으로부터 기관지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맥문동(麥門冬)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맥문동은 전통적으로 건조한 기침, 점액성의 끈끈한 가래, 변비 등을 개선하는 데 활용돼온 약재로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맥문동은 대한민국약전에는 식물 맥문동(Liriope platyphylla Wang et Tang) 또는 소엽맥문동(Ophiopogon japonicus Ker-Gawler)의 뿌리부분으로 두 가지 종이 기재돼 있으나, 중국약전과 일본약전에는 소엽맥문동만 약용식물로 기재돼 있다.
그 이유는 맥문동의 주성분인 사포닌류 성분 오피오포고닌(opiopogonin A, B, C, D)과 플라보노이드류 성분인 오피오포고논(ophiopogonone A, B), 메틸오피오포고논(methylophiopogonone A, B), 오피오포고나논(ophiopogonanone A), 메틸오피오포고나논(methylophiopogonanone A, B) 등이 소엽맥문동에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연구결과에서도 항염 효과가 있는 플라보노이드류 성분인 오피오포고논 E와 H(ophiopogonone E, H)가 소엽맥문동에 함유돼 있다는 것이 밝혀진 바 있어 맥문동은 시중에 유통되는 것 중 소엽맥문동을 사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또 식물 맥문동과 소엽맥문동은 별개의 종으로, 꽃의 형태와 열매 색깔로 명확하게 구분되지만 말려 놓은 뿌리의 단면이 유사해 일반인이 혼동하기 쉽다. 때문에 보다 정확한 기원식물인 소엽맥문동(이하 맥문동)을 안전하고 유효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한약국(한방 약국)을 방문해 한약사에게 문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항염‧항산화 작용…호흡기 손상 예방
맥문동에 함유된 사포닌은 항염‧항산화 작용을 해 미세먼지로 호흡기 점막 조직이 손상되는 것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맥문동 물 추출물은 기관지 점막의 점액 분비를 촉진하고 섬모운동을 증강하는 작용이 있어, 목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함과 동시에 가래 배출을 쉽게 만들어 준다. 이런 작용은 기관지 점막에 부착하는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맥문동에는 강력한 기침 억제 작용(진해작용)이 있는 사포닌류 성분인 오피오포고닌(opiopogonine D)과 플라보노이드류 성분인 메틸오피오포고나논(methylopiopogonanone A, B)이 함유돼 있다. 흥미롭게도 주로 뇌 연수 기침중추의 전달로를 억제하는 중추성 진해제(주로 마약성 진해제로서 코데인, 디하이드로 코데인 등이 있다)와 다르게 맥문동은 기관지 평활근 수축을 억제하거나 자극발생을 억제하는 말초성 진해제로서의 약리작용을 가진다. 또한 맥문동 물 추출물은 폐포의 상피세포에서 포스파티딜콜린(phosphatydylcholine)의 분비를 촉진시켜 거담작용에 유효하며, 기관지 수축을 억제해 기관지를 확장하는 약리작용도 나타낸다.
맥문동 달인 물 복용하면 효과
미세먼지로 목이 불편하다고 느껴지면 잠시 시간을 내 맥문동 달인 물을 복용하기를 권한다. 만일 목이 칼칼하다면 지난 글에서 소개한 감초, 혹은 길경 달인 물을 활용하는 가글을 병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맥문동과 감초 등의 조합으로 구성된 처방인 ‘맥문동탕’ 과립(한방의약품)을 한방 약국에서 구매해 활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가을의 불청객 ‘미세먼지’로부터 우리 아이들과 교사들의 기관지 건강을 지키는 데에 천연 약재인 맥문동을 활용해보기를 바란다. 끝으로 맥문동의 약효를 충분히 얻으면서도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맥문동을 내복하는 법=1회 용량은 일반적으로 60kg 성인 기준 약 3g 정도가 적절하다. 그러나 용량은 개인차가 있으므로 약 3~9g 내에서 변동할 수 있다. 문헌에 특별한 부작용은 기재돼 있지 않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1. 맥문동 30g을 칭량해 물 2.5~3리터에 넣고 2시간 정도 달이면서 약 1리터로 줄어들 때까지 졸인다. 이때 사포닌 성분에 의해 거품이 생기므로 넘치지 않도록 가스 불을 조절해야 한다.
2. 졸인 맥문동 물 추출물을 상온에서 식힌 후 냉장 보관하고 하루 동안 필요한 용량만큼 휴대하면서 필요할 때 복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