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 대낮에서 벌어진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가운데 사건 당시 한 여성이 흉기 든 피의자를 밀쳐내고 남성을 구해내는 모습. /영상 = MBC 보도화면 갈무리 (CCTV 영상)
신림역 인근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당시 한 여성이 흉기를 든 피의자를 밀쳐내고 한 남성을 구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MBC 뉴스는 지난 21일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당시 피의자 조모씨(33)가 피해자들을 덮치는 영상을 일부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조모씨가 빨간 모자를 쓰고 흰색 상하의를 입은 여성과 함께 걷던 한 남성을 뒤에서 공격하려는 장면도 나온다. 습격당한 남성이 쓰러지자 함께 있던 여성이 조모씨를 강하게 두 팔로 밀어낸다. 조씨는 엉덩방아를 찧고 뒤로 넘어진다.
이를 틈 타 이 남성과 여성은 현장을 피해 달아난다. 조씨는 그들을 뒤쫓으려다 이내 발길을 멈춘다.
당시 조씨는 범행 직후 골목을 벗어나 피가 묻은 채로 거리를 활보하다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조 씨는 체포 직전 "살기 싫다"고 말했고 흉기를 내려놓은 채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경찰 조사에서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 차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 소준섭 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심사)을 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조 씨는 심문에 앞서 "예전부터 너무 안 좋은 상황이었던 것 같다. 제가 너무 잘못한 일"이라며 "저는 그냥 쓸모없는 사람이다. 죄송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