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초산장 이야기 1337회 ) 바닷가에서 책을 읽으며
2024년 8월 16일, 금요일, 맑음
광복절이 지났는데도
더위의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하도 더워서 지하철을 타고
다대포 해수욕장을 찾아갔다.
역시 바닷가는 시원했다.
다대포 해수욕장에는 솔숲이 많아서
돗자리를 펴놓고 쉬기에 좋았다.
여기는 더위를 느낄 수가 없었다.
시원한 바닷 바람을 쐬며
그늘에서 책을 읽었다.
책을 읽고 있는데 참새 한 마리가 다가와서 얼쩡거리길래
비스킷을 던져 주었더니 콕콕 쪼아 먹었다.
아하, 여기 자주 와서 뭔가 얻어먹은 모양이구나!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100대 소설중
1위를 차지한 <나의 눈부신 친구>는
개성이 강한 두 여자 아이가 나온다.
초등학교 들어갈 때부터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
일어난 일을 그려 놓아서 흥미있게 보았다.
<맨발의 소녀>는 최근에 읽은 책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다.
흡입력이 강해서 손에 들자마자 계속 읽었다.
런던에 사는 에이미는 발 하나가 장애로 태어났는데
친어머니가 창피스럽다고 집안에 가둬두지만
독일 공군기 폭격으로 피난간 시골에서
낯선 수잔 이모를 만나 사람 대접을 받는다.
친모가 어쩌면 이렇게 매몰찰 수 있을까?
시종일관 분개하며 읽었다.
너무 흥미진진하게 읽은 책이라 강추한다.
좋은 생각 9월호에서는
김수정 씨가 쓴 <만 보 걷기 이벤트>가 좋았다.
암 수술을 하고 밥맛이 없어 고생하는 아버지를 위해
딸이 건강 정보를 알려준다.
한국 아름다운길 걷기 연합에서 이벤트를 하는데
75세 이상 어른을 대상으로 만 보 이상 걸으면
날마다 선착순 100명에게 만 원을 준다는 것!
이 소식을 듣고 걷기를 싫어하던 아버지는
날마다 만보 이상을 걸은 다음에 인증 사진을 찍어 보냈고
만원을 축하금으로 받자 무척 기뻐한다.
알고 보면 딸이 만들어낸 거짓 이벤트였고
축하금도 딸이 보내주는 것이었지만
아버지는 고마운 단체도 있다며 운동을 계속해서
항암 치료를 안 해도 될 만큼 건강을 회복한다.
바닷가에서 돌아오니
아파트는 여전히 더웠다.
그래도 조금씩 기온이 내려가고 있으니
다음 주는 좀더 시원해지지 않을까?
오늘 산장으로 들어가면 도시보다는 선선할 거라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금화규 꽃은 콜라겐이 많아서 꽃차로 만들어 먹지만
잎에도 콜라겐이 많아서 먹을 수 있다.
살짝 데쳐서 셀러드로 먹어도 되고
카레를 먹을 때 넣어도 좋다.
더울 때는 선풍기를 쐬며 영화를 보았다.
필리핀 영화 <롤로와 키드>는 특이한 소재다.
어려서부터 주워 기른 키드를 부잣집에
입양시키는 척 하다가 비싼 가전제품을 털어
먹고 사는 롤로 영감의 이야기인데
아무리 먹고 사는 일이 다급해도
아이한테 사기 치는 것을 가르치다니!
분통이 터질 지경이었지만 결말 부분에서는
그나마 따뜻하게 마무리를 지어서 마음이 풀렸다.
일본 영화 <치히로상>도 잔잔하지만 볼 만했다.
마사지걸을 하다가 도시락 가게에서 일하는 치히로상
가족에게서 사랑받지 못하고 외롭게 컸기 때문에
주변에서 정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도와준다.
외로운 사람들끼리라도 어울리며
정을 나누며 살아가야 한다는 주제를 잘 풀어내었다. (*)
첫댓글 오랫만에 카페에 들어
와 보니 반가운 다대포
이야기가 나와서 순식간에
읽었네여~고운글 고맙습니다
이 사진 보며
앗~다대포 ~~다
했습니다
송선우 선생님과 갔던
다대포 바닷가가 많이
그립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