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초산장 이야기 1336회 ) 야생초 반찬
2024년 8월 11일, 일요일, 맑음
8월 9일 낮에는 두구동 석갈비 집에서
제자들과 점심을 같이 먹었다.
참석한 사람은 김현정, 조미형, 최현진 씨.
김현정 씨가 <초등 문해력을 부탁해>를 펴냈고,
최현진 씨가 <고기를 먹으면 왜 지구가 아플까?>를
펴낸 기념으로 모였다.
양지영 씨도 오려고 했는데 바쁜 일이 생겨서 못 왔다고.
세 사람은 신세계 동화교실에서 내게 배운 제자들인데
책을 내거나 좋은 일이 있으면 이렇게 모인다.
돼지갈비와 냉면을 맛있게 먹고
무목 카페로 자리를 옮겨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으며 더위를 식히다가
해가 많이 기울어진 뒤에야 헤어졌다.
덕분에 잘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나는 번번이 얻어먹은 게 마음에 걸려
내가 만든 뽕잎차를 선물로 주었다.
모두 감사합니다!
더위가 절정이라 유여사와
배내골 철구소로 놀러갔다.
부산 근교에서 최고의 피서지다.
물이 맑고 깨끗한데다 어른 키보다 깊은 곳이 있어서
수영을 즐길 수도 있다.
유여사는 수영을 잘 하지만
나는 계곡에 가도 물가에 앉아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이번에는 하도 더워서 구명조끼를 입고
물속에서 수영을 엄청 많이 했다.
유여사 웬일이냐며 놀랄 정도였다.
얼마나 오래 물속에 있었던지 체온이 떨어져서
할 수 없이 나왔다.
오늘은 정현진 씨와 최미영 씨가 놀러 왔다.
현진 씨는 고기를 못 먹는다고 해서
약초닭백숙 대신에 호박갈치 찌개를 해주었다.
뽕잎 밥에 가지나물과 오이무침을 반찬으로 만들었고,
상추와 깻잎, 차조기를 쌈으로 내놓았다.
나 혼자 있을 때는
야생초를 반찬으로 만들어 먹는다.
환삼덩굴을 찌면 호박잎과 맛이 비슷하다.
밭에서 골치거리인 쇠비름을 데쳐서
막장과 참기름을 넣고 무치면 부드러워서 나물로 손색이 없고
가막사리 잎도 먹을 만하다.
지금은 조금 쇠었지만 명아주, 비름, 모시잎도 데치면
괜찮은 나물 반찬이 된다.
나는 시장에서 사 먹는 채소보다
건강에 더 좋은 야생초 반찬을 돌아가며 먹는다.
나 없을 때 소나기가 왔는지
범초산장 계곡물이 조금 늘었다.
아무리 가뭄이 오래 계속 되어도
저 계곡물이 완전히 마른 적은 없다.
거의 다 말라가면 집 옆에 있는 저수지 말고
산 위에 또 다른 저수지가 있기 때문에
그걸 열어서 물을 내려보낸다.
그러면 계곡이 다시 채워진다.
산 사람 입에 거미가 줄을 칠 수 없듯이
이 계곡도 어떻게든 채워지는 것이다.
그러니 앞길이 막막하다고 미리 낙담할 필요는 없다.
호박잎이 엄청 많이 번졌는데
호박은 별로 열리지 않는다.
그저 호박잎 뜯어 먹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호박 줄기를 줄로 사다리를 만들어
지붕으로 올려주었더니 무슨 맘인지 다시 내려오고 있다.
올라가 봐야 별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지난주에는 밤에도 산장 기온이 28도 아래로는
안 내려가더니
이번에는 금요일에 26도였고
토요일 저녁에는 23도까지 내려가서 서늘하기까지 했다.
이제 열대야가 슬슬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모양이다.
계절이 바뀌는 것을 산장에서 먼저 느낄 수 있다. (*)
첫댓글 야생초로 하시는 건강한
식단이 부럽네여~~
26도~23도 넘 부럽네여~~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