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에 대한민국 기독교계는 극과 극의 두 가지 소식으로 깊은 탄식과 희망을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대형 교회 담임목사의 끔찍한 언어폭력이 교회의 신뢰를 짓밟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대형 교회의 은퇴 목회자가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위기에 처한 개척교회를 살리겠다며 파격적인 후원을 약속했다. 부산 A 목사의 욕설 파문과 서울 Y 목사의 50억 후원 프로젝트는 한국 교회가 가진 괴물 같은 수직적 구조와 상생의 신앙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부산 A 목사의 녹취록은 충격 그 이상이었다. 부목사와 전도사들을 향해 상상을 초월하는 욕설을 쏟아냈다. 이는 단순히 말이 거친 수준이 아니라 성도를 섬겨야 할 목회자가 교역자를 인격체로 보지 않고 자신의 부하로 여기는 수직적이고 왜곡된 교회 구조의 민낯을 드러냈다.
욱 분노를 자아내는 것은 헌금을 많이 하는 이른바 VVIP 교인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다는 이유로 폭언을 퍼부었다는 점이다. 이는 목회가 아닌 기업형 교회 운영을 위해 부목사들을 소모품으로 사용한 악행이다. A 목사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담임목사직과 부 총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피해자들은 진정성 없는 사과라며 반발했고, 피해자들은 여전히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이는 강단 위에 선 목회자의 언어가 곧 영성이며 그 언어의 타락이 교회의 타락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반면 서울 Y 목사는 은퇴를 앞두고 감동적인 결단을 내렸다. 그가 봉직해 온 교회는 설립 46주년을 맞아 교회의 오랜 숙원이었던 새 예배당 건축 계획을 전면 유보했다. 대신 그 비용을 포함해 2030년까지 50억 원을 마련하여 미자립ㆍ개척교회 50곳에 각각 1억 원씩을 지원하는 `50억 50교회 회복 마중물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목사는 "코로나19 이후 사라지는 교회들을 보면서 한국 교회의 미래를 고민했다"며 교회의 양적 성장보다 한국 교회 전체의 생태계를 살리는 일이 우선이라는 상생의 신학을 행동으로 보였다. "우리만 잘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며 다 같이 함께 일어나야 한다"는 그의 고백은 자신의 기득권과 안위를 위해 욕설까지 서슴지 않은 목회자와 너무도 확연히 대조된다.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이 두 사건은 한국 교회가 선택해야 할 길을 명확히 보여준다. A 목사의 욕설은 강단과 회의실에서 목회자가 인격적인 성숙을 이루지 못했을 때 교회가 어떻게 파괴되는지 보여주었다. 반면 Y 목사의 낮은 언어는 그가 섬기는 성도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었다. A 목사의 경우 그를 견제할 장치가 없는 제왕적 담임목사 구조에서 발생했다.
교회의 주인은 목사가 아닌 예수님이라는 고백이 삶의 현장에서 증명되어야 한다. 교세가 커진 대형 교회들이 소형 교회를 짓밟고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Y 목사의 사례처럼 개척교회를 살리는 마중물이 될 때 한국 교회의 신뢰도는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설로 강단을 물들인 목회자는 떠났지만 그 상처는 남았고, 50억을 쾌척한 목회자는 사라져도 그 사랑은 한국 교회이 개척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한국 교회는 이제 더 이상 자신이 신의 자리에 앉아 좌지우지하는 괴물 같은 목회자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 Y 목사가 보여준 거룩한 낭비의 길을 걸어야 한다. 그것이 지금의 위기 속에서 한국 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