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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타족이라 불리는 사람들... 검은 피부에 동그란 눈 곱슬머리...그들은 동양인이라기보다는 흑인에 가까운 듯하다. 아이타들의 조상이 필리핀 원주민이라는 설도 있고 스페인이 필리핀을 점령하고 있을 때 노예로 삼기 위해 잡아왔던 아프리카 피그미 종족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이타인들은 성인 남자 신장이 140-150미터이고 마른 체격이라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모두 아이들처럼 보이며 부족끼리 어울려 살기에 때로는 같은 아이타들 끼리도 부족언어가 틀려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공식 집계만으로도 아이타부족이 45부족이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잠시 필리핀을 소개하자면
필리핀은 마젤란이 1521년 발견한 섬인데 그는 자신이 발견한 섬을 당대의 스페인왕 필립2세의 소유임을 선언하고 이 섬들을 페리피나스(FELIPINAS)로 칭하였으며 오늘날 필리핀이라 불리고 있단다.
초기 필리핀 사람들은 섬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환영하는데 익숙해 있었으며 스페인이 식민지로 삼을 때 이 섬의 원주민들은 이미 중국, 아랍, 다른 이슬람선원들과 무역관계를 맺고 있었다 한다.
지하자원, 아름다운 경관, 기름진 땅, 전략적 좋은 위치 등 이 섬의 잠재력을 깨달은 스페인 은 1571년 마닐라에 식민정부를 세우고 이때부터 근 333년 동안 이 섬을 통치하고 해상무역을 장악했고 몇 번의 독립운동 끝에 필리핀은 1898년에 스페인에 독립을 선언하였지만 미국과 스페인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이 2000만달러를 지불하고 양도 받음으로 다시 미국의 속국이 되었단다.
미국은 필리핀인들에게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케 했으며 교육, 문화, 경제 전반에 걸쳐 투자하고 필리핀 원주민들이 중앙정부에 진출도 가능케 했다.
필리핀은 또 1941년 부터는 일본의 지배를 받기도 오다가 1946년 필리핀 독립 초대 대통령이 선출되어 독립국가로의 면모를 갖추었다 한다.
필리핀 군도는 남북길이가 1,850km에 이르는 7,107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구성되어 있다. 필리핀은 루손(104,688㎢), 비싸야, 민다나오(101,999㎢)의 세 지역으로 나뉜다. 북쪽지역은 필리핀에서 가장 큰 섬 ‘루손’인데 이 곳에 피나투보 화산이 있으며 아이타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라고....
필리핀의 공용어는 필리피노(타갈로그)어로 111개의 방언이 있으나 오랜 식민지배의 영향으로 교과서와 주요 방송에는 영어가 사용되고 중국어와 스페인어는 화교와 일부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필리핀은 외부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발전해온 혼합문화를 지니고 있으며 주로 스페인과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 왔으며 필리핀 국민의 90%이상이 말레지아계이고 그 외에 인도네시아계 스페인계 및 기타 수십 종족이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수백 년 세월동안 몇 개 국가의 지배를 받는 험한 시간들을 살았으니 국민성이 배타적이고 부정적이며 자기중심적이 될 법도하련만 필리핀인들의 성격은 무척 낙천적이다.
도무지 질서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도로, 도시에 차선은 그어져 있으나 상 하행선 구분 없이 먼저 달리는 쪽이 주인이 되는 상황에서도 짜증내는 사람이 없고 먼저 가려는 싸움도 없다.
차선 없이 뒤엉겨 다니는 차량들이 들어가거나 찌그러진 곳이 전혀 없이 깔끔한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낙천적이고 모든 것에 너그러우며 수십 종족이 사이좋게 공존하여 살아가면서도 필리피노들이 유독 배타시하는 종족이 있는데 그 종족이 바로 아이타족이었다.
마치 유대인들이 사마리아인들을 천대시하며 교류하지 않았듯이 그렇게 기피하는 것이다.
아이타인들이 필리피노들에게 밀려나와 숨어 든 곳이 피나투보 산맥.
피나투보 산맥은 아이타들에게는 은신처이고 쉼터이다.
1941년 ‘피나투보’가 폭발하고 화산재가 반경 150km 이상을 덮어 아이타들이 산에서 피신해 나오기 전까지는 필리핀 정부에서조차 그렇게 많은 아이타들이 존재하는지 몰랐다한다.
지금도 아이타들의 숫자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이며 혹자는 20만이라고도 하고 어떤 이들은 어쩌면 100만에 가까울 수도 있다고 했다.
이튿째날 우리는 또 다른 선교지를 찾아 달렸다.
덜커덩 차창으로 길게 늘어선 필리핀 시골 가게들..... 이런 저런 생각을 계속해서 불러내고 있었다.... 내가 어릴 때 그린 그림.....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미술 시간에 그리곤 했던 풍경화 속의 가게.... 팔(八)자 모양의 지붕에 기둥을 그리고 그 가운데 네모로 창을 내고 위에서 아래로 줄을 긋고 줄 끝에 네모 세모 동그라미를 그려 각종 물건 파는 것을 표현했던 그림.... 내 어릴적 기억 속에 저런 가게가 깊이 심어져 있는 것을 필리핀에 와서야 알게 된다.
“뭘 그렇게 열심히 쳐다보세요?” “혹시 자몽(그레이프후르츠) 파는 가게가 있을까해서... 자몽이 넘 먹고 싶은데 보이질 않네요”
필리핀은 겨울 지나고 열매를 맺게되는 과일나무는 없다고 한다. 자몽도 오렌지처럼 겨울철을 지나는 나무이니 찾기는 틀렸구나... 섭섭한 마음이 밀려든다..
앙겔레스 미군기지를 지나고 ‘밥만’이 가까워 오니 유독 주위가 회색이다.
피나투보 화산이 폭발할 때 화산재가 모두 회색 모래였다고.... 그래서 산과 반경 150km 안에 있는 마을들이 모래로 뒤 덮여 5년 전만해도 모래 덮인 산이 관광명소로 손꼽혔고 그 화산재 모래의 단단함이 인정받아 지금은 건축자재로 수출까지 된다고한다.
잡초들의 생명력... 지구상에 잡초들의 생명력이 꼭 필요한 현장 중 하나가 바로 필리핀이 아니었을까.
모래로 뒤 덮여 죽은 줄 알았던 땅이 생명 있는 땅임을 알리는 첫 신호는 아마도 잡초였을 것이다. 화산재로 뒤덮인 자리에서 자란 풀이 회색의 대지를 푸른색으로 조금씩 채색하면서 사람들이 다시 모여들어 모래에 묻혀버린 마을 그 위에 다시 마을들을 이루며 모여들고 있으며 아이타들은 잡초가 나기 시작하는 피나투보 화산으로 다시 근거지를 옮겼다 한다.
아이타들이 살고 있는 피나투보 산맥 산들 중 많은 부분은 아직도 나무가 없어 우기에는 여기저기서 산사태가 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런 저런 잡초들이 부쩍 자라나고 군데군데 바나나 파파야 나무들로 제법 울창해졌으니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고 생명으로 덮여지도록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그렇게 창조하셨나보다.
랑카 지역 쪽으로 올라가다 곁길 산으로 돌아드니 그 곳은 빌라드교회라 했다.
마을로 들어서니 랑카지역 보다는 잘 정돈된 마을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이나 다를까 그 곳 공터에는 작은 농구대가 하나 있었고 마을 입구에 제법 반듯한 집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 같은 곳이라 했다.
농구대가 있는 공터에 기둥 6개에 지붕만 얹어진 가로 3-4m 세로7-8m되는 허름한 집모양이 있는데 그 곳이 교회라 했다.
우리가 도착하자 교회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여전히 까만 피부의 작은 체구의 사람들이지만 우물이 없고 골짜기의 물을 생활수 식수로 사용하며 사는 사람들이지만 제법 깔끔한 모습이었고 말하고 웃음 웃는 맵씨도 단정해 보였다.
예배드리는 특송 시간에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를 부르다 그들과 눈이 마주치자 눈물이 왈칵 솟아났다.
저들이 받고 있는 사랑은 어떤 것일까.. 하나님이 저들을 사랑하시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
나는 정말로 저들이 지금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다 생각하며 그 들의 삶 속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하고 있는가.... 하나님은 이들을 향한 당신의 사랑을 우리에게 나타내라 하시는 것은 아닐까... 내가 할 수 있는 무엇일까....
내가 눈물을 흘리니 나를 쳐다보던 아이타들이 이유도 모른 채 따라 눈물을 흘린다.
저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있다면 나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사랑의 무게는 얼마나 큰 것이란 말인가. 그 사랑을 받는 나는 진정한 감사를 얼마나 느꼈을까.... 감사와 회개와 미안함의 눈물에 목소리가 자꾸만 잠겨들었다.... 그런데 나뿐이 아니었다. 옆에서 함께 찬양하시던 분들의 목소리도 자꾸만 작아지고 있었다.
집 구경해도 좋으냐 손짓으로 물으니 방에 내려져있는 거적을 올려준다. 손가락 대화로 자기 나이는 16세라 했는데 아이가 벌써 둘이나 있었다.
그들의 살림은 단촐하였다. 대나무를 갈라서 집 틀을 만들고 지붕 틀 위에는 풀잎을 덮으면 집은 완성된다. 살림이라야 대나무 집 울 안에 작은 화구 하나에 양은 냄비 하나 벽으로 세워진 대나무에 꽂혀진 병 몇 개 줄 매어 둔 곳에 옷가지 몇 벌, 지붕 대나무 사이사이에 꽂혀있는 톱날 같은 기구 몇 개 그릇은 바나나 잎으로 다 해결되고 수저는 자신들의 손으로 해결한다.
그들은 땅 위에는 집을 짓지 않고 지면에서 1.5m-2m 정도 사이를 띄우고 높이 짓는데 아마도 짐승이나 뱀의 공격을 막기 위함일 것이다.
몇 군데 집을 돌아보니 빌라드지역 사람들은 나름대로 규범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 같았다.
하나님이 아니고는 도저히 대책이 없을 것 같던 사람들... 어떻게 도와야할지 방법조차 찾을 길 없는 부족이 아이타들이라 생각했는데 빌라드에서 그 생각이 바뀌었다. 빌라드 주민들을 만나면서 소망을 갖게되었고 희망이 발견하게 되었다. 교육시키고 신앙 훈련시키면 그들도 훌륭한 인격체가 될 것이라는 확신도 가지게 되었다.
점심 시간이라며 바나바 나뭇잎에 밥을 담아왔는데 젓가락으로 밥을 들어 올리니 젓가락에는 밥알 몇 알만 달랑 붙어 있다. 필리핀 쌀은 찰기가 없어 불면 날아가는 쌀이라더니 불지 않아도 아래로 흘러내리는 밥알들이다. 아이타들은 손으로 밥알을 살짝 뭉쳐서 먹고 있었다.
그렇지만 닦지도 못한 손으로 어찌 밥을 먹을 수가.... 순간 떠오른 생각... 선교지에서는 손으로 밥을 운운하던 이야기가 생각나서 기내식 먹고서 가방에 넣어 두었던 숟가락.....얼른 꺼내서 다른 분과 눈 마주칠쌔라 날쌔게 혼자 밥 먹기 시작....
달라야쁜 교회
점심 먹고 찾아간 곳은 강 건너 있는 교회다. 이름은 강이지만 실제로는 물기 먹은 모래 강이었다.
화산재 모래가 강바닥을 덮어 강물 흐름이 바뀌었는지 강은 회색 모래 길이 활주로처럼 늘어져 있었다.
그렇지만 그 길을 승용차로는 달릴 수 없음은 군데군데 물줄기가 흐르기 때문이다. 그 물을 건너기 위해서는 바퀴 큰 차가 필요했다. --- 계속----
첫댓글 상세한 필리핀의 이야기들 흥미있고 고맙게 잘 봅니다,,, 다음도 기대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언약 안에 있는 축복의 통로, 우리를 통하여서 열방이 주께 돌아오게 되리,,'복음성가 생각이 나서 적어봅니다,,,,,^*^
흥미진진 입니다. 달라야쁜...예쁜이름 입니다. 아이누족과 무슨 연관? 일본을 야뽄 이라고도 하던데...
솔방울님의 정성과 마음이 듬뿍 새겨진 좋은 글과 그림이 가슴에 와닿읍니다 하늘아래 어두운곳 모두가 밝은 빛으로 훤하게 비춰지길 두손모음니다 사랑해요 건강하시구요^*^*^
솔방울 님~ 대단히 고맙습니다. 6월 중순에 꼭 만나요~ 할 이야기가 태산같이 많이 있네요...ㅎㅎㅎ
역시 테니스님...축복의 통로.. 서로를 위한.. 인주님 야뽄이 일본이군요.. 아이누 와 야쁜과 연결을 지으셨군요. 아이누족은 필리핀의 이쁘가오족과 비슷한 종족이고 고대 아메리카인 백색인종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네요..아이타와 아이누는 다른 종족일 가능성이 많겠지만 거슬러 올라간다면 모두 한 만족일테니... ㅎㅎ-
향기님 언제나님 꼬박꼬박 댓글 달아주시고 늘 고맙습니다.. 두분 때문에 화랑골에 늘 생기가 넘칩니다.. 인주님이랑 테니스님이랑 삐지실래나...ㅋㅋ
새로운 역사를 접합니다. 바쁘신 중에도 자세한 설명 너무 감사합니다. 제 삶을 돌아보면 온통 감사할것 뿐인데도 늘 불평 불만이 가득한 제 모습이 부끄럽습니다. 솔방울님의 귀한 선교 보고 너무나 감사합니다. 다음도 기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