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이 가득한 수제꼬치와 우동이 맛있는 하남술집-구르메
마음씨 착한 구르메 주인의 성품답게 차분하게 분위기를 즐기며 담소를 나누거나 한잔술의 정취를 아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곳이 바로 하남, 신장에 위치한 구르메의 모습이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저녁 이곳으로 향한 발걸음은 무거웠다. 하루의 고단함이 배어있었고 누구나 여름철 휴가의 막바지에 다다르면 알 수 없는 월요병처럼 마음의 병이 커진다. 이럴때 삶의 고단함을 치유할 뭔가가 있을까?
미사리맛집/미사리사케가 유명한 집, 구르메
술집을 그리 즐겨하지 않는 편이라 자주 갈 기회가 드문데 이곳을 방문하고 글을 올릴 기회가 있어서 우연히 들르게 된 '구르메'의 위치는 신장의 재래시장 건너편 골목에 자리잡고 있었다. 학창시절 가장 친했던 친구가 이곳에 살고 있어서 자주 왔던 곳인데 그때의 모습은 간곳이 없고 많이도 발전한 모습으로 눈 앞에 펼쳐진 하남 신장의 모습은 상상 이상으로 발전한 모습이다. 그 때문에 과거의 추억은 머리속에서 갈피를 못잡고...
경기도 하남시 신장동 427-178
구르메의 분위기는 일본풍의 선술집 이자카야를 빼 닮아서인지 여기가 일본인지 착각이 들었다. 이왕이면 일본식 요리와 꼬치구이, 사케를 먹는다면 분위기도 그에 걸맞게 맞춰놓은 센스가 필요한 대목이다.
구르메 2층
전에는 1층만 사용했는데 이름이 알려지고 난 후로 2층을 더 얻어서 확장을 했다. 덕분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데 미사리 맛집을 치면 이곳이 나온단다.
구르메를 다녀간 사람들의 추억이 담겨있는 사진들
수많은 사연과 즐거움을 간직했던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사진으로 흔적을 남겨놓았다. 구르메는 그런 귀중한 시간들을 만들기에 적합한 공간인것 같다.,
꼬치구이는 신선하게 보관된 냉장실에서 손님의 주문에 따라 그때그때 꺼내어 굽게되는데 닭똥집, 팽이버섯말이, 염통, 은행 깻잎말이, 표고버섯말이, 닭껍질, 닭꼬치, 목심구이, 새우말이 등등 구미를 당길만한 맛좋은 재료들이 쓰여진다. 그리고 고소한 꼬치구이의 냄새는 금새 식욕을 동하게 만들뿐 아니라 사케 한잔 들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아진다. 구르메가 유일하게 하남, 신장에서는 알려져 있었으나 요즘 몇개의 식당이 문을 열었다고 한다. 그래도 하남 사람들은 구르메를 웬만해서는 다 알기 때문에 입소문과 더불어 단골 손님이 많은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란다.
구르메의 꼬치구이
구르메의 꼬치구이는 미리 초벌구이나 냉동된 식재료들을 사용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굽기 시작하는 이유로 주문을 하면 어느 정도 시간을 필요로한다. 급하게 서두르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맛있는 꼬치구이 완성을 위해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한 대목이다. 기다리면 맛있는 꼬치구이의 진 면목을 볼 수 있다.
이까게소
이태리 여행중에 맛보았던 친퀘테레 어촌의 오징어 튀김과 비슷했다. 맛은 역시 짭조름하지만 씹히는 맛이 바다를 연상시키는 잘 퀴겨진 오징어 요리로 안주에는 그만인것 같다.
잘 튀긴 오징어를 와사비와 일본에서 많이 쓰는 양념간인 시치미(우동국의 감초)를 섞어 찍어 먹으면 독특하고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이 시치미는 온우동에도 뿌려 먹으면 그 맛을 더한다. 오징어 튀김은 사이즈가 커서 가위로 조그맣게 잘라서 먹으니 허기짐을 달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이까게소와 함께 주문한것이 우리들 입맛에 늘 익숙한 오뎅탕이다. 김밥을 먹거나 매콤한 떡볶이를 먹을 때도 약방의 감초처럼 따라다니는 오뎅탕의 매력은 초등학교나 중학교 여학생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한잔의 술과 함께 담소를 나누면서도 따라다니는 오뎅탕의 매력은 먹거리 중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한다해도 과언이 아닌만큼 구르메에서는 질좋은 오뎅을 사용해서 값싼 어묵과는 차원이 다른 좋은 오뎅탕을 선보이고 있었다.
아까게소와 오뎅탕의 절묘한 궁합
꼬치구이에는 이렇게 신선한 새우말이와 소목심을 이용한 꼬치구이가 있는데 소목심의 질은 최상이었다. 씹는 맛도 맛이지만 그 위에 발라진 소스의 매력 또한 구르메의 특징이기도하다. 더우기 새우말이는 보기에도 군침이 돌만큼 맛이 뛰어났는데 이곳 주인겸 조리사의 솜씨는 짧은 경력치고는 그 맛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구르메 주인에게 대접 받았던 '마쯔리텐구'
일본 사케답게 부드럽게 목을 넘기는 이 술은 한국의 소주와는 달리 뒷끝이 없고 골 때리는 일이 없어서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술이기도하다. 가끔 한국의 술문화가 도가 지나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많은데 뒷끝이 없는 예의 범절을 배우고 또 배우는 우리들의 모습이 간절하기만하다. 흥청망청 취하기보다는 삶의 복잡함을 풀 수 있는 여유를 즐기는 주도를 우리들은 왜 배우지 못했을까?
속을 풀어줄 계란탕을 시켜보았다.
구르메의 자랑이라고 하는 우동의 맛을 보기로 했는데
우동이면 같은 우동이 아닐까란 생각에 그저 생각 없이 한술 떠 보았는데 나름 연구하고 개발한 육수의 맛이 느껴진다. 특별히 대단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젊은 사장의 연륜치고는 열심히 삶을 사는 모습이 배어나와 칭찬해 주고 싶은 메뉴였다 이곳이 술집이라 가끔 우동맛에 반한 손님이 찾아와도 내치지 않고 손님 대접 할 줄 하는 주인의 성품이 아름다운 집이다.
또 면발이 다 먹을때까지 쫄깃해서 먹는 식감을 즐길 수 있었던것 같다. 사케와 어우러지는 맛 때문에 꼭 시켜서 속을 달래볼 필요가 있는 메뉴다
구르메의 먹을거리
꼬치구이와 사케의 맛과 멋에 호사를 부리고 보니 시간이 화살처럼 흘러간다. ~갈길이 멀어 자리를 털고 부지런히 집으로 향해본다. 오늘 구르메에서 마음의 여유를 가졌던것처럼 인생은 조급하지 않으리라 마음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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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세계여행/크루즈/성지순례/리뷰/제주여행 원문보기 글쓴이: 양지꽃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