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 나나 개차반이긴 마찬가지지...

[비온뒤]

예전에 존경하는 선배님이 계셨다. 인품이 고매하신 분으로, 나에게는 선생님 같은 존재였다. 나이 차가 많이 나지만, 사회

에서 만나게 된 그 분은 내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어느 날 나는 그분께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인품이 고매하십니까? 선천적인 겁니까, 아니면 공부를 하다 깨달음을 얻어서

입니까?"

그분은 웃으며 대답하셨다. "인품이 고매하기는 개뿔... 자네나 나나 마찬가지지." 그 말씀에 나는 "그래도 보기에는 훌륭해

보이시고 행동하시는 것도 그러한데 무슨 말씀이십니까?"하고 되물었다.

그분은 이어 말했다. "나는 인품이나 인성이 고매해지거나 훌륭해지려한 적이 없어. 젊었을 때는 나도 개차반이었지. 사사

건건 스트레스 받고, 누가 뭐라 하면 즉각 반응하며, 상처받고  상처주었어...

다만 나이 들어가면서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지. 한발 옆으로 물러나 나 자신을 쳐다보았지. 그러고 보니 나

자신에게 여유가 하나도 없었던 거야.

곰곰이 생각해보니 급할 것도, 화날 것도, 상처받을 것도 아닌 일에 목을 매달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어. 그래서 그다음

부터는 뭐든지 한발 물러서 여유를 갖고 쳐다보기 시작했지."

그분은 잠시 생각에 잠기시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그게 아마도 요새 유행하는 메타인지라는 말인 것 같아. 그렇게 노력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남들이 나를 인성이 좋다느니 인품이 고매하다느니 하더라고.

인성이나 인품은 어떻게 하겠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야. 세상을 여유롭게,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다 보면 남들에게 저

절로 그렇게 보이는 것뿐이지. 개뿔 내가 자네보다 고상하거나 고매할 게 뭐 있겠나? 노년에 중요한 것은 여유야, 여유..."

이 대화를 통해 나는 확실히 알게됐다. 인품이나 인성은 어떤 특별한 노력으로 쌓아지기보다 여유와 애정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임을...

노년에 중요한 것은 여유라는 그분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려  마음은 먹었지만, 정말 여유 있는 삶을 살고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여유를 갖고 사람과 세상을 대한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유롭게  세상을 바라보려는 노력은 필요할 것 같다.

▶메타인지(metacognition)는 자신의 인지 과정, 즉 자신의 생각과 학습 과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meta-'

(초월하는, 이상의)와 'cognition'(인지)의 합성어로, '생각 너머의 생각' 超認知를 말한다..이는 우리가 어떻게 배우고, 이해하

고, 기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지에 대해 자각하는 것이다.

자신을 객관화함으로써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를 더 잘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똑똑하게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내면의 지능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명상등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관찰하고 자주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다보면 이런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비온뒤]

Love Is Blue / Heather
Love Is Blue는 1967년 유로비젼 송 콘테스트에서 비키 레안드로스가 프랑스어로 부른 노래다.원래 가사가 없는 연주곡으로
프랑스 작곡가 안드레 포프(Andre Popp)가 1966년에 작곡했다. 그후 피에르 쿠르(Pierre Cour)가 1967년에 가사를 붙였다.
영어 번안곡은 브라이언 블랙번(Bryan Blackburn)이 썼다.이곡을 리메이크한 Heather는 이탈리아의 여자 댄서이자 가수다.
Paul Mauriat가 1968년 편곡한 경음악 Love is blue가 프랑스 음악으로서는 빌보드차트 1위에 오르면서 세계적인 명곡이 됐
다. https://youtu.be/m39KZB1K3oA

[리디아]

노래.노랫말도 멜로디도.경쾌해서...
다음번 월팝방 정모 때 ~선곡 신청해야 겠어요.
아구~
노래.연습할 시간도 없는데...ㅣㅎ

여유를 갖어야 겠어요.ㅋ

[비온뒤]

네...잘 생각하셨습니다.
여유를 갖고 찬찬히 연습하세요...

[나국화.]

노년에는 여유를 갖고 세상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말씀 가슴에 새기고
갑니다~

[비온뒤]

나국화님 즐거운 오후 되세요.
댓글 감사합니다.

[그산]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나는 인품이나 인성이 고매해지거나 훌륭해지려한 적이 없어. 젊었을 때는 나도 개차반이었지. 사사
사건 스트레스 받고, 누가 뭐라 하면 즉각 반응하며, 상처받고 상처주었어...
다만 나이 들어가면서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지. 한발 옆으로 물러나 나 자신을 쳐다보았지.
그러고 보니 나자신에게 여유가 하나도 없었던 거야."

[비온뒤]

그산님 감사합니다.
즐거운 오후시간 되세요...

[박민순]

여유를 갖고 세상을 바라보며, 사람 간에도 조그만 이해타산을 떠나 대화하고
타협하다 보면 이 세상은 더없이 아름다운 세상이지요.

내가 먼저 한 발 물러서면, 용서와 이해로 먼저 손을 내밀면 결국은 내가 이긴 것인데
자존심이니 자만심이니 하면서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어리석은 우리 인간들이지요.

[비온뒤]

공감합니다.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람이 이긴다는 말씀
100번 맞는 말씀입니다.
박시인님 고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민순]

너나 나나 너나 나나
거기서 거기, 오십보 백보.

[모렌도]

여유라면
비온뒤 맑음을 느긋하게 기다리는
비온뒤님 아니겠어요!
자신에게 구속되지 말고
한발짝 옆에서 자신을 쳐다보는 여유!

[비온뒤]

선배님. 어찌 이런 민망한 말씀을...
늘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달항아리]

요즘 메타인지 라는 말을 종종 듣고도 뜻을 몰랐는데 오늘 배웠네요.
감사합니다. ^^
저도 타고난 다혈질로 인해 숱한 실수를 범하며 살아왔는데
나이가 드니 혈기가 좀 삭아서 감정 조절 능력이 생기는 듯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의 제 나이가 좋아요.

[비온뒤]

다혈질인 분이 뒤끝이 없지요..
이제 감정 조절능력이 생기신다니
축하드립니다. 그러면 맘상하는 일이 거의 사라질 겁니다.

[수피]

말이 쉽지 실천은 어려운 게 바로 메타인지 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시나브로 칠십 줄에 들어서다 보니 좀 더 마음의 여유는 어줍잖게 남 흉내 낼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나름 생각 해 봅니다. ^^~

[비온뒤]

진짜 정색으로 하지 마시고 그냥 한박자 늦춰간다고 생각하면 저절로
메타인지 비슷하게 됩니다.
화가 나도 한박자 늦추면 되돌아보게되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내가
왜그러지하고 알아차리게 됩니다. 그러면 바로 화는 가라앉습니다.

[산사나이3]

나이가 들어가면서
한발 물러나서..
생각을 한다는 것에
많은 공감을 합니다..

[비온뒤]

그렇습니다. 한박자만 늦춰도
완전히 세상이 달라집니다.
감사합니다. 산사나이3님.

[둥근해]

메타인지에 대해서 배웠네요
나이 들어갈수록 한발 뒤로 물러서서 여유로운 마음을 가져야 겠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비온뒤]

자신을 남 쳐다보듯 바라보는 거죠..
불교에서 말하는 알아차림 같은 겁니다.
일을 할때 잘 풀리지않으면 왜 그런지 처음부터 따져보고
잘못된 점을 찾아내는 것도 메타인지라고 합니다.

[윤슬하여]

생각 너머 생각
메타인지 몰랐는데
한 풍경을 이루는 참 멋진 말이네요ㆍ

저 산 모퉁이 돌아서면
은반지 끼어 주고 싶은
처자 있었지!

[윤슬하여]

인품
너울대는 감성 수위조절을
하다가도
한 순간에 터지고 마니
묵묵한 분들이 참 부러워요

[비온뒤]

멋진말입니다. 윤슬하여님 같은 시인들은
이미 세상너머를 바라보니 메타인지를 하고 있는 분입니다.

[비온뒤]

그건 감수성을 느끼는 센서가 고감도라서 그렇습니다.
보통사람이 하나를 느낄때 3~4개를 느끼는 경우입니다.
스탕달 같은 사람은 명화를 보다가도 너무 감동을 먹어 실신지경에
이른다고도 합니다.

[몽연1]

이름하여 전에 피력한 바 있는
<스탕달신드롬>
맞쥬?

[윤슬하여]

ㅎㅎ
잘 사요
늘 안녕을 빌 뿐이요
찬바람 나면 볼 수 있겠다
싶어요

[몽연1]

저두요...울 순이가 얼마나 그리운지~^^

[러브러브]

나이들면 거기서 거기 다 같은 수준이되지요
누가 더 여유롭게 사는냐가 관견 ..

[비온뒤]

맞습니다. 다 거기서 거기죠..
마음에 여유가 있으면 사람과
세상이 달리 보입니다.

[운선]

이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보다 어떻게 고요히 잘 죽을 수 있나
그 생각 뿐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몽연1]

저두요.

검진받으러 갈때마다 수면제 처방을 받아왔더니
어느새 한병 가득찼어요.
꼭 먹겠다 하는건 아닌데...먹어야할 날이 곧
올거 같아서요~^^

[윤슬하여]

우그그
젊디나 젊은. 것이

죽을 병에 걸렸다는 오진으로
한 달 살아보니
통증 없이만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정리가 됩디다

그래서
옷장
신발장
찬장
전부 정리하고.
한결 가벼워지더라구요

혹시나
시간나면
전남방 공지 참고해
보시길요

[몽연1]

넵.

언니도 시간 쪼개서 중국어회화방 함 오셔요.ㅎ시적 감수성을 불어 넣어주세요~^^

[비온뒤]

열심히 잘 살겠다는 사람이 죽어도 잘 죽습니다.
잘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아 아니니...죽는다는 생각보다는 잘 살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선님...

[비온뒤]

몽연님도 마찬가지...

[비온뒤]

의사들 진단을 잘해야 하는데...
생사람 잡는군요...

[한스]

오늘도 좋은 말씀
좋은 글 감사 합니다.
건강하세요.

[비온뒤]

요즘 사업은 잘 되시는지요...
글도 통 않쓰시고...언제 한잔해야죠?
아무튼 건강하세요...

[파란여우]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