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안개, 아니, 해무를 뚫고 사람들이 형체를 보이더니, 다시 짙은 해무사이로 등을 보이며 사라진다.
연이어 보이는 사람들중 익히 안면을 트인 사람들이 정겨운 눈빛인사를 건네며 연히 실루엣을 남기며 사라진다.
해무, 안개와 다르다, 해가 떠오르며 뒤안길에 사라지는 안개와 달리 해무는 햇살을 어르만지듯 하얀 투명한 커튼의
자락을 만들며, 동백섬을 함초롬히 감싸듯 에워안으며 어스른다. 해서, 동백섬은 천상의 산책길을 시연하고 있다.
이 맛을 사람들은 알까? 구름속을, 아니 해무속을 달리다보면 해방감이 무엇인지, 해탈이 무엇인지 알것만같다.
감히 범인인 내가, 꽃남인 내가, 해탈을 논하다니, 부처님이 자다가,아니 주무시다가 벌떡 일어나서 막걸리 찾으실
일이다.....이눔, 꽃남아,...해탈은 고때 쓰라고 맹근말이 아니거늘,....말세로다,....암만, 말세,....
조선비치 바로 앞마당, 동백섬 입구에서 나 말고도 몸을푸는 사람들이 대 여섯 된다. 충분한 몸풀기가 필요하다.
모든일은 기본이 바탕이라 생각한다. 어쩌다 지극히 기본인 이 몸푸는 일을 소홀히 하다. 몸을 다치는일이 비일비재하다.
멀리 찾을것이 아니라 지난주 내가 그 짝을 당했었다. 동백섬 한 바퀴는 약 1키로미터 정도인데, 한 이십바퀴를 도는것이
적당하다. 지난주 생각보담 약간 늦게나와 준비운동을 생략하고 띄었다가, 집에와서 오른발 뒤꿈치 부분이 디디지도
못할만큼 아파서 며칠 쉬었던적이 있다.하여, 부상당한뒤 오랜만에 동백섬을 찾았다.
서서히 미리뛰고 있거나 속보로 걷는 사람들 행렬에 합류했다.
시계 반대방향으로 모두가 약속된듯이 행렬이 이어진다. 동백섬 일주도로가 시작되는 시점, 왼쪽으로 짙은 진녹의
동백이 줄지어 빈틈없이 줄지어 서있다...몇십년을 그자리에서 지 몸집을 키어온 동백들이 이새벽 아직 짙은 음영의
어둠을 가두고 있다. 슴슴한 습기를 머금은 동백밑을 서서히 달린다. 의외로 약간 오르막인데,뛰다보면 이부분이
은근히 숨을 몰아쉬게 한다. 오른쪽으로 울울창창한 소나무 사이로 나날이 높아지는 해운대 마린시티의 고층빌딩들이
막 떠오른 햇쌀을 모두어 동백섬을 농락하고 있다.
이제 평지부분에 접어둔다. 오른쪽에 둥근지붕의 누리마루가 보인다. 의외로 동백섬과 잘 어울리는 조형미가 마음에 든다.
누리마루가 지나며, 갑자기 탁 트인 해안을 만난다. 눈앞이 익숙한 어둠을 갑자기 몰아내고 나타나는 풍광에 생경하기
까지 하지만 끝없이 펼쳐진 남해바다가 밤새 움친 마음을 풀어준다. 맑은날 보면 저~멀리 울 땅,대마도도 보인다.
이제,시작되는 코스가 내가 이 동백섬에서 가장 사랑하는 곳이다.
굴곡이 비교적 심하지만 굽은데없이 동백섬 입구까지 맺힌대가 없다.
동쪽이라 짙은 해무가 끼었다지만, 심술궂은 햇살은 낙락장송 소나무 사이를 비틀고 연한 차렴을 내리운다.
같은 소나무라지만, 서쪽에 있는 소나무와 동쪽에 있는 소나무는 느낌마저 다르다.키 크고 높은거야 한가지지만
야간 굽어지며 키를키운 서쪽과 달리 동쪽 소나무는 그야말로 맺힌것이 없이 곧 고르다.
그야말로 빛의 잔치가 벌어진 이길을 가슴을 쭉펴고 한껏 오존이 함유된 산소를 호흡하며 내달린다....
다시 조선비치앞, 이코스를 다시 달린다. 하지만 급격히 밝아오는 아침햇살에 아까와는 또다른 느낌으로 달린다.
그런데, 아까부터 뒤에 기척이 이상하다. 촉각을 끌어올려 기색을 살피다 깜짝놀랐다.
내 발소리에 맞쳐서 잔잔히 들려오는 발소리,....우리 세계에선 이 발소리,아니 이주법으로 상대방을 평가한다.
발뒤꿈치부터 떨어져서 발바닦을 거쳐 앞 발가락으로 이어지는 유연한 주법, 사실, 기본인거 같지만, 이부분이 어떻게
보면 마라톤의 시작이랄수도 있고 끝일수도 있다. 듣자면, 촉,촉,촉~ 하며, 발소리를 최대한 절제하며 들린다.
반면, 내 소리는 콩,콩,콩,~하며, 약간 둔탁한 소리가 난다. 그런데 더 무서운것은 그 소리를 내 소리에 묻어버린것이다.
더 섬뜩한것은 호흡이다. 내 소리는 약간 바튼 소리인 색~색~색~ 하는 반면 뒷 쪽에 고수는 스~스~스~ 하는 한껏
자제된 호흡번이다. 그 소리조차 내 호흡소리에묻어버리고 딸아온다.
말하자면 색, 스~ 색,스~ 색,스~ 하는 소리다.....게다가 콩,촉~콩,촉~콩, 촉~ 하며 따라오는 그 소리가 오늘의
일진이 얼마나 사나운지 말하는것 같다. 사실, 마라톤은 경주라고 할수있다. 본능적으로 누구보다 빨라야 한다는 본능,
그래서, 뛰다보면 뒤처지는 사람들과 따라잡는 맛에 이운동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 고수를 만났다, 아, 죽음이다.....
약, 한바퀴를 앞서서 달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쪽에서 여직 맞쳐온 호흡을 엇박자로 맞춘다....
스,색~ 스,색~스,핵~핵,핵,핵~ 한바퀴를 따라뛰며 이 꽃남의 실력을 파악했다는 뜻이다.
곧바로 향긋한 냄새가 내코를 간지르며 앞서나가는,...아, 향수다,....여자다.....그것도 삼삼한 여자다....
늘씬한,결코 만만치 않은 신장에, 군살이 어디 한군데도 없는 날렵함, 질끈 동여맨 머리가 박자에 맞쳐 좌우로
흔들린다.기나긴 목이 곧바르다. 다소 넓은듯한 어깨, 가는듯한,그렇지만 나약해 보이지 않은 날렵한 팔이 야무진
진저운동을 끊임없이 한다. 짧은 숏팬츠(더 짧았으믄,...) 로 볼륨감 있는 힢의 라인이 고대로 들어나 있다.
아, 저, 기나긴 다리, 한마리 사슴의 모습 그대로다. 게다가 힘을받는 디딤다리에 불거지는 계란만한 종아리에 근육이
식욕을 자극,...아니,아, 난 왜 이런걸 보면, 침이 넘어갈까????
그런데, 넘,아쉬운게 있다.....뭐지? 아, 얼굴이다. 그래, 화룡정점이라고, 저 모습이 아무리 아리땁고 매력적인들,
어디 얼굴을 안보고 평가를 할수있단말인가.....꽃남, 궁금한건 절대 못참는다....
해서 피치를 올렸다. 오늘, 죽기살기로 뛰어서 저 여인네의 얼굴을 기필코 확인하리라는,생각을 일찌감치 접었다.
믄, 남정네들이 그럴것이라,..아니..그랬었다는듯 저,여인네는 나와 더욱더 거리를 넓히고 있었다....
포기할 꽃남인가? 내가? 바로 오던길을 돌아서 뛰기 시작했다....난, 아무래도 천재가 아닐까 한다....
그런데, 뛰다보니 여즉 뛰어온길이 전혀 생경한 풍경을 보여준다....
아~ 다름면, 아니 뒷면에 이런 경치가 숨어있다니....
난, 나를 앞서간 여인네의 모습을 아니, 잔상을 너무쉽게 지워버렸다,....이런, 경치를 내 속된 호기심으로 묻어버리기는
싫었다,...라고 해야하는데, 저멀리 그 여인네가 달려온다.....아, 역시나 앞모습은,..아니 뛰는모습은 일품이다.
점 점 다가오는 여인네,...시선처리를 잘해야 한다....적당히 탄력적으로 율동하는 앞가슴및 고,아래 다리의 갈라지는
부분으로 절대 시선이 가믄 안되는 것이다.....성희롱은 시선에도 있다고 생각한다, 난,
아, 뚜렷한 이목구비,....짙은 눈동자가 흔들림이 없다. 약간 고집스러워 보이는 오똑한 코,앙다문 입술,...
아, 아름답다,.....정말, 아름답다,...잔,주름 까지도 아름답다.....잔 주름?
할믐이다,......
그것도 이쁜 할믐이다,.......
오늘, 시간이 많으고로 쓰잘때기 없이 끄적거렸습니다.....
그런데, 우에 사실은 정말 사실입니다....그, 이쁜할믐과 요즘 계속 호흡을 맞추고 있습니다.....
색,스~ 색,스~ 색,스~~~~~~
첫댓글 오!
동백섬!
동백섬님, 허락을 안받고 사용한거 용서하이소~함 해운대서 보입시더~~~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 강원도에도 이쁜할매가 있습니까? 함 보러 가야겠습니다...ㅎㅎㅎ
앗싸 삼빠다~!! 꽃남님~ 오른쪽 뒷꿈치 이젠 괜찮으세요?
아프시면 글이 안올라올까봐 걱정되서요^^하수는 스~~고수는 색~~
저 지금 현관문 박차고 뛰고싶습니다,, 혹시 멋남이 색 색 ~~ㅎㅎ
어늘 언 여사님이 제 꽁무니를 욜심히 따라 옵디다,,,핵핵핵 하믄서...ㅎㅎㅎㅎ
읽으면서 한편의 풍경화가 떠 올랐습니다. 가보고 싶은 맘이 들 정도로..
예,님의 닉이 동백섬과 어울립니다....동백섬 참 좋습니다, 함 오이소~~~
꽃보다남자요~
최여사 전번이 몇번입니까?
내 꽃보다 남자 단디 챙기라고 전화해 줄라꼬~~
요즘 이쁜 할믐하고 쌕~스 쌕~스 한다꼬~~
얼짱님, 그런디요, 양심에 껄리는 짓꺼리는 안한다고요,....운동만 열씨미 합니다요~
동백섬 조선비치앞...말만 들어도 옛생각에 젖어든다..
은수님의 추억의 장소,....참, 많이 변했습니다.예전보다 훨 세련되엇는데,전 옛날이 훨씬 좋았습니다.....
20바퀴이면 20킬로인데... 정말 운동 많이 하시는군요.
인어상과 탁 트인 해운대 백사장... 오륙도와 대마도가 보이고...
누리마루쯤이면 햇살받은 광안대교가 보이고... 참 좋은곳이지요.
아, 아미주님, 부산 많이 아시는군요, 글구 사랑하시기도,....반갑습니다.....
ㅎㅎ 그럼요 부산에서 자라고 지금껏 살고있는데...
해운대 누리마루와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한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