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선과 스킵플로어로 공간을 풀어낸 3대의 협소주택
마포_적은집 C3318
와우산 남쪽자락, 작은 면적의 땅에 3대가 살 집이 올라섰다.
밖에서는 곡선으로 시선을 갈무리하고, 안에서는 부드럽게
서로를 연결하는 공간이 있는 협소 상가주택 사례.
상가의 입구, 주차 공간, 옥상의 테라스까지 시선을 환기시키듯 곡선이 배치됐다.삼대, 협소, 상가의 간격을 맞추다
마포구의 골목사이, 도로와 면한 노출 콘크리트 주택이 조용히 존재감을 드러낸다. 서울로 직장을 옮기게 된 건축주는 본래 가지고 있던 주택에 대한 꿈과, 부모님을 모시고픈 마음, 자라나는 아이들과 수익성까지 한 번에 해결하기 위해 주택 건축을 결심했다. 여러 책과 잡지를 보던 도중, 협소주택이 가진 효율성에 마음이 기울었고 이를 위한 건축사와 대지를 찾기 시작했다. 주거단지의 가로로 길게 형성된 대지. 초기에는 이보다 더 적은 면적이었으나, 시기에 맞게 전면도로 건너편 아파트의 공사로 도로가 다시 개설될 것이라 예상했고, 수차례의 매입 신청 끝에 15m의 땅을 확보할 수 있었다. 자재비 상승과 예산 문제 등이 충돌하며 여러번 설계안이 바뀌게 되었고, 많은 협의와 선택이 발생했다. 건축주의 요구사항은 스킵플로어와 중앙계단, 보이드 공간을 통해 실현됐다. 층으로 분리되고, 다시 계단을 따라 시선으로 연결되는 적은집 C3318의 탄생이었다.
설계상 튀어나온 보일러실의 연통을 가리고자 매스 끝 부분을 연장시켜 가렸다. 곡선의 조형미를 통해 건축물의 존재감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요소.
곡선이 드러나는 입면과 달리 배면은 사각창과 직선들이 정돈된 모습을 만들고 있다.
PLAN
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시 마포구 창전동
건물규모 ≫ 지상 5층
거주인원 ≫ 6명(노부부, 부부, 아들2)
대지면적 ≫ 81㎡(24.50평)
건축면적 ≫ 47.76㎡(14.44평)
연면적 ≫ 173.46㎡(52.47평)
건폐율 ≫ 58.96%
용적률 ≫ 197.7%
최고높이 ≫ 17.64m
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단열재 ≫ 경질우레탄보드 2종2호 + 압출법보온판 특호
외부마감재 ≫ 노출콘크리트(올보수/발수제)
창호재 ≫ 위드지스 알루미늄 단열프레임+불소수지 도장(F3181 Sea Wolf) THK42 삼중유리+THK24 복층유리
내부마감재 ≫ 바닥 - 지복득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주방가구 ≫ 한샘 조명 ≫ T5 LED
계단재, 난간 ≫ 목재/갈바(2t)+도장
전기·기계·설비 ≫ 건우엔지니어링
구조설계(내진) ≫ ㈜이든구조컨설턴트
공사기간 ≫ 9개월
시공 ≫ ㈜영건설
설계·감리 ≫ ㈜공감건축사사무소 02-6271-8903 www.kinfolks.kr
(위, 아래) 블랙 컬러의 현관문을 열고 닫을 때 보이는 모습들. 상가와는 완전히 분리된 위치다.수직 동선에 여러 개의 삶을 담는 방법
노출 콘크리트로 구성된 적은집의 외관에서부터 곡선 존재감이 드러난다. 수직 동선의 중심이 되는 두 계단실은 그 자체로 설계의 중심 역할을 한다. 최소한의 계단을 이용해야 편리한 부모님 세대는 온전히 2층을 사용하고, 3층에서 5층까지는 건축주 부부와 두 아들의 공간이다. 특히 자라날 아이의 공간이 필요할 것을 대비해 스킵플로어를 활용해 미래의 공간 재구획을 대비했다. 곡선과 아치는 내부 인테리어에서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3층부터 시작되어 5층까지 반복되는 중앙계단 선을 부드럽게 함으로써 시선과 움직임에 편안함을 더한다. 또한 중앙 계단을 완전한 실로 막지 않고 일부를 틔워 층으로 구분된 가족들의 시선이 통하는 공간으로 연결되도록 했다. 옥상에서는 구석의 한 부분을 곡선으로 깎아내듯 시선을 틔웠다. 이는 적은집 C3318만의 조망권을 보장하는 뷰포인트다. 건축주는 초기 의도와 설계가 조금 바뀌었음에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만족을 느낄 수 있었다고 조언했다. 10가지의 요구사항을 모두 실현하려 하기보다는, 한두 가지의 포인트를 중심으로 설계를 고민하며 타협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하나의 새로운 삶의 유형이 되어줄 수 있는, 좋은 예시의 건축이다.
2층 부모님 세대의 거실. 부엌과의 구분이 없이 이어지는 직선 형태다.
계단실을 포함해 곳곳에 큰 규모의 채광창을 내어 집 안을 밝혔다.
중앙 계단실은 세 개의 층을 이어주고, 곡선 콘셉트를 가장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곳이다.
3층의 두 번째 거실 겸 주방. 계단실로 인해 개방된 상부가 눈에 띈다.
3층부터 시작되는 중앙 계단실. 백색의 곡선 난간이 그 자체로 조형미를 주는 오브제 역할도 한다.Architecture’s tip : 소재와 공간 설계로 한정된 면적과 예산을 해결하다.
3대가 살아가는 집을 납작한 모양의 작은 대지에 담기 위한 여러 시도가 있었다. 설계가 여러 번 바뀌었는데, 면적을 향한 고민과 함께 설계 기간 동안 오른 건축 물가로 인한 고민이었다. 처음 요구사항이었던 중정 공간은, 가로로 긴 대지의 특성상 구현이 어려워 옥상의 야외공간을 다채롭게 하는 것으로 해소했다. 또다른 요구사항이었던 외관의 벽돌 미장은 벽돌 자체의 두께로 인해 외벽체가 두꺼워지고, 이는 곧 면적 확보가 어려워짐을 뜻했다. 시공비 절약도 필요했던 상황이기에 두께를 최소화할 수 있는 노출 콘크리트를 여러 샘플을 보며 결정했다. 또 면적을 고려하다보니 보일러실이 전면으로 계획되어 연통이 튀어나올 수 밖에 없었는데, 이를 곡선의 매스를 통해 가려 부드러운 외관을 완성했다.
패턴 타일로 구성한 루프탑 수영장은 가족이 애정하는 휴식의 공간이다.
옥상의 한 코너를 깎아내듯 개방해 동네를 조망하는 뷰포인트로 만들었다.
두개의 계단실과 스킵플로어를 통해 바깥에서 봤을 때 창들이 다소 불규칙적으로 보이게 배치됐다. 비교적 큰 규모의 도로변에 위치해있는 주택의 존재감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주는 요소.
건축가 이용의_㈜공감건축사사무소
2012년부터 한국 도시주거의 새로운 대안을 찾기 시작했으며, 척박한 건설 환경에서 젊은 건축가의 역할과 자립을 위한 방법으로 한국형 협소주택(積恩集)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개별의 건축을 집합의 건축으로 확장하고, 새로운 도시주거모델 대안, 빈집마을, 건축학교 등 다양한 형태의 실험을 진행 중이며, 다각적 시선에서 도시재생 활동에 참여할 계획이다.
02-6271-8903 | www.kinfolks.kr
취재_ 손준우 | 사진_ 박초월
출처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2년 10월호 / Vol.284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