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집정부제 개헌 반대‥왜?
시민일보 2014.10.20 15:57:26
지난 16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개헌 봇물’ 운운하며 오스트리아식 이원 집정부제를 개헌방향으로 제시한 바 있다. 개헌이 필요한지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집권당 대표가 개헌방향을 ‘이원집정부제’ 하나로 못 박은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
더구나 여야 개헌론자들이 제왕적 대통령제 타파를 주장하면서 이원집정부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과는 달리 다수 국민이 대통령제를 선호하고 있는 마당이다.
그러면 이원집정부제란 무엇인가.
직선제로 뽑힌 대통령이 국방과 외치(外治)를 담당하고 국회에서 지명된 총리가 내치(內治)를 맡는 제도이다. 물론 이는 권력이 대통령과 총리에게 분산된다는 점에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제도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지는 의문이다.
그동안 필자는 이원집정부제 개헌논의를 반대하는 칼럼을 지속적으로 써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남북대치상황에서 대통령의 권한, 즉 행정부 수장의 권한을 외치와 내치로 나누어 권력을 분산시키는 것은 비효율적일뿐만 아니라, 전쟁발발 등 비상시국에 대처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3대 세습 독재 체제인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마주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무엇보다도 강력하고 신속한 위기 대응 능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에서 이원집정부제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대리기사 폭행사건에서 드러났듯이 그렇지 않아도 ‘슈퍼 갑(甲)질’을 하는 국회의원들에게 ‘제왕적’ 권한이 부여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는 점이다.
사실 개헌론자들이 개헌의 이유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내세우지만 지금 국회 권력은 대통령의 권력을 훨씬 능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가 총리까지 선출할 경우 ‘제왕적 국회의원’ 탄생은 불 보듯 빤하다.
과연 한 사람의 ‘제왕적 대통령’ 대신 300명의 ‘제왕적 국회의원’을 만드는 이원집정부제에 국민들이 얼마나 동의할까?
실제로 이원집정부제를 실시하는 오스트리아에서의 대통령은 국민이 뽑지만 허수아비나 마찬가지다. 사실상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반면 국회의원들이 모여 의회에서 지명한 총리는 행정부 통할, 법률안 제출권, 예산편성권, 행정입법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한마디로 국민들보다도 국회의원들의 힘이 더 커지는 것이다.
가뜩이나 국회의원의 특권이 지나치게 많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마당에 최고 통치자마저 자기들이 직접 지명하게 된다면 국회의원들의 ‘슈퍼갑질’ 행태가 어찌할지는 보나마나다.
국민은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 이원집정부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다.
말이 좋아 분권형이지, 실상은 국가 최고 권력자의 선출권을 국민으로부터 빼앗아 국회의원들인 자신들이 갖겠다는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 국민은 이원집정부제 개헌에 대해 찬성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길리서치 여론조사결과 국민들의 과반 이상이 개헌에 찬성하지만, 여야 정치권이 제왕적 대통령제 타파를 명분으로 내세운 이원집정부제에 대해선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통령제를 크게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길리서치>가 지난 17~18일 이틀간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찬성이 57.8%(적극 찬성 21.9%+다소 찬성 35.9%)로 반대 29.0%(다소 반대 18.6%+적극 반대 10.4%)보다 크게 높았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3.2%였다.
바람직한 권력구조와 관련해선 4년 임기 대통령 중임제에 대한 선호도가 35.9%로 가장 높았고,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가 26.3%였다. 즉 대통령제 선호도가 62.2%로 크게 높게 나타난 것이다.
반면에 이원집정부제(17.9%), 의원내각제(6.5%)에 대한 국민들의 선호도는 크게 낮았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이런 상황에서 만일 김무성 대표나 새누리당 내 비박계, 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 등 국회의원들의 권한을 더욱 강화하려는 정치세력이 야합해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추진하려할 경우 범국민적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은 불 보듯 빤하다.
어쩌면 지금 필요한 것은 슈퍼갑 행세를 하는 국회의원들의 특권을 제약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편집국장 고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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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남북이 통일 된 후에 개헌도 해야하며 지금은 대통령 제로 나가야만 나라의 안정이 유지 될것이다
이원집정제든 상하 이원제든 지금 우리나라 형편에서는 안될 소리다
만일 이원집정제로 개헌이 된다면 우리나라는 매일 혼란이 올것이며 경제 발전도 물건너가고 말것이다
국회의원들이 찢고 까불며 국민 골탕 먹이는 정치 제도 아닌가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