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8~10월 1만 8000여 가구가 입주하는 서울 잠실벌 재건축 단지 3곳. 다음달 초 입주 예정인 리센츠(옛 잠실주공2단지ㆍ5563가구)를 제외한 파크리오(옛 잠실시영ㆍ5678가구ㆍ9월 입주)와 잠실 엘스(옛 잠실주공1단지ㆍ5678가구ㆍ10월 입주)에서 요즘 조합원들이 때아닌 추가 분담금을 내고 있다.
공사가 다 끝나기 전에 단지 내 조경 공간을 더 고급스럽게 꾸미고, 아파트 내ㆍ외부 품질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서다.
파크리오에서는 요즘 조경 공사가 한창이다. 이 단지는 건폐율(땅 면적에 대한 건물 면적 비율)이 13.84%로 잠실 지역 중 가장 낮다. 주민들은 이런 특징을 더 부각시켜 공원 같은 단지를 만들려 한다.
조경 공사에만 120억원을 추가로 더 투입한다. 단지 곳곳에 다양한 형태의 테마공원을 만들고 왕벚나무, 대왕참나무 등의 아름드리 나무도 많이 심는다. 조형물과 연못도 곳곳에 설치한다. 아파트 저층부 외벽을 고급 석재로 바꾸는 데도 155억원을 추가로 들인다. 51억원 더 내 인터넷 사용 속도가 빠른 정보통신 특등급 아파트로 바꾼다.
파크리오 한 집당 700만원씩 추가 부담
이런 작업을 하는 데 드는 돈은 총 395억원. 한집당 평균 700만원 꼴이다. 이 단지 고상순 재건축조합장은 “살기 편하고 보기 좋은 아파트가 되면 아파트의 몸값도 당연히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추가 비용 부담이 생기는 데도 전체 주민의 80% 이상이 단지 특화 사업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리센츠는 단지 고급화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파트 품질을 높이는 추가 비용으로 421억원을 책정했다. 한 집당 평균 750만원씩 추가로 내는 것이다. 조각 분수ㆍ물놀이 분수ㆍ대형 연못 등을 만들고 고급 소나무를 많이 심는 게 특징이다.
그러나 잠실 엘스는 준공 전에 추가분담금을 걷지 않았다. 올 연말 입주 예정인 옛 반포주공3단지와 내년 7월께 집들이할 예정인 옛 반포주공2단지도 추가분담금은 없다.
그렇다면 추가분담금을 내는 파크리오와 리센츠가 다른 재건축 단지보다 아파트 품질이 더 좋을까? 그건 아니다. 잠실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들과 시공사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한 결과다.
파크리오와 리센츠의 경우 관리처분(조합원 간 재산 평가 및 배분)때 결정된 조합원 분담금 자체가 잠실 엘스보다 낮았다.
재건축 전 43㎡아파트 소유자가 109㎡ 새 아파트를 배정받는 경우를 따져볼 때 조합원 분담금이 리센츠와 파크리오는 1억원선이지만 잠실 엘스는 1억3000만원선이다. 잠실 엘스의 경우 관리처분 때 특화사업비용을 가구당 1000만원 가량 미리 걷은 것이다.
단지간 아파트 품질은 큰 차이 없어
결국 3개 단지 모두 특화사업비를 내지만 납부 시점만 다른 셈이다.
A건설 관계자는 “잠실 엘스의 경우 아파트 저층 외벽에 고급 석재가 쓰이는데 애초 계약서대로 시공하면 파크리오와 리센츠는 페인트칠만 하게 된다”며 “파크리오와 리센츠가 잠실엘스와 품질 수준을 비슷하게 맞추기 위해 해당 조합이 조합원들로부터 추가로 공사비를 걷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B건설 관계자는 “3개 단지가 입지 여건은 다소 차이가 나지만 아파트 품질의 우열은 가리기 힘들다”고 말했다.