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단풍이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차를 타고 멀리 왔습니다.
여기는,
전북 순창군 복흥면 서마리이고,
여기에 새로운 등산로가 생겼다고...
산악회에서 하는 말이라서,
철석같이 믿었지만...
결과는 거짓이었고...
조용한 산골 마을에는,
감이 주렁주렁 달렸고...
혹시 하는 마음에,
감나무 아래를 서성거렸지만,
감은 떠어질 줄 몰랐고...
암튼,
대통령공원에서 쫓겨나서,
다른 길을 찾아가는데...
여기도,
대통령공원 소유라며,
아예 접근도 못하게 했고...
그래서,
산악회 사람들은,
다시 돌아 나오는 중인데...
예전에는,
대통령공원을 지나서,
장군봉으로 많이 다녔는데,
근래에 못 다니게 막는 것으로 보이고...
없는 길을 만들어서 산을 오르고 있는데...
대통령공원 사람이 경찰까지 불렀고...
예전에는,
많은 사람이 지나다녔는데,
왜 못 가게 하는지 이유는 모르겠네요.
암튼,
야박한 사람이라고 투덜거리며,
길도 없는 산을 40분 가까이 올랐고...
산행 초반부터,
쓸데없는 곳에 힘을 쓰고,
겨우 등산로에 진입을...
장군봉까지는,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데,
시간과 체력만 낭비했고...
그래도,
남들 꽁무니를 따라서,
졸졸졸 올랐고... ㅎㅎ
내장산은,
8개의 봉우리가,
내장사를 둘러싸고 있는데...
오늘은 4개 봉우리를 돌아보고,
백암산으로 넘어갈 예정입니다.
그중,
첫번째가 장군봉인데,
이런 모습으로 되어 있습니다. ㅎㅎ
장군봉을 지나고,
연자봉으로 가는 길에,
잠시 뒤를 돌아보니...
바로 맞은편 봉우리가,
조금 전에 들렀던,
장군봉입니다.
날씨는 추웠지만,
하늘이 점차 개고,
바람도 살살 부는 것이,
산행하기에는 최고였고...
내장산의 능선은,
대부분 바위들이 많아서,
산행하기가 쉽지는 않은데...
당일에는,
단풍 없는 내장산에,
단풍 구경하러 온 사람이 많아서,
더 힘들었고...
암튼,
날은 춥지만,
부지런히 걸으니 땀이 송글송글 솟아나고...
연자봉 정상에는,
정상석 자체가 없네요.
그래서,
계곡을 내려다보면서,
단풍이 있는지 찾아봤지만...
산뿐만 아니라,
계곡도 단풍은 보이질 않고...
연자봉을 지나,
신선봉으로 가는데,
정말 많은 산객들이 있었고...
많은 산객들이,
내장산에 단풍이 없다고 하며 걷는데...
내장산에는,
단풍나무가 없는데,
단풍을 어떻게 본다는 것인지... ㅎㅎ
드디어,
신선봉이 지척에 있는데,
표지판이 엄청난 거짓을 품고 있네요.
첫째 거짓은,
직선거리로 400미터이고,
오르막을 고려하면 600미터도 넘는 거리이고...
두 번째 거짓은,
엄청 경사가 급해서,
힘든 구간임에도 알려주지 않았고... ㅎㅎ
신선봉 가는 길인데,
얼마나 경사가 심한지 보이지요.
더구나,
등산로는 너덜겅이라서,
걷기도 힘들었고...
덕분에,
다들 겸손한 자세로 산행을... ㅎㅎ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는데...
신선봉에는,
산객들로 가득하고...
나도,
잠시 쉬면서,
감도 한 조각 먹고,
물도 한 모금 마셨습니다.
단풍축제 기간이라 그런지,
내장산 능선에는,
산객들이 여기저기에 가득하고...
이제,
멀리 보이는 까치봉을 가야 하는데,
좀처럼 속도를 낼 수가 없었고...
그래도,
백암산으로 가는 길에는,
산객이 없을 것이라 확신하며 여유롭게 걸었고...
백암산은
소등근재로 내려가야 하는데...
까치봉이 궁금해서,
잠시 짬을 내서 다녀오기로... ㅎㅎ
물론,
가는 길은,
엄청 험난하지만...
까치봉은,
이런 바위 구간을 지나야 하는데...
바위 구간이라 그런지,
의외로 산객이 없었고...
아마도,
가장 높은 신선봉만 둘러보고,
다들 하산해 버린 듯...
맞은편 봉우리가,
까치봉 정상입니다.
저길 가려면,
바위 구간을 기어서 내려간 다음,
다시 봉우리로 올라야 하는데...
더구나,
백암산을 가려면,
다시 돌아와야 하고...
이런 곳에,
계단이 있어야 하는데,
계단은 쓸데없는 곳에만...
까치봉에서,
내장산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이제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서,
백암산으로 가려고 합니다.
까치봉을 내려가면서,
정읍 방향을 바라보는데...
들녘은,
추수가 끝났고...
멀리,
변산반도가 보이네요.
맞은편 봉우리가,
조금 전에 올랐던 까치봉인데...
정상에서 보았던 까치봉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이고...
그리고,
백암산으로 가는 길은,
산객은 거의 없어서,
다소 적막하기만...
사람이 없으니,
조금 심심해서,
바위에서 자라는 고사리와(일엽초) 대화를...
특별히 할 말이 없어서,
이름이 뭐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가 고사리로 보이냐고,
나에게 반문을 하네요. ㅎㅎ
드디어,
백암산으로 건너와서,
맞은편 내장산을 바라봅니다.
맞은편 봉우리가,
신선봉인데...
내장사 방향에서 바라보면,
암벽과 절벽으로 보이는데,
여기서 바라보니 온순한 언덕처럼 보이고...
소등근재로 가는 길은,
뱀처럼 꼬불꼬불하게 이어지고...
사람의 왕래가 없으니,
나무들이 멋대로 자라서,
키가 큰 사람들은 수그리고 걸어야 하고...
그리고,
대부분 철쭉나무라서,
꽃이 만개하면 정말 멋진 모습일 듯...
소등근재에 있는,
조그만 표지판인데...
과연,
이것이 무일까요??
이 녀석이,
등산객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걸까요?
화살표를 지나,
순창새재로 가는데...
지금부터는,
완만한 경사로 된 등산로가,
편안하게 반겨주고...
그런데,
'새재'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문경에 있는 조령을 일컫는다고 하는데...
그럼,
순창 조령은 뭐지???
근래,
비가 와서 그런지,
계곡에는 물이 제법 흐르고...
참고로,
손을 씻어 봤는데,
엄청 차갑고...
심원함에도 불구하고,
먹기에는 께름칙해서,
그냥 씻는 것에 만족을... ㅎㅎ
소등근재에서,
순창새재를 지나고,
백암산 상왕봉까지는,
대부분 완만한 오르막입니다.
상왕봉을 오르기 직전,
300미터 구간은 빼고... ㅎㅎ
암튼,
어렵지 않지만,
조금은 지루한 길을 한들한들 걸었고...
걷다 보면,
등산로는,
산죽이 가득한 곳도 지나고...
발길에 스치면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색다른 느낌을 전해주었고...
참고로,
백암산 구간은,
멧돼지의 흔적이 거의 없어서,
조금은 편안한 느낌으로 산행을 했고...
맞은편 봉우리가,
백암산에서 제일 높은,
상왕봉 정상입니다.
짧은 거리지만,
가파른 구간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래도,
거리자 워낙 짧아서,
엄청 힘들다는 느낌은 없었고...
이 나무들은,
연리지는 아니지만...
소나무와,
정체를 알 수 없는 나무가,
마치 연인처럼 꼬여 있고...
꼬인 것이 아니라,
서로 부둥켜안고 있는 모습이고... ㅎㅎ
걸어온 구간이 길다 보니,
다리에 힘이 풀려서,
잠시 쉬었습니다.
내 다리의 문제라기보다,
뒤를 따라오는 사람이,
물 한 모금 먹자고 하여,
잠시 쉬었는데...
나이가 56세가 넘었는데,
이렇게 힘든 코스를 걷는 것을 보고,
그저 감탄만 했고... ㅎㅎ
드디어,
상왕봉에 도착을...
여기에서,
백양사를 가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능선길을 걸어서 백학봉을 가는 방법과,
다른 방법은,
백양 계곡을 따라서 편하게 즐기는 방법이...
일단,
시간적 여유도 있고,
어느 정도 체력이 남아서,
기린봉 방향으로...
물론,
조금은 힘든 곳이 있지만,
백학봉에서 약사암으로 가는,
환상적인 코스를 즐기기 위하여..
어째튼,
가는 길에,
조그만 봉우리도 지났고...
암벽의,
정상 부근을 기린봉이라는 이름과,
도집봉이라는 이름 두 가지로 불리는데...
봉우리는 하나인데,
이름이 2개인지 모르지만,
바위가 없는 육산을 걷다 보니,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고...
암튼,
기린봉이면서 도집봉 구간을 지나,
백학봉 방향으로 발길을...
능선에는,
오래된 소나무가 있는데...
소나무는,
하늘로 자라지 않고,
땅에 누워서 자리고 있고...
덕분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밟고 올라섰으면,
소나무 껍질이 맨들맨들하고...
드디어,
백학봉을 지나고,
공포의 계단 구간에 진입했고...
내게 세지는 않았지만,
누군가 1,670 계단이라고 하는데,
확인하지는 못했고...
암튼,
백학봉 정상에서,
고사목과 더불어 순창 방면을 바라보며,
고난의 계단 지옥으로 진입을...
절벽 아래로,
백양사가 조그맣게 보이는데...
등산로는,
절벽 사이로 이어진,
1670 계단을 걸어야 비로소 끝이 나고...
여길 내려가기 망정이지,
올라왔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기만... ㅎㅎ
초겨울 지는 해는,
나뭇가지에 걸쳤는데...
산행을 시작하고,
유일하게 만난 단풍이,
햇살과 더불어 유난히 붉게 빛이 나고...
예전에는,
훨씬 많은 단풍이 있었는데...
같은 나무인데,
아래서 위로 올려다보니,
훨씬 멋진 모습으로...
더구나,
노을과 함께하니,
나뭇잎은 더 붉은 모습으로...
여길 지나면서,
약사암에 있는 단풍도,
이런 모습이길 기대했는데...
약사암까지 가는 길은,
이런 계단이 이어집니다.
총 1670개의 계단이,
이렇게 이어지는데...
여길 올라온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가늠이 되겠지요!!!
커다란 바위 위에는,
느티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일부러 심어 놓은 것도 아닌데,
바위에서 자라면서,
마치 사슴처럼 자라고 있고...
이 나무도,
사람이 얼마나 자주 올랐으면,
머리 부분이 뺀질뺀질하고...
여기는,
바위에서 약수가 나온다는,
영천굴입니다.
이 장소도,
단풍이 물들면,
정말 보기 좋은데...
단풍은 없으니,
영천굴에 있는 약수터에서,
물만 2 바가지 마시고서 약사암으로...
약사암에 들렀지만,
역시나 단풍나무는 푸르르기만 했고...
당단풍도 푸르고,
은행나무도 푸르러서,
그냥 산을 내려가는데...
모든 단풍들은,
이제야 조금씩 울긋불긋하고...
단풍 없는 내장산과,
단풍이 물들지 않는 백양사를 둘러보고,
이제는 서울로 갑니다.
오전 11시에 시작해서,
오후 4시에 마감을 하고,
백양사를 잠시 둘러보려 합니다.
백양사는,
절도 유명하지만,
소원을 잘 들어준다고 해서...
대웅전에서,
백학봉을 바라보니,
석양이 점차 물들고 있네요.
불과,
30분 전에,
저기에 서 있었는데...
암튼,
100억을 벌어서,
죽을 때까지 산에 다니게 해 달라고,
두 손 모아서 간절히 빌었고...
이번 주말이면,
이 나무들도,
붉은색으로 변할 텐데...
1주일만 늦었으면,
정말 멋진 모습을 보면서,
산행의 피로를 풀 수 있었는데...
아쉽지만,
푸른색 단풍을 즐기며,
산행을 마감했습니다.
비빔밥 1만 2천 원,
파전은 1만 7천 원,
소주 5천 원,
막걸리 5천 원...
이제는,
굶고 살아야 할 듯...
부족한 부분은,
신사동 영동설렁탕에서,
소주 한 병 보충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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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없어도,
식사가 없어도,
산행은 무리가 없지만...
친구가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할 듯...
이제,
늙어서 그런지,
홀로 다니는 것은,
점점 지양하게 되네요.
부디,
같이할 사람이 많으면,
정말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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