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금계국 천지다.
새소리는 활기차고
모내기 시작된 들녘은 평온하다.
유월 중순
모내기 적기라는 망종이 저 멀리 있는데
모내기는 그 보다 훨씬 전 이미 시작 되었고
여름철 꽃 피우는 금계국도 만개한지 오래다.
원하지 않는 계절 순환..
빨라져도 한참 빨라져 유감인데..
하지만
날씨 화창하니
좋은 느낌으로 하루를 출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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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점심 먹고
개천변을 두어바퀴 돌아본 후
전에 그랬듯 길가 긴의자에 앉는다.
출출하다는 생각에
주머니에서 초코렛 꺼내 입에 넣으며
느긋한 마음으로 사방을 천천히 둘러보는데..
온천지가 금계국으로 노오랐게 물들었다.
신도시 관리사업소에서 이 드넓은 공터,그리고
개천변,마을 안길 등등 틈만 있으면 꽃씨를 뿌렸는지
어디를 봐도 금계국 물결인데..그 색감이 따사로와 좋다.
마치 오래전 관람했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평화로운 한 장면과 함께 하는 거 같기도 하고...
한동안 꽃들을 바라보다 지루해지니
이앙기 왕래하는 들판에 눈길도 줘보고
왁자지껄 떠들어대는 새소리에 귀도 기울여보고
또 흔한 말로 "멍"도 때려보고 명상에 잠겨도 보고..
그러다 평소처럼 폼나게 신문을 펼쳐 들엇다.
한참 신문을 들고 읽는둥 마는둥 하는데
"안녕하세요..."
오늘은 두여인이 다가와 인사한다.
지난번 골드 리트리버를 데리고 산책나왔던
바로 그 여인과 뉴 페이스의 친구분이다.
"아..예..저야 뭐 늘 안녕합니다만..
오늘은 어찌 개를 안 데리고 고운여성과 함께 하시나이까? "
"ㅎㅎ..예..제 친구인데요..안그래도..개 데리고 나올껄
괜히 이 친구 데리고 나와 지금 후회하고 있어요..."
"왜요? "
"자기 자랑 너무 많이 해서요..저보다 이쁘지도 않은데 이쁜 척 하고..ㅋ "
*
한달은 빨라진 모내기..
금계국 개화시기도 한참 빨라져
세상이 온통 빨리빨리 급하게 돌아가는 느낌이지만
나는 노인이니까.. 느긋하게 사는거야~~
그래
문제의 여인..산책시간이 14시 전후라는 것만 알지
다른 정보 전혀 없지만..그래도 느긋하게 가는거야..
나는 노인이니까.. 기다려 보는거야~~~
*
세상에는 하루를 생존한다는 하루살이가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사람보다 더 오래 사는 동물도 있습니다.
대표적 동물로 포유류인 고래가 있는데 북극고래는 200살까지 산다 하는군요.
그런가하면 거북이도 평균 100년을 생존한다는데 183년 생존한 기록도 있고.. 놀랍습니다.
코끼리나 학,두루미도 오래 사는데..
이런 동물의 특징은 대체로 움직임이나 호흡이 느리다는 것입니다.
반면 호흡이 가뿐 토끼..참새..오래산다는 말 못들어 봤습니다.
오늘은
느린 성격..느린 호흡
이 말을 하기 위해 글이 길어졌는데..이해해 주시겠죠 뭐..ㅎ
첫댓글 여인의 말씨가 아주 유머러스하니 재미지시네요~
갈수록 궁금증 자아내지만~
느린 호흡이 오래 산다니
느긋하게 가는것도 좋네요~^^
제가 좋아하는
댓글 유형이네요..ㅎ
오랜만입니다..좋은사탕님..^^
잼있네요
잘읽고 갑니다~~
따듯한 말씀 감사합니다.
제가 아는 국악인 문선이님은 아니신지요?..ㅎ
@가을이오면 아닙니당ㅎ
@문선이 아..예..결례가 아니었길 바랍니다~~^^
ㅎㅎ 가을님 산책을 따라 다니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
느린 성격, 느린 호흡..
저는 결코 급한 성격은 아닌데 성질머리는 다혈질이예요.
다혈질이면 성격 급한 건가요?
아, 게으른 다혈질, 입니다 ㅋㅋ
느린 호흡, 명심하고 갑니다.
제 성격도 유사합니다.
게으르기보다는 여유 와 해학이 있다함이겠고
다혈질이라함은 정의감으로 충만한 영혼이다~~이런 해석이 가능하겠지요.
다혈질이 존경받을려면
자주 칼을 빼서는 아니되고..
절제와 절제 속에 결정적일 때만 뽑아야될줄 아룁니다~~^^
어느 봄날에 만난 여인.(2)
오늘은 고운 친구까지 함께 오셨군요.ㅎ
여인의 유머가 재미있습니다.
고래가 그리 오래 사는 군요.
성격이 느긋해야 오래 산다는데
전 성격이 좀 급하답니다.
그래서
그리 오래 살지는 못할 것 같아요.ㅎ
느린 성격, 느린 호흡으로
살아야 하는데 그냥
제 성격대로 살기로 했습니다.
좀 일찍 가면 어떻습니까.ㅎ
멋진 말씀입니다.
생사를 초월하긴 어렵지만
여생을 덤으로 산다~이리 생각하면
삶이 한결 여유롭더군요.
오늘도 평온한 댓글 감사합니다.
자연은 아무리 심취해도 그 마음 나눌 수없으니 그래도 사람이 좋아요 자연과 사람이 있는 풍경 한폭의 그림으로 완성되지요
가을님 망중한 함께 했습니다
아..예..망중한..ㅎ
뜸하다는 운선님 말씀에
응답해 봤습니다.
오늘 댓글에는 짧지만
긴 여운이 있음을 느낍니다.
요즘 도로가에 흔하게 보는 꽃이 금계국인가 봅니다
예전에는 현충일무렵 모내기를 했는데
이미 모내기는 다한것 같습니다
고1때 경인선타고 부평에 모내기하러 갔었지요
지금은 완전히 도시화되어 옛모습이 없습니다
말씀대로 느린호흡으로 세상이 천천히 흘러갔으면 좋겠네요
서울에서도
모내기지원 행사가 있었군요.
시골에서야 뭐 연례행사였습니다만..
부평하면 군시절 국군의날 행사에 차출..
그곳 9공수여단 에서 장기간 합숙한 일이 있었고
제 아들이 부평 17사 신병교육대 조교로 있을때에는
제가 툭하면 면회 가는 걸 즐겼는데..
한번은 아들 태도가 풀어졋다고
면회실 앞에서 아들을 "머리 박아"시켜
면회객들 박장대소하게는 했지만..
그후 아들로부터 면회사절 통보를 받고
망연자실했던 일이 기억됩니다..이상 여담좀 했군요.
탄천변에도 갑자기 금계국이 많이보여 구청에서 심었나 가까이 들여다 보기까지 했습니다.
봄철 내내 전국의 꽃축제 소식에 식상했나,
요즘은 많거나 적게 흩어져 피어있는 꽃들이주는 자연스러움이 편안하고
좋아집니다
예..공감백배입니다.
들꽃마루님처럼 저도 자연이 주는 자연스러움이
편안하고 좋습니다.
아마도 자연으로 돌아갈 때가
가까이 다가오니 더 그런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네 맞아요. 200년 사는 동물 있어요
자연이다2님도
건강 잘관리하시어
오래오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요즘 오산천 생태공원길 양쪽 뚝방에도 금계국이 활짝 피어
노랑물결을 이룹니다. 그 아름다움에 저절로 눈길이 가서 날마다 오산천 길을 산책합니다.
박민순님은 꽃이 아니라도
오산천을 찾을 분이겠습니다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화사한 꽃이 있어서 더 찾으시겠지요..ㅎ
@가을이오면 '가을이 어면' 님에게 제 시집을 한 권 보내드릴까 하는데요.
주소를 쪽지로 보내주시던가 댓글로 주시던가 편한대로 하세요.
@박민순 박민순님..감사합니다.
그리고 따듯한 그 마음에 거듭 감사합니다.
제 생각에
가을이 오기전 한번 만나고
그때 친필 싸인과 함께 우정의 악수도 쎄게 나누고
귀한 시집도 감사히 받고 싶군요..^^
@가을이오면 네, 그렇게 하지요.
제 집 인근인 도림천 부근 구로 올레길 서울 둘레길에도 금계국이 화려하게 곳곳에 피어 있습니다.
지천으로 핀 들꽃 길 걷는 재미가 매우 쏠쏠 합니다.
산책 길에 우연히 만난 여인들 과의 설레임이 있는 글 잘 읽고 갑니다. ^^~
예..나이와 별개로
설레임이 있는 긴장관계는
심신건강에 보약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
평화롭게 대화할 수 있다는 것..
이런 일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