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우린 한 가족이야. 엄마, 아빠가 다르고 성도 다르지만 또 닮은 점도 없지만 우린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참으로 소중한 가족이야. 이 사실 항상 기억하고 서로 아껴주고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자.”
새터민 청소년들이 생활하는 그룹 홈 ‘나르샤’를 찾았다. 작년 8월 개설된 이곳은 지난 1월 28일 시의 인가를 받았으며 새터민 청소년과 어린이 6명이 시설장, 생활지도교사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현재 새터민 1만 5천여 명 중 아동, 청소년의 비율은 2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탈북 과정에서 겪었던 마음의 상처를 치유 받을 시간도 없이 새로운 남한사회에 적응해야 하며 또 실질적으로 남북 간 교육의 차이를 극복하는데 있어서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남한 사회 정착과 자녀교육의 이중고를 겪는 새터민을 돕기 위한 구체적 대안으로 그룹 홈을 개설했다”는 수원교구 민족화해위원장 서종엽 신부는 “부모와 아이들이 정신적인 충격을 이겨내고 새로운 남한사회를 고향으로 알고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이러한 대안 모델이 발전해야 다가올 통일사회에서 북한 청소년들을 잘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들이 처음에 만났을 때와 달리 밝고 맑게 변해가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낀다.”는 그룹 홈 시설장인 김명숙(사라) 씨는 “처음에는 상처받은 아이들이라 무조건 잘해주려고만 했었는데 오히려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가지고 와서 이제는 잘했을 때 칭찬해주고 잘못했을 때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해주는 방법으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아이들은 따뜻한 사랑과 보살핌을 통해 변화된다는 것을 크게 깨달았다”고 전하며, "이곳은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곳이라는 사명을 느낀다."고 했다.
생활지도교사 김은하(스텔라) 씨는 “처음엔 새터민 부모의 영향으로 사고나 사상이 우리랑 다를 것이다 생각했는데, 막상 같이 지내고보니 남한의 일반 가정의 아이들과 똑같았다.”며“무엇보다 아이들이 신앙 안에서 기쁘고 행복하게 지내면서 지금 이대로 밝고 당당하게 자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그룹 홈 ‘나르샤’의 생활비와 모든 운영비는 수원교구 민족화해위원회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후원회원 모집 관리와 매월 소식지 발행에 애쓰는 운영위원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발전될 수 있었다. 또한 이 아이들이 밝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는 숨은 자원 봉사자들도 있다. 국어, 수학, 사회, 영어, 논술, 과학 등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이 과목별로 1명씩 있어 주 1회 2시간 가량 수업을 맡고 있다. 또 최재철 신부는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그 외에도 미술치료사, 사물놀이 교사 등도 봉사하고 있다. 교사들은 한 달에 한번 모임을 통해 아이들 변화와 지도상 문제점과 교육내용 등을 서로 의논하고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봉사자들은 “아이들이 배움에 대한 의지도 강하고 생동감 있어 밝은 미래가 보여서 가르치면서 행복하다”며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이 아이들의 재능을 발굴해 주어야 하는 사명감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또 “이 아이들을 통해 멀게만 느껴지던 통일이 우리 곁에 성큼 와 있다는 걸 느낀다.” 고도 했다.
‘날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나르샤’. 그 이름처럼 아이들이 날 수 있을 때까지 옆에서 힘을 주는 많은 봉사자들이 있기에, 그룹 홈 ‘나르샤’에는 희망이 있다.
박명영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