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5월 20일 16:0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제분으로 주인이 바뀐 이후에도 '아티제(artisee)'의 핵심 매장 위치는 변하지 않았다. 삼성서울병원, 서초동 삼성타운, 태평로 삼성본관, 삼성생명 대치타운 등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각 빌딩에선 지하 또는 1층에서 어김없이 지금도 아티제를 찾아볼 수 있다.
호텔신라에서 대한제분으로 주인이 바뀐 이후 식음료업계에선 우려의 소리도 적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삼성에서 나오게 되면 당장 임차료나 원재료비 등 여러 비용상승요인이 있을 것이고 특히 임차 기간이 만료된 매장의 경우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나와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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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제 삼성생명 본관점 | |
아티제를 운영하는 ㈜보나비의 최대주주인 대한제분 관계자는 그러나 "처음 인수할 때 계약 조건에 지금의 매장을 일정기간 유지하는 조건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수시 27개 매장에서 지금 43개로 늘어났고 삼성 계열사에 들어가 있는 매장도 바뀌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공식 매장 수에 집계되지 않는 비공식적 삼성그룹 계열사 구내 카페를 포함하면 삼성과의 인연은 여전히 계속된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 직원들만 이용하는 카페가 몇 군데 있어 총 매장 수 43개 외에 일반 고객들이 모르는 매장이 있는데 최초 인수할 때 어느정도는 유지하는 걸로 약정이 맺어진 것으로 안다"고 했다.
주인은 바뀌었으나 매장을 이용하는 주요 고객이 예전 그대로라는 점은 대한제분이 2012년 6월 27개 아티제 직영점을 인수하는 데 약 302억원을 지불했던 이유가 된다. 인수 당시 ㈜보나비의 순자산가액은 대략 150억여원이었으니 순자산가액의 두배를 주고 인수하는 데는 여러 메리트가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주인이 바뀌고 순수히 삼성을 떠나 대한제분 아래에서 경영된 ㈜보나비의 작년 실적은 신통치 않다. 작년 418억원의 매출액과 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보나비는 삼성그룹 계열사로 운영되던 때 한번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았다.
㈜보나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적자가 난 건 새로 오픈하면서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어간 때문이고 아티제 매장은 가맹점이 아닌 모두 직영점"이라며 "초기니까 일시적이라고 보고 있고 사업계획 자체도 투자비를 감안해 마이너스로 잡고 있어 예상보다 실적이 안 좋아진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27개 매장을 불과 1년 반만에 43개 매장으로 60%(16개) 늘리며 초기비용이 꽤 들어갔다. 모든 매장이 직영점이어서 임차료, 인테리어비, 급여 등이 모두 본사 손익계산서에 일괄적으로 잡히게 된다. 초기 확장의 단계에서 이 정도 출혈은 충분히 예상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삼성의 손을 떠난 게 외부에서 알지 못하는 수익 악화 요인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작년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16% 늘어나는 동안 재료비는 23% 증가했다. 인건비는 17% 늘어났다. 경비(판매관리비)는 더 심각하다. 30% 급증했다. 매출액을 뛰어넘는 경비가 소요된 셈으로, 이는 철저하게 출점단계에서부터 사업계획 오류가 있었음을 예상케 한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삼성의 손을 벗어난 데 있다. 삼성 계열사에 추가 출점을 하지 못하고 일반 상권에서 출점을 하다보니 비용이 과다 소요되고 매출은 뜻대로 안나오는 악순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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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제 삼청점 | |
그렇다고 대한제분 계열사들이 출점 지원을 해주는 것도 아니다. 현재 대한제분 각 계열사가 입주한 빌딩에 아티제 매장은 한 군데도 없다. 대부분 임차빌딩이라 장소 협찬을 해 줄래야 해주기 어려운 구조다. 삼성그룹 빌딩처럼 고정 고객이 많은 장소를 벗어나 점포를 찾다보니 손익분기점이 잘 맞지 않는다. 더욱이 아티제는 '유럽피안 라이프스타일 카페(European lifestyle Cafe)'를 추구해 커피 전문점보다 상대적으로 '고급 매장'으로 분류돼 초기투자비도 많이 들어간다.
일각에서는 대한제분으로 넘어간 이후 맛이 바뀌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전 호텔신라 계열이었을 때는 베이커리 제품의 경우 한 군데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빵의 종류에 따라 여러나라 밀가루를 재료로 사용했다. 대한제분 아래에서는 대한제분 밀가루만 사용하고 있다.
㈜보나비 관계자는 "대부분 납품업체는 예전과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약점들에도 불구하고 아티제는 현재 토종 '디저트카페'로서 꽤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평이다. 스타벅스와 같은 커피전문점과 파리바게뜨와 같은 베이커리 전문점 사이에서 새로운 틈새를 만들어가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토종 카페가 과연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외식업계에서 어떻게 자리를 잡아갈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
아티제 잘되었으면 좋겠네요.
나름 아이덴티티가 있고 퀄리티 있는 토종 카페(+베이커리)라 생각해 좋아하는데요.
아티제는 호텔신라에서 런칭한 카페 브랜드인데 삼성이 골목상권 침해한다고 욕먹어서 아쉽게도 지금은 대한제분에게 팔렸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