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선환 신부가 일선 사제들이 효율적인 사목계획을 세우는 데 기초가 될 표준행정 지리정보시스템(GIS)에 많은 관심을 갖고 활용하기를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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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가 2011년 7월 개통한 '표준행정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최근 편찬한 「서울대교구 본당관할구역 편람」은 사목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역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GIS와 GIS에 기초한 편람 작업을 이끈 서울대교구 사무처 행정실장 박선환 신부에게 GIS 및 편람이 나오게 된 배경과 이 작업들이 지닌 의의를 들어봤다.
▲서울대교구 표준행정 지리정보시스템(GIS,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을 개통하고 1년 반 만에 「서울대교구 본당관할구역 편람」을 발간했다. 편람 발간의 의미는
"서울대교구는 물론 한국교회 최초 본당인 명동본당을 시작으로 지난 123년간 서울대교구에서 설립된 229개 본당의 설립과 관할구역 변천, 약사를 종합적ㆍ체계적으로 정리했다는 점에 가장 큰 의의를 둔다. 또 서울대교구 모체인 조선대목구부터 지금까지 바뀌어온 교구 이름을 일별하고, 지구장 및 지역담당 교구장대리 제도의 변천 과정을 짚었다. 지금까지 나온 교구장 공문을 통해 정확한 본당 설립 연월일을 확인했고, 모(母)본당과 자(子)본당의 관계를 분명히 하면서 본당 설립 계통도를 확립했다. 아울러 본당들 사이에서 중복되거나 제외됐던 구역을 찾아 조정했다. 서울대교구 본당사를 연구하는 데 필요한 기초자료로서 의미도 크다."
▲GIS에는 어떤 정보가 들어 있고,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
"GIS는 지역ㆍ지구ㆍ본당ㆍ신자ㆍ유관기관 등 각종 교회정보를 지리정보(전자지도)와 통합시켜 검색과 분석 기능을 통해 사목자에게 다양한 사목정보를 시각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예컨대 본당 지역별 신자 분포와 신자 수 변화, 전입자, 냉담교우, 첫영성체 대상자, 예비신자 대상자, 복음화율 등을 한눈에 파악하게 해준다. 사목자가 필요로 하는 사목정보를 사안별로 손쉽게 얻게 함으로써 체계적ㆍ효율적 사목계획을 가능하게 한다. 최근 검색 항목에 분할대상 본당 조회와 분할 후보지 본당 분석을 추가했다.
시스템 개발 이후 전 본당 사무장을 대상으로 GIS 교육을 실시하고 적극적 활용을 요청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2월에 예정된 교구 사제 전체 모임에서 GIS를 다시 한 번 소개하는 한편 올해부터 사제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시범본당 운영을 검토 중이다. GIS 개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사제들의 관심과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GIS 개발과 편람 편찬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GIS 경우, 본당 설립 연월일을 확인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무엇보다 어려웠던 점은 2010년 11월부터 2011년 5월까지 진행된 본당 관할구역 조정회의에서 관할구역을 조정하는 것이었다. 오래된 본당일수록, 그리고 분가한 본당이 많은 본당일수록 관할구역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본당을 설립할 때 교구장 공문으로 신설 본당의 관할구역을 명기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동(洞)ㆍ구(區)ㆍ시(市) 경계가 바뀌고, 행정 동과 법정 동, 그리고 지번 등이 계속 변화함에 따라 정확한 본당 관할구역을 밝히는 것이 쉽지 않았다. 같은 아파트임에도 주소가 두 개의 동으로 나뉘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신자 편의를 기준으로 본당 관할구역을 확정했다.
편람은 어떤 내용을 실을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본당 관할구역 변천에 초점을 맞추고 본당 설립 연월일ㆍ본당 명칭(영문 포함)ㆍ신자 수ㆍ모(母)본당과 자(子)본당ㆍ현재 관할구역ㆍ본당 전경 등을 담았다. 본당마다 보낸 자료가 다 달라서 일정한 틀을 갖춘 자료를 얻기 위해 본당과 적게는 8번, 많게는 15번이나 연락을 주고받았다."
▲향후 변경되는 관할구역은 어떻게 수정되는가
"본당 신설이 결정되면 교구 사무처가 관련 내용을 지도 전문업체에 의뢰해서 구역 조정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업체들은 바뀐 내용을 GIS 프로그램에 반영하고 업데이트한다. 이 시스템의 기본이 되는 지도와 인구 현황 등은 수시로 업데이트된다."
▲편람과 함께 발행한 「서울대교구 안내도」도 눈길을 끈다
"안내도에 있는 '서울대교구 성당 설립 계통도'는 명동성당을 시작으로 229개 본당 전체를 설립 순서에 따라 모본당 자본당 관계로 연결시킨 지도이다. 한 본당이 언제 설립됐고, 어느 본당에서 분가했는지, 또 어느 본당을 분가시켰는지를 한눈에 보여준다. 본당 설립 순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할 수 있었던 어려운 작업이었다."
▲GIS와 편람은 워낙 방대한 작업이어서 다른 교구에서는 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GIS와 편람 모두 한국교회에서는 서울대교구가 처음 시도한 작업이다. GIS는 아마 세계적으로도 처음이 아닐까 싶다. 이 같은 작업들이 타 교구에서도 사목행정의 효율성 제고와 교구사 정리 차원에서 꼭 필요하리라 본다. 편람은 다른 교구에 그 자체로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으며, 다른 교구도 시간과 공을 들이면 충분히 만들 수 있다.
GIS는 좀 다르다. GIS는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회사라 하더라도 교회 특성을 제대로 모르면 제작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GIS 개발의 노하우를 타 교구와 나눌 때, 그 교구는 개발 시간을 단축하고 한걸음 더 나아간 개발도 가능하리라 믿는다. 타 교구에서 문의할 경우 노하우를 전수하는 데 적극 협조하겠다."
▲앞으로 계획은
"GIS와 편람 모두 이번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교구 사목도 계속 변화하고, 본당도 계속 분할하고 변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GIS와 편람은 지난 교구사에 관한 시간적ㆍ지리적ㆍ계통적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결실이다. 무엇이든 처음이 어렵다. 그 위에 쌓아가는 것은 비교적 수월하다. 사목이 발전하려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지속적이고도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GIS와 편람은 그러한 창의적 사고에서 나온 것이다.
GIS가 사목계획을 세울 때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아직 사목 일선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GIS는 입체적 사목을 가능하게 해준다. 거듭 말하지만 사목자의 관심이 절실하다. 많은 활용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