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여름으로 기억된다. 퇴근시간이 다되었는데 같은과 신입사원 복이가 정선 신동읍
동강변에 있는 고성상수도에서 선배직원 수와 작업하다 감전됐다고 연락을 받았다.
과선임 직원인 나는 급히 차를 몰고 영월에서 30km 정도 되는 고성상수도에 가보니
복이는 상수도 사무실에 딸린 방에 누워있었다. 함께 있던 수에게 물어봤더니 자신이
교체작업하는데 복이가 뒤에서 보다가 22,900v 특고압에 손가락이 접촉된것 같다고 말하였다.
복이는 눈은 감고 있었지만 의식도 있고 간간히 외마디소리를 내었고 오른손으로 22,900v가
들어와 왼발가락으로 전기가 빠져나간것으로 보였다. 복이를 차뒤에 태우고 회사로 가서
영월의료원 응급실에 입원시켰는데 용인에 계시는 부모님과는 연락이 안되었다.
의료원 응급실에는 당직의사가 없고 간호사들만이 심전도체크하고 주렁주렁 호스를 달았다
잠시후 의료원장이 술먹다 왔는지 얼굴이 벌겋게 달아서 왔다가 잠시 있더니 다시 나갔다
의료원에서는 급히 인근에서 유일한 종합병원인 원주기독병원으로 이송시키라는데
가다가 사망할지도 모르니 보호자가 오기전까지는 이송을 허가할수 없다고 한다
당시 지점장은 휴가중이었고 직속상관인 과장은 신임이고 나이가 젊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쩔쩔매기만 하였다. 겨우 새벽녘에 부모님과 연락이 되어 두분이 택시타고 용인에서 영월까지 오셨다
그리고 영월119에 연락하여 원주까지 이송을 요청했더니 관할구역넘어서는 안된다고 한다
간신히 사정하여 119차량에 동승하고 계속 복이 이마위에 손을 얹고 원주기독병원까지 따라갔다.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겨우 새벽 6시쯤에야 원주기독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여 인공호흡을 시켰지만
얼마안되 사망판정이 내려졌다. 병원에서 복이 어머니는 대성통곡을 하시고 아버지는 눈물만 흘리셨다
그리고 얼마후 본사에서 현장조사를 나왔고 감전현장에 같이 있던 수는 징계를 받았지만
큰징계는 아니어서 얼마간 다니다 사업한다며 사직했다
그후 한동안 비만 오면 어머니가 전화하셔서 우리 복이좀 살려달라고 우시면서 말하셨다
군대 갓제대하고 25세의 나이에 우리회사에 입사한 복이는 부모님의 자랑이였을것이고
그슬픔은 평생 잊지 못하셨을거다. 그리고 나도 97년봄 아내의 고향인 충남으로 와서
그때일은 잊고 지내다 동강이야기만 나오면 아픈 기억이 되살아났다. 복이는 사택에서
우리집 바로 아래에 살았고 이제 아장아장걷는 우리딸애를 데리고 잘놀아주는 착한 청년이었고
아내도 많이 슬퍼했었다. 10년전쯤 산악회에서 정선군 신동읍에 있는 백운산에 등산갔는데
그때 백운산 정상에서 보니 동강가에 복이가 사고를 당한 고성상수도가 보여
그의 가여운 영혼을 위해 묵념했다
첫댓글 아름다운 동강 풍경이 왠지 슬프게 보입니다.
그 파릇한 나이에.....
저도 직장생활 초기에 상당한 고압에 놀란 경험이 생각납니다.
양손으로 들어와 붕 뜨며 머리까지 솟구치던 그 아찔했던....
다행히 잠시 쉬고 난 후 진정이 됐었지요.^^
반갑습니다. 둥실님도 고압에 감전될뻔한적이 있으시군요
지금처럼 핸드폰이 없던 시절이라 멀리떨어진 부모님과 연락도 안되고
영월의료원은 부모님허락없이는 퇴원시킬수 없다하고
119도 관할구역을 넘을수 없다하고 다급한 시기에 모든게 복이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였습니다
직장 생활 하다가 그런일이 있었군요
나도 내가 근무하는 현장에서 기능직이 사고사 하는 경우를 몇번 보았습니다만
그때마다 안타깝기 그지 없습디다
하긴 나도 크게 다쳤던 적이 두번이나 있었습니다
늦었지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충성
반갑습니다. 직원이 사고사 당하는 경우를 여러번 보셨군요
지금도 그렇지만 산업현장에선 단순한 실수가 큰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참 많았습니다. 저도 정년후 시설관리를 하면서 손목인대가 끊어져
한동안 고생했습니다. 댓글 감사드리며 편안한 주말되시기 바랍니다
안타까운 일..슬픈 이야기들은
늘 우리를 숙연하게 하면서 삶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94년이면
제가 전격화상치료로는
국내 제일인 서울의 한 병원에 근무할 때인데..
안타까운 일입니다.
가을이오면님 반갑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몇번을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운이좋아 살아남을 수 있던것 같습니다
어려웠던 시절을 되돌아보면 늘 매사에 조심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는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드리며 즐거운 주말보내시기 바랍니다 !
연락 안된 복이
부모님도 죄인같은 기분일듯 합니다
어찌 그 오랜시간 연락이 안되었을까요
절차라는게 생명보담 우선인가 싶네요
아까운 청년 정말 안스럽습니다♡♡
지인님 반갑습니다
그때는 휴대폰이 없던 시절이라 전화통화가 어려웠고
나중에 오신 부모님을 뵈니 아버님과 어머니
모두 건강이 안좋으신 상태였습니다
당시 과장이나 병원장이 책임지고 후송시켰으면
최소한 목숨은 건질수 있었을겁니다
글을읽으며
가슴이먹먹하네요
조금더빠른대처가
몹시아쉬움으로
남네요....
부모님의심정은
오죽했을까하는맘에
....
현장에서의
안전의식이
너무중요하단
생각입니다
드롱리님 반갑습니다
함께 갔던 고참도 20대후반이고
복이는 신입사원이라 특고압에서의 작업이
얼마나 위험한지 실감못했을겁니다
사고후에도 모든 상황이 복이에게 불리하게 전개되
너무나 어린나이에 억울하게 사망하게 되었다고 봅니다
꽃다운 청춘이 아깝게도
저버리고 슬픕니다
동강은 여전히 유장하게 흐르고
아리따운 영혼은
천국에 안식하고 있겠지요
그 종합병원에 저가
청춘을 보내며 일했어요
반갑다 하기는 참 슬픕니다
반갑습니다
몇년전 찾아갔던 동강은 제가 영월에 살때보다 상류의 탄광 폐광등으로
많이 깨끗해지고 도로도 좋아졌더군요.
너무나 안타깝게 떠난 복이는 지금도 그모습과 음성이 쟁쟁하게 떠오릅니다
말씀하신 병원은 아내가 중이염으로 4일간 입원하여 병상옆 간이침대에서
자기도 했고 그후에도 여러번 찾아갔던 추억이 있습니다
댓글 감사드리고 즐거운 주말되시기 바랍니다 !
동강의 아픈 기억이네요...인명은 재천인데 어쩌겠습니까...
그래도 잊지않고 명복을 빌어주는 선배가 있으니
고맙게 생각할 겁니다.
선배님 반갑습니다
너무 어이없이 져버린 복이가 가엾어서 오래 마음이 아팠습니다
영혼이 있다면 영월에서 보낸 짧은 젊은날의 인연을 기억할겁니다
아고, 넘 슬픕니다.
그 부모님 마음이 어땠을까요.
부모님과 좀 일찍 연락이 닿았더라도...
젊은 영혼이 동강에
지고 말았네요.
자식을 그렇게 보내고
부모님은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니었겠지요.
이베리아님 반갑습니다
그날저녁에만 연락이 됐어도 복이는 살수 있었을겁니다
제기억속에 아버님은 연로하셨고 어머니는 건강이 안좋으셨는데
한동안 회사에 전화해서 울기만 하셨습니다
그분들이 건강하게 잘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안타까운 옛 기억을 소환 하셨네요
생생 이 실감되었을 그산 님의 가슴 아픈 이야기 에 안타 까움 이 배가 됩니다
반갑습니다
평소에는 잊고 지내지만 동강이야기가 나오면
30년전 가슴아팠던 일이 생각납니다
댓글 감사드리며 행복한 주말되시기 바랍니다
비록 전 가보진못했지만 아름다운그곳에 아픈기억을 갖고 계시네요~~
세월이 많이 지났으니 좀 잊으셔요~~
부모님들도 아픔에서 좀 헤어나셨기를~~
반갑습니다
동강이 지금처럼 유명하지 않을때 저희들은 오토바이 타고
비포장길을 달리고 작은배를 타고 강을건너 찾아갔었지요
늘 생각하는건 아니고 어떤 계기가 되면 너무 안타깝게 떠난 복이가
생각납니다. 저도 부모님이 건강하게 잘지내셨으면 합니다
아이구.. 글 읽는 제 가슴도 아픈데 생때같은 자식을 앞세운 그 부모님은 그뒤 어찌 사셨을까요ㅠㅠ
비만 오면 어머니가 우리 아들 살려달라고 전화하며 우셨다니 너무 슬픕니다.
동강에 얽힌 가슴 아픈 그산님의 회고담을 읽고,
그 아까운 청년의 평안한 영면을 기원합니다.
달항아리님 감사합니다
그일이 있은후 3년을 더 살다가 이곳으로 떠나왔는데
제가 떠나기전까지 건강도 좋지 않은 어머님이 울면서 여러번 전화하셨지요
너무나 착한 복이가 그곳에서 평안하게 지내기를 바랍니다 !
아 너무 안타깝네요 복이 청년 그 부모의 마음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 ~ 살다가 저런 불행한 일은
없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저렇게 좋은 경치를 가지고 있는
동강이 슬픔을 품은 추억도 지니고 있다니 ㅠㅠ
운선작가님 반갑습니다
부모님은 용인의 산골에서 작은 구멍가게를 운영하며
사신다고 들었습니다. 아버님도 건강이 좋지 못하고
어머님도 안좋으시다하는데 그후 평안히 잘사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한 젊은 이가 감전 사고로 떠난 아픈 기억을 갖고 사시는군요.
더욱이 같은 직장의 선후배 사이로....
박시인님 반갑습니다
회사에서 사택에서 매일보는 착한 후배였는데
제눈앞에서 숨져가는 모습을 봤습니다
저야 아픈마음은 많이 없어졌지만
그부모님은 평생 못잊으실겁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가슴 졸이며 읽었습니다.
왜 이런 일들이 생기는지 마음이 아픕니다..
감사합니다
산업재해는 지금도 곳곳에서
일어난다고 합니다
방송에서 산업재해 소식을 보면
30년전 제 눈앞에서 세상을 떠난
복이가 생각이 납니다
펼쳐 보지도 못한 그분의 꿈들이 동강과 함께 있네요~~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동강에서 피지도 못하고
스러져간 가엾은 영혼 복이에게
위안이 될것 같습니다
그런 슬픈 사연이 있군요.
전기는 무서워요.
특히 고압선
반갑습니다
저는 지금도 전기로 먹고 살고 있지만
항상 특고압변압기앞에 가면 무섭고
조심스럽습니다
아 그럼일~~슬퍼요.
네 더이상 이런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