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올해도 여러 마을에 김장 잔치 제안 드렸습니다.
이번에는 제안드릴 때 작년에 여러 마을이 김장 잔치를 이룬 기록들도 함께 보여드렸습니다. 이렇게 이웃들이 모여서 웃고 떠드는 자리를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기록이 있으니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는 과정이 한결 수월합니다.
지역사회의 반응도 긍정적입니다. 글을 꼼꼼히 읽어보시는 분도 계셨고, 사진만 보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모두 관심 가지고 이것저것 여쭤보셨습니다. 덕분에 작년보다 많은 6개 마을이 함께 해보자고 흔쾌히 나섰습니다. 올해 기록도 잘해놓는다면 내년에는 더 많은 마을이 함께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벌써 두 마을은 김장 잔치 이루었습니다. 언제 김장 하면 좋을지, 김치랑 뭘 먹어야 맛있을지 계획하는 일,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는 일 모두 마을에서 순식간에 했습니다. 복지관에서 하려고 했으면 한참은 걸렸을 겁니다.
잔치 당일 시간 나는 이웃들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배추에 빨간 옷을 입히는 데 나섰습니다. 아침부터 나와 수육 삶아 썰어내고, 국수 삶아 보기 좋게 그릇에 덜어냅니다. 방금 김장한 김치와 함께 먹으니 더 맛있습니다.
모인 김에 이웃끼리 커피 한잔하며 그동안 못다 한 대화도 나눕니다. 마을의 대소사부터 작은 농담들까지 대화가 끊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니 좋다며 다음에 또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내년에도 함께 하자고 약속 했습니다.
제안드릴 때, 꼭 나누지 않고 오신 분들끼리만 김치 나눠도 좋다고 말씀드렸었습니다. 그런데도 지역 어르신들은 챙겨드려야지 하시며, 어르신들 드릴 김치 따로 포장하고 직접 전달하러 마을 곳곳 돌아다니셨습니다. 복지관이 나서지 않더라도 마을에서 이웃을 챙기는 일에 힘쓰시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앞으로도 남은 마을들도 이렇게 정겹게 김장 잔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른 모습의 김장 잔치여도 좋습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게 도울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이든 괜찮습니다. 그저 사람 사는 냄새 풀풀 풍기는 잔치라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첫댓글 김장 잔치로 온 마을 사람들 마음이 설렜겠습니다 축하합니다
김장을 구실로 온 마을이 정겨웠네요ㅎㅎ 귀한 이야기 들려주시니 고맙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