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 2월 16-17일
성삼재 ~ 벽소령(1박) ~ 세석 ~거림하산 (장터목 2박 대원사 하산 예정이었으나 무릎 이상으로 중도포기)
2회 : 6월 1-2일
성삼재 ~ 세석(1박) ~ 천왕봉 ~ 장터목 ~ 유암폭포로 하산
3회 : 7월 5-6일
성삼재 ~ 장터목(1박) ~ 치밭목 ~ 유평마을로 하산
이렇게 다녀와도 나의 산벗들은 진정한 종주가 아니라느니 완주가 아니라느니 누구나 다하는 코스라느니.....ㅎㅎ
인정합니다!!
화엄사에서 대원사로의 코스가 지리산 종주코스임을.
하여, 한달전 보름달을 보며 날짜를 맞춰보니 공교롭게도 황금연휴인 8월 15일(음 7.15)에
지리산의 제 5경 벽소명월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겠다 싶어 기회만 된다면 떠나리라 맘의 스케쥴만 바쁘게 돌아갑니다.
솔로로 다니며 좋은점도 많지만 긴 2박 3일 동안 함께 얘기나누며 식사도 같이할 수 있는 멤버가 있었으면...해서
광주로, 고양으로, 울산으로, 상계동으로 작업을 걸어보지만 날짜가 맞지 않아, 대피소 예약이 되지 않아, 등등....
같이 사는 식구들까지도 작업을 걸어 겨우 반 동행을 구했지만 연휴동안 비가 내릴거라는 예보에
가족들은 미련없이 돌아서 버립니다.ㅜㅜㅜ
그래~원래대로, 계획대로 홀로인데 머이 그리 미련갖고 동행을 구하냐?? 홀가분하게 얽매이지 않고 휘이 다녀오면 되지~
배낭은 꾸리지도 않고 출발일까지 느긋하기만 하네요.
생각지 않은 14일(목) 보너스 휴가로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막내딸과 나의 건강검진으로 오전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도 막내딸 검사와 나의 시원찮은 발목으로 한의원에 들러 침맞고 물리치료 하고
또 정형외과에 들러 7월 도봉산행에서 재발한 활막성염증의 무릎을 물리치료 받고(나름의 사전준비??ㅋ)
의사선생님과 얘기나누던 중 한달전 다친 정강이 상처가 쉽게 낫지 않는다고 소독좀 해달라하니
그러자며 쓱쓱 소독하더니 보기보다 상처가 심하고 덧나 흉이 많이 남을거 같다고
꿰매는게 낫겠다며 지금 바로 꿰매자고 하신다.
흉터라는 말과 따로 시간 내기가 번거로운 직장인의 현실인지라 네 지금 바로 해 주세요!!
읍!!! 바로 마취 들어가고 메스로 상처의 염증들을 제거하는데 아차싶다.
시간이 오후 6시이고 나는 밤10시 50분 열차로 출발하여 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의
기나긴 산행을 해야되는데....
어쩌리요~
발목부터 정강이 무릎 성한 곳 하나 없이 떠나야 되는지...
무엇인가 했으면 달인이 되었을 16년 동안~
한번도 찾아가지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그리다가
올해 초 다시 찾아갔어도 그대로 나를 품어준 것처럼 앞으로도 변함없이 그 곳에 있을 지리산이니
이번은 몸관리하고 다음으로 미루어야 할지 내가 내릴 뻔한 답(?) 앞에서 잠시 혼란스럽다.
의사선생님 왈
"토욜에 꼭 들러 소독하고 상처부위 물, 땀 닿지 않게 조심하시고 많이 걷지 마시고 기타 등등..."
"토욜은 오지 못하니 소독할 약을 챙겨주세요"
"꼭! 오세요 꼭 오시고... 정~ 못오시면 가까운 정형외과 들러 소독 하세요. 약 잘 드시고..."
소독에 필요한 품목을 외우며 딸아이와 병원을 나온다.
"엄마 이러고도 갈거야??"
"엉 가야지~ 이까이꺼 뭐~~"
말은 씩씩하고 가볍게 망설임 없이 했지만 맘이 무겁다.
에구구구 내 팔자야!!
7월 19일 진안 죽도의 여행길에서 생긴 상처가 8월 14일 오매불망 기다려온 나의 지리산행을 붙잡으려 하다니...
시간은 7시가 다 되어가고
집에 돌아와 이제야 배낭이며 필요한 보따리들을 방안 가득 늘어 놓는다.
비가 온다니 여벌옷이 충분해야되고
먹을거, 버너, 코펠, 간식... 예전에는 없었던 그러나 이제는 제일 먼저 챙겨 지는 나의 상비약들
붙이는 파스, 진통소염제, 발목보호대, 후시딘, 밴드, 소독약 등등..
아침과 점심용 도시락까지 챙겨 넣고는 배낭무게 재보니 12Kg.
계획 접지 않고 떠나기로는 하였으나 또 산행코스가 나를 흔들고
떠나는 것만도 다행이다 일단 구례구역에서 버스타고 그때 컨디션을 봐서 정하자!
9시 50분 집을 나서 용산역에 도착하니 시간의 여유가 없다.
차에서 내려 기차를 타면서까지 바쁘게 걸으며 느끼니 탄력이 굿~이다.
그래 가자 화엄사 출발이다!!! 시간도 많은 2박 3일인데 어딜 못가?? 이야호~~
플랫폼은 등산객들이 주를 이루고 기차에 올라서 출발하니 난 이미 능선에 서는 느낌이다.
많은 등산객들의 설레임의 속삭임과 각자의 옛 산행얘기며 술 맛에 대한 얘기며
그칠 줄 모르는 그들의 화제 속에서 나는 혼자서 쓰라린 고통을 느끼고 있다~
마취가 이제야 풀리는지 상처부위가 불이나고 쑤셔대는데 아이구~ 아프다고 엄살피울 일행도 없고
고상한척 눈감고 벼래별 생각을 하는 중에 가장 그리운 건 나의 집이다.
출발과 동시에 나는 집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하고 있는것이다.
어여 집에 돌아가 편히 누워 쉬고 싶다..
첫댓글 가까운 북한산, 도봉산은 홀로서기를 못하지만 지리산만큼은 홀로 편안한 맘으로 들어갈 수 있어 행복하네요.. 계획했던 9월의 지리산행이 접어지니 한달이 너무 지루하고, 그러나 이제 일주일만 더 기다리면 그곳으로 갑니다. 지리산으로...
종주기가 너무 좋아 퍼감니다. 준비부터...하산까지 한글로 묶어 프린트 하여 돌려 볼렵니다... 저도 종주의 꿈을 키워 봄니다...
무슨... 돌려볼것 까지야.... 종주의 계획에 도움이 된다면 보탬이 되어야지요~ 꿈은 이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