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가 한국의 역대 두 번째 '3쿠션 세계챔피언'에 등극했다.
29일 한국시간 오후 7시에 베트남의 빈투언에서 열린 '제76회 빈투언 세계3쿠션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조명우는 베트남의 쩐딴룩을 20이닝 만에 50:23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명우는 지난 2014년에 서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최성원이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10년 만에 우승 타이틀을 획득하며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또한, 아시아 선수로는 역대 최초로 2년 연속 세계선수권 입상대에 올라갔다.
지난해 결승 두 자리를 휩쓸었던 베트남은 7명의 출전 선수 중에서 쩐딴룩이 결승에 올라가며 아시아 국가 최초로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이날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는 아시아 선수 2명이 유럽의 강자들을 꺾고 결승 두 자리를 차지했다.
조명우는 에디 멕스(벨기에)를 24이닝 만에 50:35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고, 쩐딴룩은 딕 야스퍼스(네덜란드)를 단 16이닝 만에 50:32로 누르며 세계선수권 첫 출전 대회에서 결승에 올라가는 돌풍을 일으켰다.
결승에서는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조명우가 초반부터 쩐딴룩을 압도했다. 준결승전에서 세계 최강자 야스퍼스를 상대로 맹타를 휘둘렀던 쩐딴룩은 결승전 시작 후 8타석 동안 단 3득점에 그치며 부진했고, 이때 조명우가 연속타를 올려 17:3까지 달아난 것이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조명우는 10이닝까지 매 타석 점수를 올려 23:9로 리드했고, 12이닝에는 25:10으로 앞선 채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에도 조명우는 두 타석을 제외하고는 쉬지 않고 점수를 보태 18이닝에 38:14로 크게 앞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쩐딴룩이 18이닝에서 9점을 만회하며 38:23까지 쫓아왔지만, 조명우가 20이닝에 남아 있던 11점을 모두 쓸어 담고 50:23으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조명우는 지난 2016년에 역대 최연소인 18살의 나이로 3쿠션 당구월드컵 준결승에 올라간 것을 시작으로 각종 세계대회에서 여러 차례 입상하며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코로나19 기간에 군복무를 선택한 조명우는 제대 후 복귀한 지난 2022년 12월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사상 최초로 '3쿠션 당구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신고식을 치렀다.
그리고 지난해 호찌민과 서울에서 두 차례 더 결승에 진출했고, 최근 열린 포르투 당구월드컵에서 통산 4번째 결승에 진출해 3번째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이번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대결한 쩐딴룩을 아시아캐롬선수권 결승에서 만나 16이닝 만에 50:20으로 제압하고 생애 첫 아시아 3쿠션 챔피언에 올랐다. 또한, 이러한 성적을 올리는 과정에서 지난해 10월 말 한국 선수로는 역대 두 번째로 세계랭킹 1위에 등극했다.
지난 8월에는 SOOP의 주최로 열린 '월드 3쿠션 서바이벌 2024'에서 우승하며 4만달러(약 5300만원)의 상금을 차지했다.
과거 입대 전 2019년 열린 'LG 유플러스컵'에서는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와 토브욘 블롬달(스웨덴),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 타이푼 타슈데미르(튀르키예) 등 세계 굴지의 선수들을 차례로 꺾고 우승, 상금 8000만원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조명우는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7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총 152이닝 동안 330점을 득점해 종합애버리지 2.171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 기록은 딕 야스퍼스(네덜란드)가 2018년에 세운 최고 종합애버리지 2.352(119이닝, 280점)와 타이푼 타슈데미르(튀르키예)의 2022년 우승 당시 2.244(147이닝, 330점)에 이은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이번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랭킹점수 120점을 획득한 조명우는 366점으로 종전 5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1위는 준결승에서 탈락한 야스퍼스가 418점으로 점수가 올라 자리를 지켰다. 준우승을 차지한 쩐딴룩은 종전 21위에서 10위(225점)로 크게 순위가 올랐다.
한편, 한국은 이번 세계선수권에 5명의 국가대표가 출전해 조명우가 우승을 차지했고, 허정한(경남)이 8강, 김행직(전남-진도군청)와 김준태(경북체육회)가 32강 성적을 거두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사진=SOOP 제공)
출처 : 더빌리어즈 https://www.thebilliards.kr/news/articleView.html?idxno=26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