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먹어봐야 맛을 느끼게 하지만 쳐다만 봐도 맛이 납니다.
뜨거운 국물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올때 보고 있으면 맛이 느껴지고 먹기전 한번, 먹을때 한번, 먹은후 한번 해서 3번의 맛을 느끼게 해줍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쳐다보면서 음식맛을 느끼듯 쳐다보는 순간 사람맛이 느껴집니다.
아침 일찍 공원에 예쁘게 생긴 할머니가 와서 스티로폼을 깔고 앉았다가 가시면 어떤 할아버지가 치우면서 밝게 웃습니다. 치우는 것이 귀찮기도 할텐데 그걸 좋아서 치우고 가니 묘한 일입니다.
그분은 10년정도 혼자
혼자살고 있다는데 할머니의 체취가 묻어있는 것이 좋은지 소중한것을 얻은듯 물 기분좋게 들고가서 제 저리에 놓습니다. 아마도 그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체취를 사랑하는가 봅니다.
어느날 내가 할머니가 앉았던 자리에 앉으려고 하니까 할아버지가 정색을 하더니만 "그 자리는 할머니가 자리리 앉지말라"고 하는데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공원벤치가 임자가 있는것도 아닌데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할머니가 벤치에 앉아있는 것을 보면서
기쁨을 느끼고
할머니의 체취라도 맡으려고 한것인데!
오늘도 스티로폼을 치우러 가는 할아버지의 얼굴이 싱글벙글 하는걸 보니...뭔가 큰위로가 되는가 봅니다.
나이가 들어서는 할매가 설사 누워있더라도 같이 있어야 외로움을 달랠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