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주사 인사
행촌수필문학회 정석곤
덕진노인복지관에서 자율프로그램 이용 소식이 왔다. 이제 탁구를 해도 되겠구나 싶었는데 백신 2차 접종 후 14일 경과된 회원이라야 한다. 실망했다. 나는 2차 접종날이 8월 하순이다. 이제 코로나로 기다림에 이골이 나 두 달 남짓은 아무 것도 아니다.
“언제 맞았냐? 언제 맞느냐? 맞을 때 어땠냐?” 요새 문자와 전화를 주고받거나 만나면 ‘백신 주사’가 인사다. 화두도 백신 주사가 독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접종한 코로나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화이자, 모더나 등 네 가지다. 백신마다 각각 특성이 다르다. 질병관리청은 나이별로 대상자와 접종시기를 정하여 예약을 받아 접종하고 있다. 내 맘대로 백신과 접종시기를 선택할 수가 없어 아쉽다.
아내랑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로 예약과 접종기간이 같다. 예약하는 게 맘에 내키지 않았다. 언론기관이 지난 2월부터 시작한 접종 반응을 연이어 과장한 듯 보도하고 있다. 그게 국민들의 마음에 접종을 두려워하는 그림자로 드리우기 시작한 게다. 접종을 안 하겠다, 접종을 해도 제일 나중에 하겠다는 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접종률을 높이려 접종자에게 자영업, 소상공업, 국내외여행 등 여러 혜택을 내 걸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의 백신개발과 국민들은 자원해서 접종을 받도록 가끔 기도를 했다. 또 접종 뒤에 부작용도 없기를 …. 그런데 백신 접종을 꺼려한 건 왜 그럴까? 아마 점점 심해진 후유증 때문인 듯싶었다. 아내랑 같은 날짜에 예약을 하려다 열흘 뒤인 6월 10일로 잡았다. 혹시 아내나 내가 접종 뒤에 이상이 있을 때 보호자가 되어 빨리 대처하기 위해서였다.
아내는 예약 날에 접종을 받았다. 큰 수술을 받고 나온 환자처럼 후유증 관찰에 예민했다. 강한 체질에다 의사가 부탁한 접종 후 행동요령을 지키고 있어 안심이 됐다. 주사 맞은 부위의 근육에 진통이 조금 있다며 큰며느리가 사다놓은 해열제를 한 번 복용했다. 왼손 활동이 조금 불편하다가 사흘 지나자 괜찮아 다행이었다.
언론이 한 젊은이가 백신 접종 후 ‘혈소판감소성혈전증’으로 사망한 소식을 전하자 국민들은 접종을 더 불안하게 생각했다. 받아놓은 날이라 빠르다. 예약을 취소할까 아니면 미룰까 충동도 있었으나, 맘을 다그쳤다. 전날은 독감예방주사를 맞는다는 생각으로 과로를 피하고 수면시간도 늘렸다. 동네 내과로 갔다. 30여 분간 기다리니 따라온 긴장감이 사라졌다. 예진표를 작성하고 원장의 몇 가지 물음에 수험생 같이 답했다, 간호사는 조금 아프다며 조심스레 주사를 놓았다. 말보다는 더 아팠다. 대기실에 한 시간쯤 앉아 있었을까? 원장은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앞으로 증상과 행동요령을 알려줬다. 특히 3일 동안은 심한 운동과 샤워를 하지 말라는 게다. 방송에서 보고 들은 내용이지만 귀담아 들었다.
아내는 백신 접종 선배라고 부작용이 있는 지 수시로 물어보곤 했다. 체온은 정상이고 몸이 보대끼는 데도 없었다. 다만 아내처럼 주사 맞은 자리에 근육통이 있을 뿐이다. 독감 주사를 맞아도 그 날은 근육이 안 좋으니까 하루를 넘겨보면 될 듯싶었다. 이튿날 해열제를 한 알 먹고 사흘째는 파스를 바르고 부쳤다. 자고나니 아무렇지도 않았다. 꼭 2주가 되는 날, 병원에서 앞으로 2주 이내에 지속적인 심한 두통, 시야 흐려짐, 호흡곤란, 흉통 등 증상이 발생하면 의사의 진료를 받으라는 문자가 왔다. 후유증이 없어 면역력이 생긴 줄 알았는데 더 기다려야겠다.
7월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달라진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1단계가 적용된다. 국민들이 일상을 조금이라도 회복하고 경제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데는 조급한 정책인 듯싶다. 모두가 ‘7월에 다시 만나자.’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도사리고 있어 확산에 비상경고등이 켜질 것이다. 전염률이 알파 변이는 코로나보다 70% 이상, 델타 변이는 알파 변이 보다 60% 강한 걸로 알려졌다. 긴장의 고삐를 늦추어도 될까 걱정이 앞선다.
영국공증보건국은 코로나 변이 감염률을 화이자는 88%, 아스트라제네카 60%, 얀센 90%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도 코로나 변이가 확산될수록 백신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우리나라는 국민들이 백신 접종에 협력으로 오늘 9시 현재, 1차는 국민의 29.4%이고, 완료자는 8.4% 단다. 만나면 먼저 백신 주사 인사로 더 빠른 백신 접종을 해 코로나 확산이 줄어들길 고대한다. 8월이 어서 와 아내랑 2차 접종을 해 코로나에서 자유의 몸이 되면 좋겠다.
(2021. 6.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