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무더위 속에
문득 동빈이가 보고싶어
아들네집을 방문했다.
하릴없이 방문하기는 처음이다.
나의 손자 동빈이가 세살이 되도록
만나본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그동안 회사 다니느라,
올해는 발목부러져 이런저런 이유로...
그래서인지
우리를 보면 낮을 가리고
외갓집 식구를 보면 그냥 좋아한다.
섭한 일이기는 하지만 어쩌랴~
며느리가 힘들다고 친정인 홍천에도 가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동빈이 보고 싶다고
뻔질나게 딸네집에와 도와 주고 했으니
이 게으른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할말도 없지 않은가...........ㅎㅎㅎ
동빈이 좋아하는 과일이며
치즈며 아이스크림을 사면서
제법 할머니 노릇하는양 뿌듯하기도 했는데....
자다 깨서 울먹거리는 동빈이를
맛난거 사준다고 꼬여서
밖으로 나가니 갈곳이 마땅챦다.
무작정 밖으로 나가
동빈이 손을 잡고 걷는데 손을 뿌리치고
혼자 뛰다가 차가 오면 날더러 비키라고
되려 지가 걱정하는 폼이 기가 막히다.
맥도날드에 들어가 주문을 해본다.
자주 와 보았는지
발음도 안되는 햄버거에 아이스크림을 사달란다.
팥빙수에 치즈버거를 가지고
이층으로 올라가니 에어컨 빵빵하지
어린이 놀이터있지~
이 더운날에 애 데리고 와서 편하게 놀기는 좋다만
건강에 해롭다고 하고 입맛을 굳힐까 걱정도 된다.
두어시간 그러고 있다가 집으로 가는길에
며느리 준다고 팥빙수를 주문하니
동빈왈 "햄버거 ! 엄마꺼"라고 하느게 아닌가?
말도 잘못하면서 엄마를 챙기는 마음에 깜짝 놀란다.
"그래 너 효자다" ㅎㅎ
그래서 나의 어색하고 띨띨한
할머니 노릇의 몇시간이 끝났다.
언제나 똘똘한 할머니가 될 수 있을런지...
내가 할머니라는걸 언제 인정할건지...
그래서 너무 잘 어울리는 손자와 할머니가 될껀지...
진정한 어른이 되기에는
너무나 미련하고 부족하다는것을
깨닫는 하루였습니다.
카페 게시글
우리들의 이야기
동빈이와 맥도날드에 간 날 ~*^^*
안나푸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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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7
04.08.02 22:58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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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부모 노릇하기가 얼마나 어려웠는데,이제 또 할머니 노릇을 하려니 땀난다 땀나 ㅎㅎㅎ동빈이 할머니! 수고하셨습니다~
똑한 동빈이가 제 할머니를 닮은 것은 확실한데 한가지 걱정은 이담에 동빈이 노후때 제 할머니처럼 손자 비위도 잘 못 맞추는 할아버지가 되지 않을까? ㅎㅎㅎ 역시 ㅇㅇ노릇은 힘든기여... 동빈,혜린할멈 만땅 수고했스미!
자식 보다 손자가 더 귀하다는 옛말 딱 맞는구먼유. 문득 문득 손자가 보고픈 마음 끈끈한 혈연이 아니겠습니까? 찌는듯 더위에 동빈 할머니 애쓰셨습니다. ```
동빈할머니?. 어째서 낯설게 느껴질까? 너무 젊게 살아서 안나가 할머니임을 우리가 잊고 있는걸까.. 그러나 어쩔수 없는 할머니의 정이 은은하게 묻어나 보기 좋으네요.
동빈이 할머니께서 가정의 평화를 찾는 가장 행복한 순간을 보는 것 같습니다. 한 핏줄들의 몸은 언제 가정을 떠날지 모르지만 그들의 마음은 결코 영원히 떠나지 않는다는 진실이 담겨 있지요. 마음이 가 있는 곳이 곧 가정인데.....
*(*..안나님은 충분히 똘똘한 할머님이심을 전 믿어 의심치 않는답니다.......동빈이두 마음에 콕 각인 시켜놓은 할머니의 모습을 반기며 안길 내일은 바로 코 앞인걸요!! 모처럼의 나들이가 많이 행복하셨겠군요 자주 즐기시길요~~~~~~
모두모두 감사합니다.아직도 "나"가 더 중요한 이기적인 마음으로 살고 있는것 같아 스스로 못마땅 하답니다.자식 노릇도 부모 노릇도 할머니 노릇도...어느것 하나 똑바른게 없으니 딱할 따름입니다.언제나 철들지?ㅎㅎ
동민의 귀여운 모습이 선합니다.. 딥다 할머니 걱정 하는 어린 소견 그 어린 손자 손 잡고 얼마나 행복 했을까 ? 손자는 아무리 잘 그두어도 소용이 없데요... 83세 할머니의 경험담 $$$부러울 만큼 행복해 보입니다
오랫만에 손주 만나 보았네요 늘보아도 좋은데 오랫만에 보면 오죽이나 귀엽고 깜찍하겠습니까 바쁘시지만 자주 만나야지요 .......
하기 싫은게 할머니 노릇이 아닐가요? 해도 해도 끝도없고....할머니 되기 싫어 외손주더러 이모라구 부르라고 쥐어 박던게 엊그제 이련만.......
ㅎㅎ 장미님! 외손주가 그래서 이모라고 부릅디까? 장미님~깜찍해!!!!! ㅎㅎ
어머 ~ 할머니가 되어 계셨었네요. 요즘 할머니들은 왜 이리 젊으실까? 특히 우리 귀연 산악회 할머님들....
어느세 우리가 다이렇게 할머니들이 돼엇는지 인생이 서글푸구려 안나님 이야기듣고보니 가장보람있고 신나는시간이 아닌감요 난옛말에 방아게비만도 못하다는외손주하고 하루를 시작하며 즐거워 한답니다
할머니 노릇 톡톡이 하고나니 마음 뿌듯하겠네요.동빈이가 빨리 커서 할머니와 함께 안나푸르나를 가면 좋겠지요?ㅎㅎㅎ
동민이와 함께 보낸 안나님에 글를 읽고 역시 안나님도 할머니 임을 확인 했습니다 손주 손녀 커 가는모습을 보면서 행복한 가정 좋은 할머니가 될수 잇도록 노력 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