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써놓은 글인데 '시를 번역하여' 오늘 올립니다.
기자였고 지금은 방송인으로 유명한 분의 강연이 있다고 하여 한 달전부터 기다렸다. 그분은 소통과 공감이라는 주제로 구성진 강연을 펼쳐나갔고 두 시간 내내 청중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강연의 핵심포인트는 '나를 칭찬하고 믿는 것'이었다. 자신과 잘 소통하고 스스로를 공감하는 사람이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말한다. 한 예로, '유해진'이라는 배우를 거론했다. 결코 잘 생겼다고 말할 수 없지만 매력적인 사람으로 인식된다는 표현에 나뿐만 아니라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동의했다.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은 감히 그 누구도 싫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간중간 거친입담도 찰지게 쏟아냈다. 최고경영자 CEO(Chief Executive Officer)는 결국 '씨(C)발 이(E)거 언(O)제 끝나'를 외치고 다니는 사람이라고 말해서 폭소를 자아냈다. 부자나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결코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들도 저마다 뜨거운 감자를 안고 살고 있으니 말이다.
이 분의 강연이 현실감이 있게 느껴지는 것은 연구자료에 근거한 논리적인 주장을 펼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즐거운 삶이 건강하게 사는 비법이라고 말해놓고 어떤 의사의 연구사례를 제시해 보여준다. 지금까지 연구논문에 따르면 정신박약아나 치매걸린 이후에 환자들에게는 암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연구논문이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를 근거로 암에 걸리지 않는 체질은 없어도 암에 걸리지 않는 기질은 있다는 말을 덧붙인다.
이어서 이 연설자는 남자들을 대상으로 바람기에 대해 설문조사를 해봤더니 남자들이 99%이상 바람을 피우거나 아니면 바람을 피우고 싶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 자료를 토대로 재밌는 화제를 이어나갔다. 신체적 구조상 남자들은 '익숙한 전지현보다 새로운 전원주에게 끝린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남자들이 최고로 좋아하는 여성은 '새로운 여자'라는 것이다.
위트있는 재담이 이어지는데 나는 엉뚱한 생각이 떠오른다.
갑자기 사람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 저편에서 백석시인의 가슴 저미는 싯귀가 떠올랐다. 아마 석가탄신일이 지난지가 얼마되지 않아서일수도 있다. 법정스님에게 천억을 시주한 김영현(자야)과 백석의 시공을 초월한 순애보가 떠오르는 것이었다.
키 185cm의 잘생긴 천재시인 백석(26)과 기생 김영현(22)의 사랑은 거의 한 세기가 되어가도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애달픈 사연으로 남아있다. 고등학교 선생으로 있었던 백석이 우연히 요정에서 기생 김영현을 만났고 이 후 이들은 불멸의 사랑을 나누게 된다. 백석은 김영현에게 자야라는 예명을 지어주며 이쁜 사랑을 키워가지만 기생과의 만남을 용인할 수 없었던 백석의 부모는 아들을 강제로 결혼 시킨다. 그러나 결혼 첫날밤에 백석은 자야에게 달려가서 만주로 이주하자고 권유했으나 자야는 그의 인생을 망치기 싫어 거절한다. 백석은 먼저 가서 자리를 잡고 있겠노라고 말하면서 후일의 만남을 기약하고 떠났지만 해방 이후 남북이 분단되면서 그들은 끝끝내 재회하지 못했다.
백석은 북한에서 자야를 그리워하며 홀로 생을 마감했고 자야는 대원각의 주인으로 70년대 요정정치의 중심에서 엄청난 부를 축적했지만 평생 백석만을 그리워하던 그녀는 '무소유'를 쓰신 법정스님에게 1000억을 시주하였고 스님은 요정이었던 대원각을 사찰로 바꿔 놓았다. '길상사'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사찰은 백석과 자야의 숭고한 사랑을 기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녀가 시주를 한 후 남긴 말은 명언으로 회자되고 있다.
'1000억 재산이 그 사람 시 한 줄만도 못해'
백석이 자야를 위해 지어준 이 시가 예전에는 와닿지 않았는데 오늘 강연을 듣고난 후 백석의 심정을 헤아려보니 그는 결코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던듯 하다. 문학에 있어서도 사랑에 있어서도..
이 시를 읽고 또 읽으니
가슴이 아리다.
자야의 흰 목덜미 위로
백석의 눈물이 흐르는듯ㅡ
ㅡㅡ윤슬리아ㅡㅡ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Me, Natasha and the White Donkey
Trans 윤슬리아
I, who am poor,
love beautiful Natasha
so it's snowing heavily tonight
I love Natasha
and it's snowing heavily
I sit alone and drink soju
I think while drinking soju
Natasha and I
On a snowy night, riding a white donkey,
Let's go to the mountains. Let's go to the deep mountain which is weeping hungrily and live in a magari(hut)
It's snowing heavily
and I think of Natasha
There's no way she won't come
She already came in and is whispering to me
To go to the mountains is not to be defeated against the world
We throw it away because such a world is dirty.
It's snowing heavily
The beautiful Natasha loves me
Even a white donkey that likes tonight will cry - uang uang - somewhere
첫댓글 오~시번역~
놀라운 실력이십니다~^^
감사합니다.
비가 많이 와요. 이런 날씨엔
오징어, 양파에 청양 고추 잘게 썰어 넣고 지글지글 기름에 지져낸 부침개 생각나네요.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I feel at home in the last verse of the poem.
Why love comes with pain..
When I went to 길상사 before, it was so beautiful that I could feel their sad love story everywhere..
I've heard about it through pictures and word of mouth, so I can only imagine what it is there like.
If I have a chance, I want to go to 길상사 someday.
I don't think it's going to rain all day today.
Have a happy Thursday.
"100 billion won fortune is not as worth as a line of his poems".
Who could describe better than this phrase about her love toward him?
Power of love is great !!
I’ve never heard the touching love story and on how the temple was built
until you introduced it here for which I sincerely thank you.
https://youtu.be/kppkiT2wEz8
PLAY
It's my pleasure.
I think love can become beautiful not when we treat him/her as a means or a tool,
but when as the person who we should respect.
Enjoy the rest of your day!
It is the art of expressing earnest love in writing..
Yeah, It is a wonderful art.
Enjoy the rest of your day!
Love is asking to be
loved~
https://youtu.be/AdWiU64nqFY
PLAY
You are right.
If you experienced this kind of true love,
I think you are very lucky.
Have a great Friday^_^
There are so many definitions.
Love is seeds of tears..나훈아 버전..ㅋ
Love is not just looking at each other,
it's looking in the same direction...생떽지베리 버전.
I want to add sacrifice and direction...
Thanks for your posting ...윤슬리아님..^^
Thank you for your comment.
I absolutely empathize with all that you said.
Especially, among the definitions of love you mentioned, I totally agree with what 생떽지베리 said.
Today is 초복. I hope you had delicious food for lunch or have it for dinner.
삭제된 댓글 입니다.
빈센트1님의 말씀을 듣고보니 사랑은 느끼는 것이지 뭐라고 딱히 정의 내리긴 어려울 것 같네요.
날씨가 많이 덥네요. 부디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