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13장 역시 기본적으로 의인과 악인을 대조시키는 구조를 가지고서, 그 안에서 여러 가지 파생적인 주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13장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들은 훈계, 언어 생활, 게으름, 재물, 소원을 이룸, 지혜 등입니다. 어쩌면 이 주제들은 서로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 근본에는 동일한 선과 악의 원리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1. 의인과 악인
13장의 5-6,9,17,21절은 의인과 악인의 특성을 대조적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악인은 그의 행위가 흉악하고 무례하여 그 자신은 물론이요, 타인에게까지 부끄러움을 끼칩니다. 그러므로 그런 악에는 필연적으로 재앙이 따라다녀서 결국은 자신의 악으로 인해 재앙에 빠져 멸망당하게 됩니다. 악인의 등불이 꺼진다는 것은 그가 재앙을 받을 것임을 징조로 보여 주는 것입니다. 이처럼 악인과 악, 재앙, 멸망은 필연적인 함수관계를 가지며 스스로를 파멸시키게 됩니다. 반면에 의인은 하나님께서 미워하시는 것을 미워하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을 기뻐합니다. 그는 거짓말을 미워하며 행실이 정직한 자의 보호자가 되며 다른 사람에게 양약과 같은 존재가 됩니다. 그러므로 의인에게는 선한 대갚음이 따르며, 악인의 '등불'과 대조되는 그의 '빛'은 환하게 빛나게 되는 것입니다. 한편 '빛나고'로 번역된 히브리어 단어는'유쾌한, 즐거운'의 의미도 있으므로, 의인의 빛은 타인에게 유쾌함과 즐거움이 된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a.등불이 꺼지는 것과 재앙(렘25:10)
b.의인의 빛(사58:10)
2. 지혜와 미련함
13장의 14-16,20절은 지혜와 미련함을 대조적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지혜는 의인의 특성으로, 미련함은 악인의 특성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 미련한 자는 어느 곳에서든지 항상 자신의 미련함을 나타내면서 다닙니다. 그에게는 지혜가 없으므로 신뢰할 만한 대상이 아닙니다. 더구나 그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타인을 속이는 일까지도 서슴지 않으므로 단지 미련하기 때문에 답답한 자가 아니라 위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므로 이런 자와의 동행은 필연적으로 해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반면에 지체로운 자는 그 자신이 지혜롭게 행동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지혜로 교훈합니다. 그의 지혜로운 교훈은 생명의 샘과 같아서 그 교훈을 받는 자로 하여금 사망의 그물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지혜자는 은혜를 베풀므로 지혜자와 깊은교제를 가지다 보면 그 역시 지혜롭게 되는 것입니다.
a.미련한 자와 행악(잠10:23)
b.그물에서 벗어남(시25:15)
3. 훈계와 말
13장의 1-3,10,13,18,24절은 훈계와 언어 생활에 대해 제시하고 있습니다. 지혜는 훈계를 통하여 가정에서 전수되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또한 지혜자와 미련자는 그들의 언어 생활에서 명백한 차이가 나타나게 됩니다. 지혜로운 자는 자식을 사랑하므로 근실히 징계하며 훈계합니다. 또 지혜로운 자는 자기를 향한 훈계와 권면을 기쁘게 받아들입니다. 그는 훈계 말씀에 주의하여 그대로 살고자 노력합니다. 그러나 미련한 자는 결코 타인의 훈계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이처럼 훈계를 저버리는 자는 결국 궁핍과 욕이 따르게 됨을 알지 못합니다. 훈계를 받을 줄 아는 지혜자는 무슨 말을 하는 데 있어서도 조심스럽습니다. 그러나 타인의 말을 듣지 않는 자일수록 자신의 소리는 더욱 크게 내는 법입니다. 혀에는 죽고 살리는 권세가 있으므로 그가 어떤 말을 하느냐가 그의 복과 멸망을 결정합니다.
a.자식 사랑과 징계(히12:6)
b.혀의 권세(잠18:20)
4. 게으름과 부지런함
13장의 4,12,19절은 게으름과 부지런함을 대조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주제 역시 의인과 악인의 구도에 속하는데 '의인-지혜자-부지런함'과 '악인-미련자-게으름'은 서로 비슷한 개념인 것입니다. 게으른 자는 무엇을 마음에 원하지만 그것을 얻기 위한 행동은 취하지 않습니다. 사실 그 스스로가 부지런히 일하지 않으므로 소원하는 바를 얻지 못하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는 사실은 그의 마음을 상하게 합니다. 여기서 그의 게으름과 미련함이 함께 드러나는데, 그는 소원을 성취감으로써 자기의 마음을 편하고 즐겁게 하기 위해 부지런히 일하고자 하지 않고 여전히 그의 악(게으름)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지런한 자는 소원하는 바를 자신이 부지런히 일하는 것을 통하여 얻어내고 맙니다. 그래서 생명 나무와 같고 그 마음을 달게 하는 소원의 성취를 생활 속에서 경험합니다.
a.게으른 자와 미련함(잠26:16)
b.소원을 두고 행함(빌2:13)
5. 재물
13장의 7-8,11,22-23,25절은 재물에 대한 교훈입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 단순히 모든 것이 외적으로 드러나는 것과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의 소유 정도와 그 사람의 됨됨이가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것은 아닙니다. 성경은 부자나 가난한 자를 그들의 부요함이나 가난함을 이유로 정죄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재물의 많고 적음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물론 하나님의 일반적인 섭리로 성실히 일하는 사람은 재물을 모을 수 있고, 불법적으로 재물을 모으려 하는 사람은 언젠가는 그의 모든 재물을 잃어버리게 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법칙에 맞게 사는 사람들을 축복하시고 그것에 어긋나게 사는 사람들을 징벌하십니다. 때로 그것은 이 현실 세계에서도 그대로 표현됩니다. 그러나 때로는 그러한 심판이 현세에만 한정 되어지지 않고 내세에까지 연결된 것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세상적인 흐름과 환경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사람들이므로, 비록 현세에서 다 보상받지 못한다 하여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바른길, 정당한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재물은 이 세상에서 살기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지만, 결국 그것은 심판의 날에 무익한 것임이 드러날 것이기에 그것보다 오히려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생활 방식을 선택해야 하는 것입니다.
a.성실과 가난(잠28:6)
b.재물은 심판 날에 무익함(잠11:4)
결론
성경은 의인과 악인을 여러 가지 모습으로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개념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들 각자의 하나님과의 관계입니다. 의인은 하나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갖고 있기에 악인처럼 살 수 가없는 것입니다. 의인은 항상 하나님이 내 앞에 계신다는 의식을 가지고서 삽니다. 우리 그리스도인 역시 이런 정신을 가지고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